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헝가리영화하면 흔히 미클로시 얀초와 이스트반 자보만 떠올리지만 얀초의 부인이기도 했던 마르타 매자로스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녀는 헝가리영화를 이해하는 열쇠는 바로 동시대 사회 속의 여성상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당당히 주장한다. 모스크바 영화학교를 졸업한 후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뉴스 제작을 하면서 영화와 인연을 맺은 뒤 그녀는 장편 데뷔작 <소녀 Girl>(1968)를 만든다. 젊은 여성들의 애정관을 신랄하게 비판한 이 작품은 커다란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그리고 여기에서의 스타일은 매자로스 작품들의 기본적인 바탕이 된다. 매자로스는 동시대의 성문제, 심리학적인 성향, 사회적인 세대간의 상호 관계를 힘있게 관찰하는 독특한 카메라워크와 스타일 구사로 유명하다. 그리고 그녀를 가장 유명하게 만든 <내 아이를 위한 일기 Diary for My Children>(1982)는 스탈린 통치기간에 대한 그녀의 자서전적인 이야기이다. 1950년대의 뉴스와 필름들을 한데 뒤섞어 개인적이고 정치적인 한 시대의 초상화를 그린 이 작품은 솔직한 고백과 격변의 시기를 살아간 여성의 모습을 통해 많은 것을 반추하게 만든다. 칸영화제는 이 작품에 심사위원 특별상을 부여하였다. 그녀는 1968년에서 78년까지 총 8편의 영화를 만들었는데 모두 헝가리 여성들이 겪는 사회 억압과 경제적 압박 그리고 감정적인 도전들을 담았다. 영화 이론가들은 그녀의 작품을 한마디로 정의한다. “그것은 감정을 통한 투쟁이다”라고.

<b>[씨네21 영화감독사전]</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