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이 끝나는 곳에서 희망을 만났다.
그들의 마음은 붉은 사막의 먼지처럼 덧없이 흩날리고 있었다인간의 존재 따위는 아주 작은 먼지처럼 느껴지게 하는 미국 아리조나주의 광활한 사막. 목적없는 여행을 계속하는 일본인 히치하이커 텟페이는 고장난 차에서 생활하는 파키스탄인 알리와 만난다. 사라진 아내를 찾기 위해 미국에 온 알리는 차의 수리를 도와준 답례로 텟페이를 태워주지만, 곧 차는 완전히 부숴져 버리고, 걸어가던 두 사람은 우연히 위험에 빠진 미국인 여성 사라를 구해주게 되는데….
나도 당신처럼 자유롭게 여행하고 싶어!
알코올중독 아버지와 트레일러촌에서 살고있는 사라의 삶도 행복하진 않다. 마음 편히 머물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진 세 사람의 사이에는 기묘한 우정이 움트고, 그렇게 세 사람의 여행이 시작된다. 여행이 계속될수록 사라의 마음은 텟페이에게 이끌리고 결국, 함께 여행을 계속하고 싶다는 말을 꺼내는데….
동영상 (1)
- 제작 노트
-
일본영화계의 보물, 오다기리 죠 영어대사 첫 도전!more
2004년 <피와 뼈>로 그 해 일본의 각종 조연상을 휩쓸며 동세대 배우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연기력을 보여주었던 오다기리 죠. 그는 이제 일본만이 아닌 한국에서도 <메종 드 히미코>를 통해 연기와 인기를 동시에 인정받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영화보다는 TV를, 배우보다는 스타라는 지위에 흥미를 가지는 젊은 배우들과는 달리 오다기리 죠는 고교졸업 후 도미, 캘리포니아 주립대에서 연출을 공부하려다 원서작성의 실수로 2년간 연기를 공부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 그런 그가 2005년 홀로 미국으로 건너갔다. 감독 , 촬영조감독, 이외에는 모두 외국인으로 구성된 팀과 함께한 1개월을 넘는 촬영. 오다기리 죠에게 있어 영어대사로 연기한다는 것은 배우인생의 원점으로 돌아가는 의미이기도 했을 것이다.
<빅 리버>를 통해 허들을 넘다!
구로사와 키요시 감독작품 <밝은 미래>를 본 후, 후나하시 아츠시 감독은 앞으로 나서지 않지만 강한 그의 존재감이말로 주인공의 텟페이역의 최적의 배우라고 판단하고 각본을 보낸다. 흔쾌히 출연을 결정했지만, 오다기리 죠에게 미국은 한번 도망쳐온 장소였다. 그리고 외국인 스태프들에게 그는 일본에서 온 알 수 없는 배우일 뿐이였다. 이번엔 질 수 없다는 필사적인 마음으로 임한 연기는 촬영이 진행되며 그의 진심은 스태프에게 전해지기 시작했다. 대본을 언어가 아닌 표현으로 전달하려 한 그의 노력은 이전 미국에서의 유학시절과는 다른 자신감을 안겨줬다고 전한다. 어느 곳에서도 연기로는 지지않겠다는, 자신감과 다른 것이 아닌 바로 연기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겠다는 그의 염원은 이루어진 것이다.
<크래쉬>,<시리아나>,<랜드 오브 플렌티>…
그리고 새롭게 미국을 바라보는 시각 <빅 리버>
미국에 대한 분노로 진 전 세계의 저널리스트, 영상작가들의 현실에 대한 분노가 뒤덮은 불만이 넘치는 지금, 이에 대한 영화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미국내의 인종 차별을 다룬 <크래쉬>, 석유이권을 둘러싸고 아랍에 침투한 미공작원의 음모와 배신을 그린 <시리아나>. 하지만 <빅 리버>는 그런 선악구조로 이분화시키는 영화와는 노선을 달리하고자 한다. 막을 수 없는 폭력, 사회모순, 전쟁….그 대립의 가운데에는 인종, 문화 종교의 차이라는 콘텍스트가 지배하고 잇는 현실. 후나하시 아츠시 감독은 영화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와 같은 현실세계에서 빠져 나오는 것만이 아닌, 새로운 공간과 상황을 창조해내는 일이라고 믿고 있다. 인종, 언어, 종교라는 규격으로 인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프레임 안에는 잡히지 않는, 또는 그것을 무효화시키는 영화를 만들고자 했던 것이 감독의 바람이다.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 모뉴먼트 밸리를 성찰한다!
수많은 서부극의 무대가 되어온 미국영화의 전통적 고향 모뉴먼트 밸리. 이 존 포드의 서부극의 신화적 무대는 단순한 자연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검은 화면 위에 모뉴먼트 밸리가 펼쳐지면 뼈에 사무칠 것 같은 냉기가 저려오고 그 위에서 파키스탄인, 일본인, 미국인이 처음 만난다. 광활한 대지와 하늘, 그리고 존재하는 것이라고는 바위산뿐인 공간에서 세 사람은 인종 종교 국적과는 관계없는 원초적인 관계로 서로를 마주한다. 9. 11 이후 마치 서부 개척지 시대로 돌아간듯한 미국. 서로를 의심스런 시선으로 응시하고 외모으로 사람을 판단한다. 결국 서로의 믿음을 공격하는 잔혹한 시대를 살고있는 우리에게 남겨진 것은 무엇일까. <빅 리버>는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마지막 희망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 할 것이다.
짐 자무쉬의 숨결이 남아있는 아리조나에서…
2005년 1월 5일, 아리조나주 피닉스 근교에서 촬영이 시작되었다. 스태프는 사막의 한가운데에서 막연하게 존재하는 피닉스는 시내부터 차로 1시간을 달려가면 서부극에 등장할 것 같은 사막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제작진은 매일아침 피닉스시내에서 출발, 교외로부터 시내에 들어오는 차량의 홍수를 옆으로 하고 사막으로 향했다.
비가 내리는 일이 거의 없는 사막의 도시 피닉스. 그리고 아리조나에서의 촬영의 전문가로 불리우는 조감독 코니 호이는 <미스테리 트레인>,<데드맨>등 짐 자무쉬가 서부에서 촬영할 때 반드시 같이한다고 전해지는 실력가이다. 오다기리 죠가 가장 좋아한다고 공언하는 영화감독 역시 짐 자무쉬. 그의 영화가 만들어내는 공감각적인 공간을 좋아한다는 오다기리에게 그의 숨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촬영은 흥분 그 자체였다. 실제로 <빅 리버>에 등장하는 유령마을을 촬영한 카우타운이 그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데드 맨>의 로케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오다기리 죠는 그 곳을 카메라에 담았다고 한다.
재능넘치는 전세계의 예술가들이 모였다!
후반작업은 뉴욕에서 이루어졌다. 편집은 짐 자무쉬의 계승자라 일컬어지는 할 하틀리작품을 편집한 스티브 해밀턴. 감정의 기호를 음표로 표현하는 재능의 소유자. 폴란드출신의 신성 야닉도우즈니스키가 현악기의 선율이 인상적인 음악을 작곡했다. 2005년 10월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월드프리미어 상영된 <빅 리버>는 2006년 2월 제 56회 베를린 국제영화제포럼부문에 초청되어 유럽 프리미어를 가지며 절찬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