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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의 바다

Verder dan de maan Sea of Silence

2003 벨기에,독일,덴마크,네덜란드

드라마 상영시간 : 105분

감독 : 스틴 코닝스

출연 : 닐테 드 브리(카로) 허브 스타펠 more

격랑의 시기였던 1969년 사람이 처음으로 달에 발을 딛었을 때, 9살의 시골 소녀 카로(닐테 데 브리)는 그녀의 다섯 형제들과 네덜란드의 한 작은 마을에 살고 있었다. 돼지 농장의 소녀 카로는 세상 모든 것이 궁금하다. 어린 성자처럼 다른 형제들보다 다소 성숙해 보이는 그는 마을이 좁다고 느낀다. 반전과 히피 운동은 유럽의 한 작은 마을까지 여파를 미치게 되고 카로의 혼란은 더해져만 간다.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난 카로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성장과정을 밟아가는 것이 아니란 사실을 점차 깨닫게 된다. 카로는 자신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이해하기로 결심하지만, 가톨릭 신자인 아버지는 현대 사회를 설명해줄 수 없고 어머니도 철학을 하기엔 너무 바빠서 신에게만 의지한다. 이렇게 종교는 가족 구성원들에게 절대적인 것이지만 그것이 결국 자신의 모든 궁금증에 대한 답이 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아버지가 술을 끊지 못하는 것을 마음 아파하던 카로는, 점차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조종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걱정을 그만두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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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노트
달나라에 우주선이 도착하고, 반전과 히피 운동이 유럽의 작은 마을까지 뒤흔들었던 시대를 배경으로 <고요의 바다>는 신앙심 깊은 한 시골 소녀 카로의 혼란을 보여주는 성장영화다. 신과 인간의 관계, 그리고 정체성의 문제라는 유럽영화의 전통적 주제를 모던하게 변주하고 있다. 물질과 과학이 우세한 세상에서 한 가톨릭 집안의 소녀가 인생의 의미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또 질문한다. 어느 날, 학교에서 인간의 달 착륙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카로는 믿어왔던 신의 존재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된다. 영화의 제목인 ‘고요의 바다’는 아폴로 11호가 착륙한 달의 표면을 가리키는 말이다. 한 소녀의 질문을 통해 영화는 유럽 사회속에서 전통적 가치관과 현대 문명 사이에 놓인 거리의 화해를 꾀한다.
<고요의 바다>는 벨기에와 독일 등 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공동으로 제작했으며 네덜란드 북부와 브뤼셀 지방에서 43일간 촬영됐다. 1960년대 유럽 농촌의 삶이 영화 속에서 고즈넉하게 담긴다. 격동의 시기, 세상은 온통 궁금증 투성이지만 그 속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주인공 카로의 모습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담고 있다. 카로가 성찬식을 기다리며 신과의 만남을 꿈꾸는 것이나, 모두가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 척하는 아버지의 음주 습관 등이 스틴 코닝스 감독 특유의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지고 있다. 반전운동과 히피문화의 격랑 등 변화하는 시대상과 가치관의 변화 속에서 더욱 날카로운 관점을 견지할 수 있음에도, 감독은 의도적으로 무거운 요소들을 피하면서 보다 넓은 종교적 차원에서 모든 혼란들을 끌어안는다. 그것이 가능한 것은 영화의 무대가 낯설고 고요한 시골 마을이기 때문이다. 마치 잉그마르 베르히만과 로베르 브레송의 고전영화를 보는 듯 <고요의 바다>는 스틴 코닝스 감독의 원숙한 화법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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