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 직업감독
- 생년월일1942-04-05
- 성별남
소개
피터 그리너웨이는 영국 영화계에 오랜 만에 등장한 스타 감독이다. 관객들은 주제, 출연 배우, 비평 때문이 아니라 그리너웨이가 감독했다는 점 때문에 그의 영화를 본다. 그리너웨이 영화의 주된 주제는 성과 죽음이며 그만큼 화면이 현란하고 자극적이다. 그러나 난해한 작품성향 때문에 그의 영화에는 늘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핑크 플로이드의 벽> <미드나잇 익스프레스> 등으로 유명한 영국 출신 감독 앨런 파커는 언젠가 “그리너웨이가 영국에서 한편이라도 영화를 더 만들면 난 이 나라를 뜨겠다”고 말했다.
그리너웨이는 런던 근교에서 자라나 자그마한 공립학교를 다녔다. 미술과 문학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월섬스토 미술학교에 진학했으며 “‘바우하우스’란 말조차도 배우지 못한 학교생활”에 실망했지만 이 시기에 영화에 관심을 가졌고 훗날 그의 영화에 허다하게 나오는 회화 이미지의 창작능력도 이때 축적된 것이다. 졸업 후에 그리너웨이는 10여 년간 편집 기사로 일하면서 단편영화를 계속 찍었다. 그리너웨이는 이 시기 동안 프랑스 구조주의 철학에 깊이 심취했고, 특히 60년대 후반 유럽영화에 유행했던 브레히트적인 ‘거리두기 효과’에 관심을 보였다.
<버티컬 피쳐 리메이크 Vertical Features Remake>(1978) <워크 스루 에이치 A Work Through H>(1978) 등의 단편영화로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뒤 영국영화연구소와 채널4의 지원을 받아 만든 장편영화 <영국식 정원살인사건 The Draughts-man’s Contract>(1982)은 그리너웨이의 출세작이 됐다. 17세기 영국 귀족의 정원에서 벌어지는 성과 살인 음모에 관한 이 독창적인 이야기는 애거사 크리스티식의 ‘도대체 살인범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으로 관객을 유혹해 놓고도 끝내 범인은 명쾌하게 설명하지 않는 도발적인 결말로 관객에게 매혹과 불만을 동시에 줬다.
탈만 백작부인은 재능있지만 불손한 젊은 화가 네빌과 계약을 맺는다. 남편이 출타중인 동안 남편의 열두개 정원 풍경을 그려주는 동시에 자기와 성교를 맺는다는 조건이다. 탈만 부인의 딸의 남편인 독일 백작이 네빌이 그림 그리는 과정을 시종 지켜본다. 그러나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어느 날 탈만 백작의 시체가 영지에서 발견되고 탈만의 딸은 네빌의 그림에 살인과 관련된 암시가 들어 있다고 추궁한다. 그리고는 네빌을 보호해준다는 핑계로 그와의 성관계를 요구하고 네빌은 이를 받아들인다. 그리고 네빌 역시 죽임을 당한다. 처음에 관객은 이 영지를 차지하기 위해 화가와 백작부인 간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그러나 네빌이 죽으면서 모든 게 혼란스러워진다. 누가 탈만 백작을 죽였는가는 끝내 밝혀지지 않는다. 그리너웨이는 “모두 책임이 있다. 백작의 죽음으로 모두 이익을 얻기 때문이다. 이는 모두 다 죄가 있다고 결론지었던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 <오리엔트 특급살인>과 같은 것이다”라고 장난스럽게 그 의도를 밝혔다.
<영국식 정원살인사건>은 영국 예술영화의 지도를 다시 그렸지만 <하나의 Z와 두개의 0 A Zed and Two Noughts>(1985) <건축사의 배 The Belly of An Architect>(1987) <차례로 익사시키기 Drowning By Numbers>(1987) 등의 후속작은 강렬한 시각적 흡인력에도 불구하고 경직된 형식주의 때문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요리사, 도둑, 그의 아내, 그리고 그녀의 정부 The Cook, The Thief, His Wife & Her Lover>(1989)는 화려한 색감을 바탕으로 식욕과 성욕과 유비관계에다 억압과 해방의 은유를 접목한 독특한 이야기와 스타일로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그리너웨이는 성과 죽음의 미학에서 한발 더 나아가 새로운 기술과 결합한 미학을 꿈꾸었다. <프로스페로의 서재 Prospero’s Books>(1991)와 <마콘의 아이 The Baby of Macon>(1993) <필로우 북 The Pillow Book>(1995)은 일본 소니사의 지원을 얻어 HDTV 기술로 작업한 작품들이다. 그리너웨이는 인간의 행위와 세상의 변화가 일목요연하게 설명될 수 없다고 믿고 있으며 한가닥의 미미한 실타래로 영화의 스타일과 형식을 꾸리는 수수께끼 같은 영화를 만든다.
“영국인들은 게임에 능하다. 게임 발명에도 소질이 있다. 그러나 어떤 게임도 그저 게임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그 이면엔 다 나름대로의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영화만들기도 일종의 게임이다. 그것도 감독과 관객이 환상을 놓고 줄다리기하는 복잡한 게임이다.” 동시에 풍부한 회화적 인용을 영화에 끌어들이는 그리너웨이는 카메라로 스크린을 채색하는 현대의 화가이기도 하다. “난 진정한 영화감독이 아닌 것 같다. 영화로 일하는 화가, 영화로 일하는 작가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다”라고 그는 말하고 있다. <b><font size=4><FONT COLOR="666666">[씨네21 영화감독사전]</font></b>
2005년 <털시 루퍼 스토리>,2007년 <야경>,2008년<램브란트의 심판>을 연출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