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전에서 돌아온 의대생 명식(오영일)은 휴학을 하고 섬마을로 내려가 학생들을 가르친다. 명식은 부하 권상병이 전사한 것에 깊은 자책감을 갖고 그의 유언대로 섬마을 사람들을 계몽하고 진료해주려 노력한다. 그러나 문명과 단절된 섬의 주민들은 명식의 의도를 오해하고 그를 섬에서 몰아내려고 한다. 죽은 권상병 여동생인 영주(문희)만이 명식의 뜻을 헤아려 진료소 일을 돕는다. 영주에게는 성실한 약혼자(이낙훈)가 있고 명식이게도 서울에 두고 온 약혼녀가 있지만, 마을 청년들은 둘의 사이도 오해하고 명식을 구타하고 진료소의 약품을 쓸어버린다. 가르치고 치료하는 일보다 먼저 편견과 무지, 오해의 벽을 넘어서는 게 명식의 과제가 되었다. 섬마을 선생 명식은 부하의 유언대로 뜻을 이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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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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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마을 선생>은 두 가지 이야기가 맞물려 있다. 하나는 월남전에서 돌아온 도시 청년이 낙도의 선생으로서 사람들을 계몽한다는 교훈적인 내용이고, 또 하나는 섬마을 선생 오영일과 그를 사모하는 섬마을 처녀 문희, 그리고 문희의 약혼자인 건실한 청년 이낙훈과의 삼각관계가 빚어내는 멜로드라마다. 극을 끌어가는 중심인물은 섬사람들을 계몽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의대생 오영일이지만, 왜 사람들이 편견을 버리고 무지를 극복해야 하는가에 관해 주제적인 발언을 하게 되는 사람은 오영일과 연적 관계에 놓이게 되는 섬마을 총각 이낙훈이다. 서울에서 온 의대생에게 약혼녀를 뺏기지나 않을까 혼자 마음을 삭히는 청년 이낙훈 씨의 내면연기는 그래서 깊이를 더한다.more
영화 속에서는 섬마을을 남해의 낙도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실제 촬영장소는 인천 근해의 섬인 ‘대이작도’였다. 이 섬에는 최근까지도 영화 속에 나오는 학교가 그대로 보존돼 있다고 한다. 배우 문희 씨가 영화 속에서 손을 짚었던 나무는 ‘문희 나무’로 소개할 정도로 마을 사람들의 애착도 남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