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피어난 숭고한 사랑
‘거인 (공포)’, ‘이것은 더 고약하다’궁중화가 고야의 아름다운 모델이자 영원한 뮤즈 이네스는 부당한 누명을 쓰고 종교재판소에 갇히게 된다. 이네스의 아버지인 부유한 상인 토마스는 딸을 구하기 위해 성당 재건 비용 기부 등 백방으로 노력한다. 이를 구실로 고야와 로렌조 신부를 집에 초대한다.
이네스가 부당한 심문에 자백 한 사실을 듣게 되고, 토마스는 어이없는 강변을 늘어놓는 로렌조를 심문한다. 로렌조에게 종교재판소를 모독하는 강제 고백의 고해문서를 받아낸 그는 심문의 고통은 이성을 마비시키고 허위고백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 한다.
‘이리하여 구원은 없다’
이네스를 찾아간 로렌조는 갑작스레 안개가 낀 듯 모호하게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자신의 욕망을 느끼고 아름다운 이네스를 겁탈한다.
토마스는 로렌조의 고해문서를 왕에게 보고한다. 이에 종교재판소는 로렌조의 지위를 박탈, 스페인에서 추방한다. 세월은 20여 년이 훌쩍 지나 프랑스 혁명으로 스페인은 격동의 시대를 맞는다. 나폴레옹의 점령이 시작되기 직전 고야는 청력을 완전히 잃고, 정신은 황폐화 되지만 눈으로 보이는 너머의 것을 그리기 시작한다.
로렌조는 나폴레옹 정권의 핵심 간부가 되어 스페인으로 돌아오고 종교가 아닌 이성과 혁명
을 통해 세상을 구원하겠다는 야망을 품는다. 로렌조는 종교재판소를 기소하고 갇힌 사람들은 자유의 몸이 된다. 이네스 역시 감옥에서 나오지만 가혹한 고문과 기나긴 시간은 고야의 뮤즈 이네스의 아름다움과 생기를 앗아갔다. 격동의 시대 속에서 가족을 비롯해 모든 것을 잃은 그녀에게 의지할 사람은 힘없고 늙은 고야뿐이었다.
‘이성이 잠들면 괴물이 나타난다’
이네스는 감옥에 있는 동안 딸을 낳았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리고 고야는 이네스의 딸 알리시아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수녀원을 뛰쳐나간 알리시아는 우여곡절 끝에 거리의 여자가 된다. 이 때 고야는 알리시아가 로렌조의 딸임을 알게 되고, 로렌조는 딸의 존재가 자신의 야망 실현에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해 마드리드의 모든 창녀들과 함께 알리시아를 해외로 보낸다. 이네스와 알리시아 두 모녀를 만나게 해주는 것이 어느새 자신의 소명이 되어버린 고야.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네스와 그녀의 딸은 끝내 상봉하지 못하게 되고, 나폴레옹의 시대가 저물며, 또다시 로렌조에게는 위기가 닥쳐 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