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의 시인 쇼팽과 진실한 사랑을 나누었던 여걸 문학가 조르쥬 상드의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단순한 전기적인 작품에서 벗어나 당시 풍속의 재현이나 그들을 둘러싼 주위 인물들의 이야기 등에 있어서 전체적으로 상당히 밝고 희화적인 분위기를 띤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전개의 중심은 쇼팽이 아니라 상드이다. 상드의 다른 연인들이 벌이는 그녀를 둘러싼 해프닝이 그렇고, 리스트의 연인인 귀족 부인(피터스)이 두 사람 사이에 끼어서 벌이는 사랑의 곡예도 그렇다. 같은 해에 똑같은 소재로 프랑스 영화 <쇼팽의 푸른 노트>도 제작되었다. 엠마 톰슨은 예술가들을 자기집으로 초대한 수다장이 귀족 부인으로 나오는데, 그 코믹한 연기가 일품이다. 지금은 전부 한가닥하는 배우들로 성장한, 개성이 넘치는 영국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의 자본으로 만들어지고 프랑스를 무대로 한 작품이면서도 이 영화는 극히 영국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데이비스, 피터스, 톰슨의 세 여배우가 단연 돋보이는 발군의 연기력을 과시하고 있으며, 영국의 미소년들이었던 그랜트, 패틴킨, 샌즈 등이 대거 등장한다. 참고로, 코라페이스는 제라르 드파르듀의 <1492 콜럼버스>와 정면 대결을 벌였던 콜럼버스 영화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에서 티모시 달튼을 대신하여 주연으로 발탁이 되었었다. 진짜 영화팬들에게는 황홀하기 그지없는 이름들이 펼치는 일대 파노라마이며, 영화를 심심풀이 땅콩으로만 보는 사람들에게는 뭐하는 건지 모를 영화로 보일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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