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대표작 <장미빛 인생>

서울대 인류학과 졸업. 서울대 영화동아리 얄라성 출신으로 템플대 인류학과 박사과정을 마치고 임권택 감독의 <개벽> 연출부로 합류, 충무로 경력을 시작했다. 데뷔작 <장미빛 인생>(1994)은 만화방을 배경으로 80년대의 분위기를 그린 작품으로 낭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한 건달이 작은 만화방에 흘러들어와 만화방 여주인과 사랑에 빠지고 수배받는 대학생인 그녀의 남동생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는 이야기. 여기서 최재성이 연기한 건달의 이름 기영은 박광수 감독의 <그들도 우리처럼>에서 문성근이 맡았던 지식인과 같은 이름. 박광수 영화, 또는 80년대의 후일담 성격을 드러내는 것이다. 두번째 영화 <정글스토리> (1996)는 실제 록밴드 가수인 윤도현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열악한 환경 속에 고군분투하는 록밴드의 모습을 그렸다. <장미빛 인생>을 통해 만화방에서 80년대의 현실을 봤던 그는 낙원상가의 좌절한 로커들에게서 90년대의 현실을 본 것이다. 데뷔작의 드라마틱한 전개와 대조적으로 <정글스토리>는 무미건조한 일상을 따라간다. <장미빛 인생>이 원심적인 초반부의 서술구조에서 구심적인 멜로드라마 구조로 결말을 맺음으로써 완성도가 이지러졌다면 <정글스토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완강한 스타일을 구사한다. 단락지어진 이야기구성과 롱테이크 스타일이 그것. 그러나 대상과 거리를 두고 굳이 개입하지 않으면서 전체를 보여주려고 하는 롱테이크는 후반부에 콘서트를 준비하던 단원들이 싸움을 벌이는 장면에서 거의 답답함을 느끼는 심정이 된다. 현재 그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래머와 영상원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 영화감독사전, 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