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영화를 만들었던 감독 이지상은 2003년 불현듯 귀농을 했고, 소를 찾는 열개의 그림 <십우도> 중 첫 번째 그림인 ‘심우 - 소를 찾아서’를 세상에 내놓았다. 이 영화는 ‘소의 자취를 본’ 두 번째 그림이다. “뇌정산 산자락에 사는 나는 그녀 혹은 그가 오길 기다린다. 그이는 편지로 내게 소식을 보내온다. 이사 갔다는 소식, 삶에 대한 단상, 그리고 아프다는...그이를 기다리며 난 벼를 베고 감을 따며 대추를 줍고 농사일을 한다. 산자락 쓰러져 가는 암자 앞에 무릎 꿇고 마음이 아프다고 고백한다. 암자 안 선사는 아무 말하지 않는다. 그이가 오지 않는다” 영화는 자신의 일기를 연출하고, 프레임 안에는 제 몸의 일부를 담는다. ‘그이’에게서 온 편지는 인간의 가장 단순한 마음에 말을 건넨다.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