대학 교수인 이사(누리 빌게 세일란)와 텔레비전 프로듀서인 바하(에브루 세일란)는 함께 여름 휴가를 떠났다. 둘 사이는 뭔가 불안한 기운이 감돌고 결국 이사는 바하에게 갑작스런 이별을 통보한다. 이스탄불로 돌아와 가을을 지나며 홀로 시간을 보내던 이사는 자신의 친구와 만나고 있는 과거의 연인 세랍을 다시 만나 정열적인 정사를 나누게 된다. 세랍과의 정사 도중 바하를 생각하는 이사는 결국 어느 쪽과도 완전히 소통하지 못하고 마음을 쏟지 못한다. 겨울이 되어 이사는 바하가 촬영 때문에 도시의 동부로 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녀의 뒤를 따라간다. 자신이 변했다며 바하에게 되돌아 올 것을 애원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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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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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 빌게 세일란 감독이 직접 각본, 주연을 모두 맡은 <기후>는 실제 부인과 함께 출연하여 더 눈길을 끌고 있는 작품이다. 또한 HD를 처음으로 사용한 감독은 영화 속 지중해의 눈부신 풍광을 담아냄으로써 전작에서 보여준 감성을 다시 한 번 유감없이 발휘한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시적 풍경이 영화 전반에 아름답게 펼쳐지면서도 남녀간의 미묘하고도 난해한 관계를 밀도 있게 담아내고 있다. 특히나 감독은 스스로 이사로 분해 그 인물의 감정선을 깊이 파고들어 관객들에게 있는 그대로를 드러낸다. 무미건조한, 절대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이기적인 남성인 이사를 현실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전작인 <우작>에서와 같이 롱테이크가 인상적인 <기후>는 영화 속에서 변해가는 기후를 주인공 이사의 내면을 표현하는 하나의 장치로 쓰면서 더욱 관객들의 눈길을 끌어당긴다.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