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동물과 어린이의 우정을 내세운 또 한 편의 가족영화가 관객을 만났다. (미스 베어)의 주인공은 아기곰 미샤와 7살 소녀 에밀리다. 폴 질러 감독은 동물영화의 공식을 충실히 따랐다. 밀렵꾼에게 어미가 잡혀가고 상처를 입은 아기곰과 전학으로 새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외로운 소녀가 만난다. 아기곰마저 잡으려는 밀렵꾼의 눈을 피해 소녀와 아기곰이 쌓아가는 우정 뒤에 한 번의 위기가 닥치지만 결국은 행복한 결말.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평이한 구성이다. 한살짜리 아기곰이 에어로빅도 하고 골프도 치고 재롱을 떠는 에피소드들이 나열된다.
영화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동물들은 순수한 마음의 대변자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영화뿐만 아니라 텔레비전물로도 만들어졌던 (떠돌이 벤지)나 (명견 래시) 같은 동물들이 꽤 인기있었던 이유도 깜찍하고 영리한 연기와 함께 때로는 인간보다 더한 순수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전학온 지 얼마 안 된 에밀리는 새롭게 적응해야 하는 환경이 서먹서먹하기만 하다. 집안 식구들마저 자신의 일을 핑계로 에밀리와 놀아주지 않는다. 그런 에밀리가 우연히 숲속을 거닐다 상처입고 굶주린 아기곰을 만난다. 동심의 세계가 그러하듯 아기곰에게 에밀리는, 때로는 엄마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대해준다. 에밀리가 이 아기곰에게 붙여준 이름은 "마샤". 하지만 마샤를 발견한 부모는 마샤를 위험한 존재로 취급하며 동물보호소로 넘긴다. 그리고 에밀리는 다시 외톨이가 된다. 화면 가득 품고 있는 자연만으로도 한편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만한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