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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웹툰으로 연재되어 폭발적 인기를 끈 <송곳>이 3권의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습지생태보고서> <대한민국 원주민> 등을 연재한 최규석 작가의 장편작 <송곳>은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이어진 까르푸-이랜드 실화를 바탕으로 한국 노동운동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작품이다. 철저한 취재와 구성으로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하종강 주임교수가 “내 강의를 듣는 것보다 <송곳>을 보는 것이 더 많은 공부가 된다”고 평한 작품이기도 하다.
의미 있는 실화만으로 좋은 작품이라 할 순 없을 것이다. 주호민 작가는 “이런 소재로 이런 재미를 뽑아낼 수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송곳>을 평했다. <송곳>의 재미는 일차적으로 캐릭터의 승리다. 까르푸-이랜드 사태 당시의 김경욱 노조위원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주인공 이수인은 준비된 투사가 아니다. 최규석 작가는 육군사관학교 출신인 김경욱 노조위원장의 이력을 살려
씨네21 추천 도서 <송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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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자기 앞에 몇명이나 있는지를 헤아리던 겁먹은 눈들이 옆이 아닌 앞을 보기 시작했다.’ 인기 웹툰에서 최근 단행본으로 출판된 <송곳>의 한 구절이다. <씨네21>은 지난 1005호에 우리 자신과의 친밀한 교감을 도울 수 있는 6권의 책을 소개한 바 있다. 그때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면 이제는 고개를 들어 앞을 보자. 세계 밖으로 한발 내딛기 위한 6권의 책을 소개한다.
<송곳>과 <파인즈>는 전혀 다른 성격이지만 ‘현실에 눈뜰 것’을 권한다는 점에서 궤를 같이하는 작품이다. <송곳>은 현대사회의 적나라한 폐부를 드러낸다. 한국 까르푸-이랜드 사태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철저한 취재를 통해 노동운동의 현주소를 짚어냈다. 그 주인공으로는 준비된 투사가 아닌 단순히 원칙을 지켜나가는 보통 사람 이수인을 내세우면서, 독자가 함께 노동운동을 시작하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한다. 반대로, M. 나이트 샤말란 감
고개를 들어 앞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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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음반을 사랑한다면
다섯 번째 서울레코드페어가 6월27∼28일 양일간 한일물류창고(서울 강서구 양천로 537)에서 열린다. 국내의 레코드숍과 음악 레이블이 음반들을 빼곡하게 늘어놓은 가운데, 곳곳에선 개인 판매자들이 고이 소장했던 앨범들을 판매한다. 서울레코드페어 한정판 LP도 어김없이 찾아온다. 곽진언, 김사월x김해원, 혁오, 못, 언니네 이발관 등의 앨범이 제각각의 형태로 판매된다. 수량은 넉넉지 않으니 ‘득템’을 원한다면 빠른 걸음은 물론이다. 입장료는 ‘음반’을 사랑하는 당신의 마음.
프리다 칼로, 절망에서 피어난 천재 화가
멕시코의 천재 화가이자 페미니스트 혁명가였던 프리다 칼로의 세계 순회전이 한국을 찾는다. 교통사고로 32번의 수술을 받으며 겪었던 육체적 고통과 남편 디에고 리베라의 여성편력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킨 그녀의 이번 순회전 제목은 <프리다 칼로-절망에서 피어난 천재 화가>. 이번 전시에서는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 6점을
[culture highway] 서울에서 만나는 FKA 트위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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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빨강 머리 밴드 여신
영국의 여성 아티스트 플로렌스 웰치가 이끄는 밴드 ‘플로렌스 앤드 더 머신’의 새 앨범 《How Big, How Blue, How Beautiful》의 디럭스 에디션이 발매됐다. 4년 만의 귀환인 만큼 무려 16곡이 앨범 전체를 가득 메우고 있다. 가슴을 뻥 뚫리게 하는 시원시원한 음성으로 처절하고 지독한 사랑의 쓴맛을 노래한다. 자연과 사랑과 사람이 “얼마나 크고, 얼마나 슬프고, 얼마나 아름다운지”에 대한 밴드의 깊은 고뇌를 한음 한음 담아냈다.
소문난 책 잔치
한국에서 가장 성대한 북 페어 <서울국제도서전>이 6월17일부터 5일간 코엑스 홀A에서 열린다. 150개 이상의 출판사가 모여 각자의 책을 선보이는 이번 도서전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많은 부대행사를 열며 뭇 애서가들을 초대한다. 올해 주빈국 이탈리아의 넉넉한 부스, ‘다시 찾은 우리말, 우리 책, 세계가 읽는 우리 책’이라는 부제로 진행되는 광복 70주년 특별전, 아동문학계의
[culture highway] 소문난 책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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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사는 사람들은 두 부류가 있다. 독서가와 장서가다. 독서가는 책을 읽기 위해 산다. 장서가는 책을 수집하기 위해 산다. 그렇다면 만화책을 사는 사람들은? 독서가와 장서가의 기준으로 나누기가 애매해 보인다. 웹툰을 보고 단행본으로 출간된 만화책까지 사는 사람들은 독서가일까 장서가일까. 그래서 생각해본 것이 오타쿠와 비(非)오타쿠의 구분이다. 오타쿠는 독서가 겸 장서가다. 국내에서 팔리는 만화책의 대부분은 아마도 오타쿠들이 구입한 것일 테다. 그런데 오타쿠가 아닌 사람들이 더 많이 구입한 만화책도 있다. 윤태호의 <미생>이 그랬다.
네이버에서 2013년부터 연재되고 있는 만화가 최규석의 <송곳> 단행본 1∼3권이 출간됐다. 지금도 네이버에서 몇번의 클릭만 하는 수고를 들이면 무료로 볼 수 있지만 이 책을 구입해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아마도 당신은 우리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가장 많은 수의 사람들, 즉 노동자이거나 노동자가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도서] 노동자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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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누아주의 첫 앨범
밴드 서바이벌 프로그램 <톱밴드> 출신의 인디록 그룹 하비누아주가 첫 번째 정규 앨범을 내고 공연을 갖는다. 홍대 카페 벨로주에서 6월12일 금요일 오후 8시에 진행되는 이번 공연에서 그들의 신곡을 만날 수 있다. 이번 곡들은 2013년 발표한 싱글 《혼자만의 겨울》 이후 2년 만에 공개되는 작업물이다. ‘행복한 구름’이라는 팀명처럼 어쿠스틱한 사운드 위에 서정적인 보컬 뽐므의 음색이 인상적이다. 예매는 지금부터 ‘예스24’에서.
큐레이터 지드래곤
뮤지션이 기획한 전시는 어떤 모습일까. 서울시립미술관은 지드래곤과 손잡고 전시 <피스마이너스원: 무대를 넘어서>를 개최한다. 지드래곤은 단순 작가를 선정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마이클 스코긴스, 파비앙 베르쉐, 소피 클레멘츠, 권오상, 손동현 등 국내외 유명 작가들과 소통하며 자신의 세계관 ‘피스마이너스원’을 다양한 작품으로 이끌어냈다. 전시장엔 지드래곤이 소장한 장 프루베, 트레이시 에민
[culture highway] 지니어스 오브 지니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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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고전 걸작 ‘브라운 신부’ 시리즈를 쓴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의 에세이집. 제목과 동명의 작품에서 그는 아름다움에 획일화된 기준을 적용해 미추를 가리는 일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실수인지를 설명하고, 그와 같은 이유로 예술 비평 역시도 모든 장르에 획일적으로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설명한다. “우리가 관습적인 아름다움이라는 주술을 툭 끊어버리는 순간, 무수히 많은 아름다운 얼굴들이 온 사방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도서] '브라운 신부' 작가 G. K. 체스터튼의 에세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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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레보비츠, 오에 겐자부로, 김수영, 마이클 잭슨, 에드워드 호퍼, 틸다 스윈튼…. 도시생활자의 고독과 거친 감수성을 예민하게 포착하고 세밀하게 묘사해온 이신조가 12명의 크리에이터를 모티브로 단편소설을 썼다. 창작자로 보낸 그들의 어느 하루, 혹은 생애를 담아낸 이야기들을 마주하고 있자면 그들의 작품들을 하나하나 찾아보고 싶어진다.
[도서] 크리에이터 12명의 하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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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7일, 한 남자가 동거녀를 살해한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이 소식을 다루는 뉴스 제목들은 대략 이렇다. “성관계 중 다른 남자 이름 부른 동거녀 살해男… 항소심 징역 10년.” 처음 이 뉴스를 봤을 때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제목으로 등장한 저 사연, 성관계 중 다른 남자 이름을 불렀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했지? 여자는 죽었다. 성관계 중 참관인이 있었던 게 아니라면 증인이 있었을 리 없다. 살인범이 그렇게 말한 게 전부일 것이다. 그런데 다들 확인된 사실인 것처럼 기사를 썼다. 이보다 더 유명한 뉴스 하나를 소개하겠다. 서초동 세 모녀 살해사건의 피고인이 정신분석 결과 정신질환이 없는데도 재차 정신감정을 요청했다는 2월26일자 기사다. 당시 살해 원인으로는 실직과 주식투자 실패가 추정됐는데, 그의 자산이 6억원 정도 있다고 밝혀지기도 했다.
여자 손에 죽는 남자보다 남자 손에 죽는 여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그러거나 말거나 폭력은, 대체로 젠더가 아닌 다른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아는 척 그만하고 들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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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목소리
이름도 무려 ‘국내 최초 여성 뮤지션들의 원데이 페스티벌’이다. 올해 2회째를 맞이하는 ‘2015 뮤즈인시티 페스티벌’에서는 레이첼 야마가타, 김윤아, 케렌 앤, 조원선, 켓 프랭키, 이아립, 라이너스의 담요의 무대를 즐길 수 있다. 8번째 게스트로 프리실라 안이 합류했다. 6월6일, 올림픽공원 내 잔디마당에서 열릴 예정이다. 지금 예매하면 KT올레 멤버십, 지니뮤직 이용자에 한해 20% 할인된 금액에 결제 가능하다.
본토에서 온 정통 <시카고>
브로드웨이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뮤지컬 <시카고>의 오리지널팀이 12년 만에 내한한다. <시카고>는 총 34개국에서 2만5780회 이상 공연됐고 2200만명이 넘는 관객이 관람하며 스테디셀러 뮤지컬로 자리매김한 작품. 한국에서의 인기 또한 만만찮다. 2000년 초연 이후 10번의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으며 11번째 시즌을 맞아 내한을 결정했다. 오리지널 배우들은 육감적인 몸매에 시스
[culture highway] 본토에서 온 정통 <시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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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너무 많다. 일주일에 십수편의 영화가 개봉하는 지금, 우리는 어떤 영화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영화를 더욱 깊이 있게 보기 위하여 우리는 어떤 영화들을 알아야 할까. 갈피를 잡기 어렵다면 <씨네샹떼>로 먼저 방향을 잡아볼 것을 권한다. <씨네샹떼>는 강신주 철학자와 이상용 영화평론가가 25주간 CGV아트하우스와 진행한 시네토크의 일부와 그들이 각자 ‘철학자의 눈’, ‘비평가의 눈’이라는 주제로 쓴 영화글들을 한데 모으고 정리해 펴낸 책이다. 영화사의 걸작 스물다섯편을 철학자로서, 비평가로서 두 가지 시선에서 들여다본다. 무엇보다 <씨네샹떼>는 영화를 잘 모르는 사람도 읽기에 편한 영화글이다. 인용된 영화를 보지 않았어도 수록된 시놉시스와 작가에 관한 설명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이상용 영화평론가는 이 책에 정리한 영화의 기준을 “동시대 영화”라고 보았다. 지금 만들어진 영화라고 해서 모두 “동시대 영화”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씨네21 추천 도서 <씨네샹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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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 대해 몇 가지 항목을 점검해보자. 지금까지 해본 적 없는 경험을 할 때 쉽게 불안을 느끼는 편이다. 양육자로부터 상처받은 적이 자주 있으며 그들로부터 생활을 간섭받고 싶지 않다. 자신은 다른 사람에게 그다지 사랑받지 못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과 친밀한 관계로 발전하는 것을 기피한다. 전부 그렇다고 답했다면 당신은 어쩌면 ‘회피형 인간’일지도 모른다. 정신의학과 뇌과학에 정통한 오카다 다카시 박사가 저술한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는 최근 그 수가 급증하고 있는 ‘회피형 인간’의 정의를 밝히고 이러한 유형의 인간들이 자신의 약점을 어떻게 보완하면 좋을지를 알려준다. 물론 회피형 애착 성향을 ‘문제’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더 나아가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는 이러한 유형의 사람들이 가진 장점을 어떻게 활용해야 더 즐거운 인생을 살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첨언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인물들인 헤르만 헤세, 미야자키 하
씨네21 추천 도서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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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이 없다. 너무나 커다란 고통 앞에 차마 무어라 할 말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속엔 너무 많은 말이 뒤엉켜 있는지도 모른다. 비단 누구 한 사람만의 경험이 아닐 것이다. 2014년 4월16일 진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고는 우리 모두에게 거대한 트라우마를 남겼다. 거리의 의사 정혜신 박사는 9월11일 안산시 와동에 ‘이웃’이라는 이름의 치유공간을 마련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가다 넘어지면 약 바르고, 허기지면 함께 밥술 뜨고, 지치면 쉬었다 가고, 외로우면 함께 울고, 아이들 얘기하다 웃을 수 있는” 공간이다. 진은영 시인은 ‘이웃’을 방문해 정혜신 박사에게 세월호 참사가 안긴 사회적 트라우마에 대해 질문했다.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는 여러 달에 걸친 이들의 대담 내용을 엮은 책이다. 심리학적인 관점에서의 상세한 보고서이자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위안할 것을 천명하는 제언이다.
사회 전체를 짓누르고 있는 트라우마가 극복되기 위해서는 무엇보
씨네21 추천 도서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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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과 비밀. 어느 것이 인간을 무너뜨리는가. <허즈번드 시크릿>은 비밀을 지키지 못한 남편과 호기심을 참아내지 못한 아내가 그 대가로 지옥을 경험하는 이야기다. 나비의 날갯짓이 폭풍을 불러온 것처럼, 얄팍한 편지 한통이 가족의 일상을 순식간에 바꾸어놓는다. 밀폐용기 타파웨어를 판매하는 세실리아는 든든한 남편 존 폴과 귀여운 세딸을 얻은 행복한 주부다. 어느 날 세실리아는 다락에서 존 폴이 오래전에 써둔 편지 한통을 발견한다. 봉투엔 ‘내가 죽은 뒤에 열어보라’는 문구가 써 있다. 궁금함을 참지 못한 세실리아는 출장간 존 폴에게 전화를 건다. 존 폴은 침통한 목소리로 편지를 읽지 말라고 신신당부하고 일정을 앞당겨서까지 무리하게 집으로 돌아온다. 존 폴의 괴이한 태도에 더욱 이상함을 느낀 세실리아는 결국 편지 봉투를 뜯고 만다. 편지엔 그의 끔찍한 과오가 적혀 있다.
사촌과 사랑에 빠진 남편에게 충격을 받은 테스, 어린 딸 자니를 비명에 보낸 레이첼까지 그 편지로 인해
씨네21 추천 도서 <허즈번드 시크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