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종이 승하하자 고종이 등극한다. 고종이 나이가 어려 그의 생부인 대원군이 섭정한다. 이를 못마땅히 여긴 왕후 민비의 수완이 만만치않다. 대원군과 민비사이에 정치적인 알력이 생겨 마침내는 대원군이 며느리인 민비에게 몰리어 섭정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는 내용의 한말풍운을 그린 작품.
제7회 대종상 작품상, 감독상, 녹음상
제6회 청룡상 남우주연상(신영균)
제5회 한국연극영화예술상 연기상(신영균, 김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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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대종상 작품상, 감독상, 녹음상
제6회 청룡상 남우주연상(신영균)
제5회 한국연극영화예술상 연기상(신영균, 김지미)
-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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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우리나라 사극 영화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이자 신상옥 감독 자신이 가장 좋아했던 영화이기도 하다. 신상옥 감독은 이 작품에서 흥선대원군이라는 역사적 인물에 대해 객관적으로 접근하는 대신, 몇 가지 일화만으로 그의 캐릭터를 설명해낸다. 예컨대 대원군은 양반이지만 체통을 지키는 것엔 별 관심이 없다. 기생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해 한밤중에 담을 넘다가 망신을 당하기도 한다. 신상옥 감독은 때로는 정사와 야사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흥선대원군이라는 인물 캐릭터를 약간은 과장된 톤으로 설명해낸다.more
그렇다고 영화가 장황하게 흐르는 것은 아니다. 멸시와 모욕을 받으며 살지만 내심 정치적인 야심을 한켠에 숨기고 있는 인물의 내면을 영화는 간결한 어조로 해설한다. 영화를 보노라면 신상옥 감독이 얼마나 뛰어난 심리묘사와 스토리텔링 능력을 갖춘 연출자인지 깨닫게 되면서 놀라움을 느끼게 된다. 이 영화는 제7회 대종상 작품상/감독상/녹음상(김창국) 제6회 청룡상 남우주연상(신영균)제5회 한국연극영화예술상 연기상(신영균, 김지미)등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함과 동시에 그해 일본으로 수출되기도 했다. 특히 이 작품은 주연 남자배우 신영균의 가장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면서 또한 김지미와 신상옥 감독이 최초로 콤비를 맞춘 작품이다. 또한, 실질적으로 우리나라 영화가운데 최초의 동시녹음으로 진행된 작품이기도 하다.
<대원군>은 신필름의 경제적 위기로 제작이 중단되는 어려움을 겪으면서 완성했던 영화였다. 그래서인지 영화는 대원군이 권력을 얻을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여 입궁하기까지의 시간만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원군은 야망과 울분을 숨긴 채 기회를 노리는 정의로운 인물로 묘사되며 ‘목숨을 부지하려면 수모도 참을 줄 알며’ ‘기필코 도래할 때를 기다리는’ 영웅의 비장미를 부각시키고 있다. 신상옥 감독은 <대원군>을 두고 “당시 핍박 받던 야당을 응원하기 위해서 만든 영화”라고 말했지만 대원군의 울분에는 쇄락하고 있는 신필름의 상황에 대한 압박감, 정권과의 거리가 멀어져가던 시점에서 제작자로서의 비애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