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트윈스 Twins>(1988)에서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이란성 쌍둥이로 분한 대니 드 비토는 도저히 감독을 할 것이라고는 상상이 가지 않는 인물이다. “그가 케빈 코스트너나 멜 깁슨과 같은 야망을 가졌다고는 생각되질 않는다.” 이 말은 어느 정도 사실이다. 대니 드 비토 감독은 <브레이브하트 Breaveheart>(1995)나 <늑대와 춤을 Dance with Wolves>(1990)과 같은 스펙터클한 대작을 만들지 않는다. 최근에 그가 제작한 <가타카 Gattaca>(1998)라는 영화도 고전적인 SF의 품새를 갖춘 작품이었다. 그가 사랑하는 영화들은 아이디어가 빛나는 소품들이다. 그가 만든 영화 중 가장 많이 알려진 <장미의 전쟁 The War of the Roses>(1989)은 드 비토의 영화 세계를 잘 알 수 있는 작품이다. 부부간의 블랙코미디인 이 작품은 하나의 가족을 모델로 삼아 집 안의 살림살이가 무기로 변하는 역전의 순간들을 재치있게 풀어나간다. 드 비토가 연기자로 출연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후 자신감을 얻은 드 비토 감독은 <호파 Hoffa>(1992)라는 작품으로 본격적인 사회물을 다룬다. 미국에 명성을 떨친 노동운동가 제임스 알 호파의 의문사를 다룬 이 작품은 그의 영화적 지향점이 어디에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그러나 이 작품 이후 당분간 감독의 자리에서 물러나 제작에 전념한다.작은 거인 드 비토는 코미디 속에 풍자를, 사회성 짙은 드라마를 통해 할리우드의 배우로는 드물게 반할리우드적인 이념을 모토로 삼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 자신 또한 최근 <LA 컨피덴셜 La Confidential>(1998)에서 ‘허쉬허쉬’라는 잡지의 편집장으로 맹활약하며 스크린에 선보이기도 분주하다. 그는 스필버그 등 여러 사람이 연출한 <어메이징 스토리 Amazing Stories>(1985∼87) 중 하나를 연출하기도 했다. - 씨네21 영화감독사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