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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데카당스

トパ-ズ Tokyo Decadence

1992 일본 청소년 관람불가

드라마 상영시간 : 106분

개봉일 : 2005-12-02 누적관객 : 896명

감독 : 무라카미 류

출연 : 니카이도 미호(아이) 아마노 사요코(사키) more

  • 씨네215.00
  • 네티즌4.68

빛나는 도시의 밤. 초호화 스위트룸... 외로운 사람들이 나를 기다린다

빛나는 도시의 밤. 초호화 스위트룸
외로운 사람들이 나를 기다린다


사랑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22살의 아이(Ai)는 도쿄의 SM클럽에서 일하면서 사랑 없이 섹슈얼 판타지에 매달리는 사람들의 공허한 초상을 목격한다. 가죽 코르셋에 하이힐 차림으로 네온이 빛나는 도시를 바라보면서 몇 시간이고 묘한 자세를 취하라고 주문하는 야쿠자 두목이나, 목을 졸라 희열을 맛보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젊은 남자, 최고급 레스토랑의 단골이라는 점을 자랑하고 싶어 못 견디는 졸부 등 그녀가 만나는 손님들은 하나같이 은밀한 곳에서야 숨겨둔 욕망을 드러내는 너무나 인간적인 사람들. 트리플 섹스의 파트너로 만나게 된 또 한 사람의 고급 콜걸 사키는 자신의 직업에 대해 “돈이 많은 사람들, 자랑스럽지 못하게 번 돈 때문에 불안해져 마조히스트가 된 사람들을 상대로 돈을 버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하지만, 알고 보면 그녀도 사람들과 자신에 대한 환멸을 느끼며 마약에 기대어 살아간다.

그러던 중 아이는 몇 달 전에 헤어진 음악가 스도의 귀국 소식을 접한다. 유부남인데다가 유명인인 그와 사귀는 일도 쉽지 않았지만, 그를 잊는 일은 더욱 어렵기만 했던 아이. 그동안 점술가의 예언이나 행복을 가져다 준다는 토파즈 반지에 연연하며 흔들리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던 아이는 지구가 파멸한대도 입장을 분명히 하라는 사키의 충고에 용기를 얻어 요코하마에 있는 스도의 집을 찾아나선다. 낯선 길을 물어물어 찾아간 그곳, 아이는 불러도 아무 대답이 없는 문 앞에서 사다리를 타고 오르다 넘어지고, 개 짖는 소리에 놀란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가택침입으로 경찰에게 연행될 위기에 처하는데... 남편에게 버림받고 정신이상자가 된 스도의 부인이 아이를 친구라며 감싸고 나서며 한때 라이벌이었지만 이제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그녀를 구해준다. 소동의 끝, 외딴 놀이터에 혼자 남겨진 아이는 그동안 알고 지내던 사람들의 환영을 만나고 실연의 깊은 상처를 떨쳐버린 듯 도쿄로 돌아가 다시 일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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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별점 (5명참여)

  • 6
    김봉석여전한 문제작
  • 4
    이성욱마음만 급하군
  • 3
    김은형SM의 전복성이라는 표현 자체가 고답적이다
  • 6
    박평식곰삭은 퇴폐? ‘시한부 문제작’이었어
  • 6
    황진미인간은 다 외롭고 불쌍하다는 걸, 꼭 하드고어로 봐야 할까
제작 노트
About Movie

SM 클럽과 비밀스런 콜걸, 색다른 세계와의 만남
은밀한 욕망을 포착하여 적나라하게 그려내다!


<도쿄 데카당스>는 SM 클럽의 콜걸로 일하는 주인공 ‘아이’를 통해 한낮처럼 환하게 빛나는 대도시의 밤, 채 밝혀지지 않은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비밀스런 만남들을 다룬다. 사도 마조히즘 플레이를 위해 아이를 찾는 사람들은 사랑의 표현으로서의 섹스가 아니라 상대를 굴복시키고 수치스럽게 만들면서 또는 그 반대의 상황에 처함으로써 쾌감을 얻는 이상심리를 지녔다. 아이가 섹슈얼 판타지를 만족시켜주는 동안 그들은 비로소 숨겨두었던 뒤틀린 욕망을 토하는 한편,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받고 싶어하는 뿌리 깊은 고독의 징후도 드러낸다. 어두운 밀실에서 발가벗은 욕망을 포착하고 그 욕망의 정체에 접근하는 <도쿄 데카당스>는 기존의 어떤 영화보다 적나라하면서도 속 깊은 작품이다.

유명작가 무라카미 류가 자신의 소설 <토파즈>를 영화화
섬세한 심리묘사, 감성적인 전개에 역점을 둔 연출


<도쿄 데카당스>는 파격적인 소재선정과 신선한 주제의식으로 발표하는 작품마다 센세이션을 몰고 오는 소설가 무라카미 류가 자신의 소설 <토파즈>를 원작으로 하여 직접 각색과 연출을 맡은 영화이다. 영화제작당시 일본에서만 100만부 이상이 팔려나간 최고의 화제작인 <토파즈>는 원작자인 무라카미 류의 각색과 연출을 거쳐 내러티브의 진지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심리묘사가 탁월한 작품으로 거듭났다. 특히 화장실에서 문틈으로 굴러가버린 딜도(남자 성기 모양의 자위기구)를 잘 차려입은 아가씨들의 야유 속에 돌려받는 장면, TV 속에서 헤어진 연인의 모습을 보고 넋을 잃은 아이의 모습에 이어, 먹는 것을 잊은 주인 때문에 다 녹아버린 아이스크림을 클로즈업하는 장면 등은 콜걸로 일하는 주인공의 비애와 실연의 아픔을 소설가 특유의 감각으로 고스란히 살려낸 인상적인 대목이다.

성이 철저히 상품화된 사회에서 빚어진 캐릭터들에 주목
‘아이’가 전하는 애틋함과 서글픔 & 희화화된 고객들이 제공하는 유머


클럽의 콜걸인 아이와 사키는 물론이고 SM 플레이의 파트너로 등장하는 남자들은 모두 성이 상품화된 사회에서 빚어진 캐릭터들. 무라카미 류는 이런 사회풍토 속에서 희생되어가는 젊은 여성들과 희화화된 고객 캐릭터를 통해 애틋하고 서글픈 시선을 보내며, 왜곡된 욕망을 품는 사회를 비판한다. 사랑을 뜻하는 ‘아이’라는 이름을 가진 주인공이 사랑 없이 돈으로 거래하는 일회적인 만남에서 소모품처럼 여겨지며 농락당하고, 실연의 상처를 이기지 못해 괴로워하는 것은 아이러니한 설정. 수줍고 소심한 아이에 비해 일에 대해서도 훨씬 당당하고 자신감 넘쳐보이는 사키조차도 실제로는 제 모습을 견디지 못해 술과 마약에 의지하는 것으로 그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그녀들의 고객은 약에 취해 자기를 개구리 왕자라고 부르며 목을 졸라달라고 졸라대다 정신을 잃거나, 비싼 레스토랑 단골임을 강조하며 돈자랑을 하고 싶어 안달이거나, 가발을 빼앗기고 대머리가 드러나자 쩔쩔매는 식이다. 지켜보자면 웃음이 절로 나는 이들의 분위기는 여성캐릭터들의 쓸쓸함과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실은 이토록 우스운 플레이에 집착하는 그들 역시 외롭고 약한 존재임이 분명하다.

제국주의와 고도자본주의의 상징, 도쿄라는 특별한 도시이야기
현대인의 정신적 공허를 다뤘다는 점에서 국경을 초월하여 공감 가능한 수작!


“돈이 많으신가 봐요”
“그렇지 않아요. 돈이 많은 건 일본이에요.
하지만 자랑스럽지 못한 돈이라 사람들은 불안해서 마조히스트가 되죠.
난 그런 사람들을 상대로 돈을 벌어요. 난 그게 자랑스러워요”
- 주인공 아이와 고급 콜걸 사키의 대화 중에서

영화의 배경이 된 도쿄는 일본의 수도로서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일 뿐 아니라 인구 규모로는 세계 최대의 메트로폴리스. 무라카미 류는 성이 철저히 상품화된 대표적 도시로서 도쿄에 주목하며 SM 섹스를 끌어들였다. 그는 마약이나 섹스 같은 자극적인 소재를 권력에 대항하는 이미지로 차용한다고 밝힌 바 있으며, <도쿄 데카당스>는 깔끔하게 정돈된 일본의 이미지에 일격을 가하는 작품이다. 영화 속의 콜걸 사키의 말을 빌면 일본(도쿄)의 실체는 떳떳하지 않은 방법으로 부를 축적했고 그 때문에 굴욕감을 원할 정도로 수치스러운 존재인 것이다. 이는 오시마 나기사가 <감각의 제국>을 통해 비판하던 일본의 이미지와도 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도쿄 데카당스>가 묘사한 대도시의 풍경, 그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정신적 공허와 비애는 일본, 도쿄라는 지역성의 한계를 벗어나서도 물론 충분히 공감 가능하다. <도쿄 데카당스>는 사회가 발전할수록 외로움을 느끼며, 무한 경쟁사회에서 자신이 낙오자가 아니라 성공했다는 확인을 받기 위해 몸부림치는 현대인의 초상이다.

주인공의 비애를 고스란히 투영한 판타지
섣불리 희망을 제시하지 않기에 더욱 가슴 아픈 엔딩


아이가 손님들의 무리한 요구에 시달리고 나서 거리로 나섰을 때, 영화의 화면은 춤추듯 미끄러지며 흐드러지게 피어난 벚나무를 비춘다. 빠른 편집과 경쾌한 음악이 보조를 맞추고 있는 이 장면은 견딜 수 없을 만큼 지치고 힘들어진 아이의 눈앞에 마치 판타지처럼 덧없이 스쳐가면서 쓸쓸함을 더하고 있다. 아이가 헤어진 후에도 잊지 못하는 연인 스도의 집을 찾아 나서면서는 술과 약에 취한 그녀의 시선을 따라 꿈결 같은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그 중에서도 그녀의 주변 사람들이 모두 등장하는 가운데 그토록 그리워하던 스도가 천천히 사라져가는 놀이터 장면은 몽환적인 분위기에 젖어들면서, 사랑을 단념하고 떠나보내는 아이의 슬픔에 공감할 수 있는 대목. 요코하마에서의 판타지에 이어, 거울 앞에선 아이의 일상적인 모습으로 점프하는 영화는 커다란 작업용 가방을 들고 다시 거리로 나서는 아이를 비추며 마무리된다. 마치 그 동안 지켜본 한바탕 소동이 아무 일도 아니며, 사랑을 꿈꾼 그녀의 삶에 어떤 대안이나 탈출구도 없다는 듯한 엔딩은 담담하기에 더욱 가슴 아프다.


Production Note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자발적인 참여
사카모토 류이치의 음악 & 현대미술가 쿠사마 야요이의 출연


<도쿄 데카당스>는 감독의 유명세에 뒤지지 않는 화려한 스텝들의 참여로 만들어진 작품. 경쾌하면서도 애잔한 라틴의 선율로 영화의 정서를 세련되게 조율하고 있는 음악은 사카모토 류이치가 맡았다. 사카모토 류이치는 오시마 나기사, 올리버 스톤, 페드로 알모도바르 등 거장 감독들과 작업을 함께 해왔으며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한 <마지막 황제>의 영화음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음악에 대해 조예가 깊은 무라카미 류와 서간집을 낼 정도로 절친한 동갑내기 친구인 그는 <도쿄 데카당스>의 제작소식을 듣고 음악을 기꺼이 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화에서 실연의 슬픔을 가누지 못하는 주인공 아이를 위해 행복해질 수 있는 비결을 알려주는 점술사 역할로 나오는 인물은 바로 세계적인 일본의 현대미술가 쿠사마 야요이. 물방울 무늬를 트레이드 마크로 한 몽환적인 작품으로 유명한 그녀는 2003년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개인전 때 방한하기도 했다.

원작소설과 비교해보는 영화 <도쿄 데카당스>

<도쿄 데카당스>의 원작 소설 토파즈는 SM 클럽에서 일하는 여자들을 주인공으로 한 12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작품집. 영화는 그중에서도 표제가 된 <토파즈>와 <자장가> 두 편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두 단편 모두 사랑했던 음악가와 이별한 후 괴로워하는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담담한 자기고백과 과거에 대한 회상이 자연스럽게 맞물리고 있으며, SM 플레이에 매달리는 현대인의 고독감과 상실감, 그 이면에 숨겨진 인간의 욕망과 권력의 문제를 그렸다.
영화와 소설의 차이점은 주인공 아이의 쓸쓸한 삶을 바라보는 시선에 있다. 영화는 아이가 요꼬하마에서 한바탕 소동을 벌인 이후에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다시 커다란 작업용 가방을 들고 나서는 장면으로 마무리되면서, 그녀에게 다른 비전을 제시해주지 않는 것에 비해 소설은 흐릿하게나마 희망을 암시한다. 영화가 보다 비관적이라면 소설에서는 스스로 기생충, 벌레라고 말하는 SM 클럽의 여자들이 배추흰나비, 연어알 등으로 표상되는 자유를 찾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토파즈

11월의 탄생석. 보석말은 우정, 희망, 결백이다. 점술사가 아이에게 말한 것처럼 몸에 지니면 슬픔을 없애며, 지혜를 얻고 용기를 고무시킨다고 전해진다. 고대로부터 아름다움과 건강을 지켜주는 돌로 존중되어 왔으며 고대인들은 토파즈를 숭상하여 금으로 세공해서 지니고 다니면 밤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고, 이 돌에 구멍을 뚫고 실로 꿰어 왼쪽 가슴에 늘어뜨리면 악마와의 관계를 피할 수 있다고 믿었다. 동양에서는 악몽을 쫓고 열정을 침착하게 한다고 여겨왔다.

도쿄 데카당스 미니 사전

사디즘(sadism): 이성(異性)을 학대함으로써 성적 쾌락을 느끼게 되는 병적인 심리상태. 반대말은 마조히즘. 프랑스의 작가 마르키 드 사드에서 유래된 명칭.
마조히즘(masochism): 이성으로부터 신체적·정신적인 고통을 받음으로써 성적 쾌감을 느끼는 병적인 심리 상태. 오스트리아의 작가 레오폴트 폰 자허 마조흐가 이와 같은 성격의 소유자로서 유사 경향의 테마로 작품을 쓴 데서 유래된 명칭.
흔히 남녀간의 성적 행위에서 서로가 가벼운 고통을 주고받거나 함으로써 성적 흥분을 높이는 일이 적지 않으나 사디즘/마조히즘의 경우는 정도가 심한 상태를 말한다. <도쿄 데카당스>에서 나타나듯이 매질 또는 도구를 이용한 폭행 ·상해를 주고받거나, 상대방에게 노예적으로 굴종함으로써 성적 쾌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사디즘/마조히즘은 성목표에만 한정시키지 않고, 공격적이며 고통을 주는 것/받는 것에 쾌감을 느끼는 경향을 가리키기도 한다. 심층심리학의 시조인 프로이트는 모든 생리적 기능에는 사디즘이 숨어 있으며 마조히즘은 자기 자신에게 향하는 사디즘이라는 말을 남겼다. 사디즘과 마조히즘은 사르트르의 실존적인 이론의 바탕에도, 초현실주의의 블랙유머의 기반에도 중요한 구실을 하고 있다.
OL: 오피스 레이디(Office Lady)의 줄임말
3P: 트리플 플레이(Triple Play) 세 사람이 함께 하는 경우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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