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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린치의 모든 것
영화감독들의 영화감독, 데이비드 린치의 작품세계를 아우르는 기획전이 열린다. <데이빗 린치 특별전-ALL ABOUT David Lynch>가 9월 21일부터 전국 10개 CGV아트하우스에서 순회상영된다. 린치의 데뷔작 <이레이저 헤드>부터 최근 미드로 화제가 되고 있는 <트윈 픽스>의 극장판,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린치의 대표작 <멀홀랜드 드라이브>와 데이비드 보위, 마릴린 맨슨 등이 O.S.T에 참여해 화제가 된 <로스트 하이웨이> 등 린치가 연출한 네편의 극영화와 예술가로서 그의 삶을 조명한 신작 다큐멘터리 <데이빗 린치: 아트 라이프>까지 총 다섯편의 영화가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자세한 정보는 CGV 홈페이지 참조.
글자, 신체와 만나다
한국타이포그라피학회가 주관하는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 ‘타이포잔치 2017’이 열린다. 올해 축제는 ‘몸’을 주제로 신체의 움직임과 문자
[culture highway] 데이비드 린치의 모든 것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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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질문에는 일종의 폭력이 내재되어 있다. 질문을 하는 입장이 아닌 받는 입장이 되어서야 그것을 알았다. 인터뷰어로서 답변자에게 질문을 퐁당퐁당 잘도 던지곤 했는데 돌이켜보면 그중 몇은 무례했거나 혹은 질문의 방식이 틀렸던 것 같다. 특히 결혼, 출산 등에 관련한 질문은 대부분 여성을 향한 편견을 품고 있으며 상대에 대한 진심어린 호기심보다는 배려 없는 공격성을 띠고 있기 쉽다. 이를테면 이런 질문들. “왜 연애를 안 하세요?” “결혼은 언제 해요?” “2세 계획은 없으세요?” 연애 중이든 아니든, 혼인 상태이든 아니든, 아이가 있든 없든… 사람들은 끊임없이 타인의 상태에 대해 묻는다. 리베카 솔닛 역시 ‘여성성’을 규정하는 공격성 어린 질문을 자주 받았다. 사람들은 그녀가 이룬 성취와 ‘낳은’ 책에 대해서보다 ‘왜 아이를 낳지 않는지’를 물었고, 출산을 부정하는 삶의 방식이 혹시 유년 시절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에서 비롯되지 않았는지를 추론하기까지 했다. 솔닛은 그런 질문을 하는
씨네21 추천도서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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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아메미야 하토코)는 어릴 적부터 대필가인 할머니에게 혹독한 글쓰기 훈련을 받으며 자란다. 에도시대부터 대필을 가업으로 이어온 아메미야 집안의 후손인 그녀는 가마쿠라에서 ‘츠바키 문구점’을 운영하며 알음알음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대필’을 해준다. 편지 대필은 물론이고 메뉴판, 간판, 축하 및 위로 서한 등 포포의 대필 업무는 다양하다. <달팽이 식당>의 오가와 이토를 기억한다면 <츠바키 문구점>도 이야기 전개 방식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달팽이 식당>이 식당에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음식으로 위로를 전했다면 <츠바키 문구점>은 손편지로 따스한 위안을 준다. 손편지는커녕 손으로 쓰는 것이라고는 카드 영수증 사인밖에 없는 요즘같은 때 포포의 ‘대필업’은 다소 생경하다. 일단 의뢰인의 사연을 충분히 경청한 후 그의 성격과 말씨까지 담아 필체를 만들고 편지지와 먹의 색깔을 고른다. 지난 첫사랑에게 순수하게 안부를 전하고 싶다는 의뢰인의 편지를 대
씨네21 추천도서 <츠바키 문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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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4월 20일 화요일. 에릭과 딜런은 사제 폭탄을 짊어지고 학교로 향한다. 목표는 ‘세상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흔적’을 남기는 것. 소년들은 철저히 준비했다. 학교 식당에 사람이 가장 많을 시간, 어디에 설치해야 많은 희생자를 낼지 시간표와 동선을 짰다. 다행히 폭탄은 터지지 않았지만 그들은 무차별 총격을 난사했다. 13명이 사망하고 24명이 부상당했다. 발생 18년이 지났지만 ‘콜럼바인고등학교 총격사건’은 미국 사회에서 여전히 해석 불가한 사건으로 남아 있다. 특이점이 별로 없었던 두 소년이 ‘도대체 왜’ 그런 짓을 저질렀는가에 대한 추측만이 무성했다. ‘그 아이가 왜 그랬을까’를 계속 곱씹어본 책이 지난해 출간된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가해자 아이 중 딜런의 어머니인 수 클리볼드가 썼다)라면 <콜럼바인>은 수만쪽의 문서와 생존자 인터뷰, 현장 답사를 통해 가장 객관적으로 사건 전체를 조망한 치밀한 ‘보고서’다. 사건이 일어난 시각을 시간대별로
씨네21 추천도서 <콜럼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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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전쟁이 한창인 버지니아주,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마사 판즈워스 여자 신학교에 머무르고 있는 어밀리아는 숲에서 심각한 부상을 입은 군인을 발견한다. 그의 이름은 존 맥버니, 첫만남부터 겁먹은 소녀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는 14살이라는 어밀리아에게 대뜸 “키스는 해봤을 나이구나”라며 추파를 던진다. 그에게 친근감을 느낀 어밀리아는 여자들만 머물고 있는 학교로 그를 데려가고, 교장인 마사와 그녀의 동생 해리엇, 학생인 에드위나, 에밀리, 얼리샤와 마리는 존의 등장으로 저마다 마음이 일렁인다. 소피아 코폴라가 영화화한 <매혹당한 사람들>의 원작 소설이다. 1971년 돈 시겔 감독의 작품과 2017년 개봉한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영화, 그리고 원작까지 셋을 비교하고 싶다면 책은 가장 마지막에 접해도 좋겠다. 단절된 여학교라는 공간에 낯선 남자가 나타났을 때 그를 둘러싼 여성들의 질투와 관계 변화가 원작에서는 더욱 솔직하게 묘사되어 있다. 소설에서는 각 인물의 시점을 오가며 사건을
씨네21 추천도서 <매혹당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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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알 것 같지만, 조금도 모르겠다. 매일같이 얼굴을 마주하고 속내를 허물없이 털어놓는 관계라 해도 우리는 타인의 마음에 어느 정도나 가닿을 수 있을까. 이달의 북엔즈에서는 인간 심연에 대한 생생한 묘사가 돋보이는 네권의 책이 꽂혔다. 명절을 비롯한 쉼표가 군데군데 박힌 10월을 앞두고 책장에 미리 꽂아두어도 좋을 책들이다. 여자들만 있던 단절된 공간에 한 남자가 등장함으로써 그들 안에 일어나는 소요를 그린 소설, 잘 쓴 글씨와 편지로 투명하게 마음을 전하는 대필가가 주인공인 소설, 미국에서 세기말에 일어난 충격적인 사건 ‘콜럼바인고교 총기난사사건’ 가해자들의 심연에 가장 객관적으로 접근한 논픽션, 여자를 사람이 아닌 여자로만 존재하게 하는 질문들에 맞서 침묵하지 않을 것을 직설하는 에세이, 분야는 다르지만 모두 실체에 가까이 가보려는 노력들이 돋보이는 책들이다.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의 리베카 솔닛의 신작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
씨네21 추천도서 - 9월 서가에 꽂힌 네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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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의 작가로, 배우로 활동했으며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의 조이 목소리 배우, 드라마 <팍스 앤드 레크리에이션> 배우, 그리고 티나 페이와 호흡을 맞춰 오랫동안 동료이자 친구로 여러 코너를 함께해온 에이미 폴러의 에세이. 여성으로서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일한다는 것은 어떤 뜻인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책이다. 대중에 노출된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커리어를 어떻게 꾸려가야 할지 오래 고심해온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커리어는 마치 나쁜 남자친구 같아서 적게 신경 쓰고 원하는 것을 흘려보내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말을 꺼내면서 오랫동안 어렵게 일을 따라다닌 시간을 적은 부분은 에이미 폴러의 에세이스트로서의 재능이 빛난다.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예스 플리즈>, NO! 보다 강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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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힌다’는 말이 유일한 구원인 때가 있다. 19세기 미국 남부 조지아주에서 흑인 노예의 자식으로 태어나 농장을 탈출해 밤새 달리고 있다면, 주황색 해가 떠오르는 순간을 사람들이 자신의 부재를 알아차렸다는 경계 신호로 받아들인다면, 떠나온 곳의 누구도 나를 기억하지 않고 완전히 잊어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어떤 사람도 ‘재산’의 손실을 잊는 법은 없다. 노예로 태어나고 자라 자유를 위해 도망친다는 일의 어려움은 거기에 있다. 심지어 자신이 누군가의 재산이라는 데 완전하게 길들어, 애초에 그 바깥을 알지 못하고, 알지 못하니 꿈꾸지도 못한다. 노예로 나고 자란 코라는 도망치기로 결심한다. 재산을 지켜주는 재능으로 명성을 쌓은 리지웨이가 그녀를 뒤쫓는다.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는 1800년대, 미국에서 노예제도가 폐지되기 전에 남부 노예들이 자유민으로 살 수 있도록 탈출을 도왔던 점조직을 일컫는 말에서 따온 제목으로, 실제 철도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그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간절한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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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국립극단의 선택
국립극단이 선보이는 무대에는 남다른 신뢰감이 있다. 이번에 국립극단이 선택한 공연은 극단 이와삼의 <미국아버지>다. <햇빛샤워> <환도열차> 등으로 대한민국연극대상, 동아연극상을 수상한 장우재가 연출을 맡았다. 마약에 찌들어 아들의 집에 얹혀사는 아버지. 평범하게 흘러가던 그의 인생은 아들이 이라크전에서 비롯된 테러에 휘말리며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9월 6일부터 25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리며 티켓 가격은 2만~5만원, 예매 문의는 1644-2003 또는 www.ntck.or.kr에서 하면 된다.
행주, 넉살, 우원재 다시 보고 싶어?
행주가 우원재와 넉살을 이기고 <쇼미더머니6>의 우승자가 됐다. 패자는 없었다. 우원재는 결승 무대에서 공개되지 않은 <시차>로 음원차트 1위를 달리고 있고, 넉살은 막이 내려도 오래 남을 호감 이미지와 탄탄한 랩 실력을 제대로 알렸으니 됐다. 이제 대결은
[culture highway] 하반기 국립극단의 선택 <미국아버지>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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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마왕, 신해철을 추억하며
고 신해철의 음악이 그리운 팬들이라면 주목. 그의 음악을 다양한 장르로 재해석하는 콘서트 <신해철의 Jazz Rock Cafe>가 9월 10일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다. 재즈와 국악, 새로운 스타일의 록으로 재편된 신해철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오재철 빅밴드가 재즈 파트를 맡고, 남궁연이 소속된 그룹 프로젝트991이 국악 파트를 맡을 예정. 밴드 국카스텐은 그들만의 스타일로 편곡한 신해철의 명곡을 들려줄 계획이다. 12년 전 신해철의 모습이 담긴 단편영화 <거짓말폭탄>도 상영된다. 전석 스탠딩 7만7천원.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으며 현대카드로 결제시 20% 할인된다.
원더우먼을 꿈꾸는 여성들의 축제
동시대 여성들의 삶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원더우먼 페스티벌 2017’이 9월 24일 서울숲공원에서 열린다. 6회째를 맞은 올해 행사의 슬로건은 ‘Already Awesome’. 이미 충분히 멋지고 아름다운 자신의
영원한 마왕, 신해철을 추억하며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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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하는 인류학자, 이마무라 쇼헤이 회고전
인간의 깊은 욕망을 거침없이 탐색해왔던 이마무라 쇼헤이의 작품을 상영하는 회고전이 열린다. 9월 6일부터 24일까지 서울극장 내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이번 상영전에는 데뷔작 <도둑 맞은 욕정>(1958), <복수는 나의 것>(1979), <나리야마 부시코>(1983) 그리고 유작 <붉은 다리 아래 따뜻한 물>(2001)까지 총 17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또한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장남이자 영화감독인 덴간 다이스케가 강연 및 시네토크에 참석해 아버지의 작품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관람료는 8천원이며 맥스무비, YES24에서 온라인예매를 하거나 6일부터 현장예매를 하면 된다.
극단 산울림, 3년 만의 신작
극단 산울림이 3년 만의 신작 <이방인>을 발표한다. 이번 작품은 산울림의 158번째 정기공연으로, 알베르트 카뮈의 <이방인>을 재해석한 것이다. 임수
[culture highway] 뮤직 너드의 선곡 센스를 영접하라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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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어떤 것들은 ‘발견한다’는 감각보다는 ‘발견된다’는 감각으로 마주하게 된다. 누군가는 예술적 재능을, 학문적 총기를, 또 누군가는 평생을 추구할 아름다움을 그렇게 만난다. 나는 아마도 로잘린 투렉이 연주하는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평생 잊지 못할 텐데, 바흐와 로잘린 투렉의 조합과, 그 음악이 전과 다른 방식으로 나를 ‘건드린’ 어느 오후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그 느낌을 말로 설명하고 싶다고 생각해왔고 여전히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노력하면 할수록 음악에는 당할 수가 없다는 한숨이 흘러나온다. 음악을 글로 재현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온다 리쿠의 <꿀벌과 천둥>에는 이런 대사가 있다. “세상 어디를 가도 음악은 통해. 언어의 장벽이 없어. 감동을 공유할 수 있어. 우리는 언어의 장벽이 있으니까, 음악가가 정말 부러워.” 이 말은 참이기도 하고 거짓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음악은 어딜 가도 통하지만, 누구에게나 통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꿀벌과 천둥>, 음악을 상상하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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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음악과 함께 피크닉을
잔디밭에 누워 디즈니의 명곡 레퍼토리를 듣는다면? <인어공주> <알라딘> <라이온 킹> 등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수록곡을 라이브 연주로 들을 수 있는 <디즈니 인 콘서트>가 9월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린다. 디토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맡는 이번 공연은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야외 공연이다. 올림픽공원의 너른 잔디마당에 돗자리를 펴고, 다과를 나누며 수준 높은 연주를 감상하는 상상만으로 9월이 기다려진다. 잔디밭이 불편한 이들을 위해 지정석인 로열석과 여럿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석도 있다. <겨울왕국> 한국어 버전의 주제곡을 부른 뮤지컬 배우 박혜나가 스페셜 게스트로 공연을 찾는다. 피크닉석 4만원부터 테이블석 24만원까지.
명장의 선율로 귀호강할 시간
2007년, 예순한살의 나이로 베토벤 소나타 전곡 리사이틀을 완수한 피아니스트 백건우. 그가 10년만에 다시 베토벤 소나타
[culture highway] 디즈니의 음악과 함께 피크닉을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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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시집은 그 시집의 시간을 독자들에게도 그대로 살게 한다. 신용목의 이번 시집은 그런 시집이었다. 나는 해가 천천히 지는 여름 동안 그의 시집을 읽었다. 읽는 동안 나는 이 시집이 씌어지던 시인의 시간을 살고 있었다.’ 허수경 시인의 추천사가 꼭 내 마음 같아서 잠시 옮겨 적는다. <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면 내가 돌아보았다>는 2000년 <작가세계> 신인상으로 등단한 신용목 시인의 네 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세 번째 시집 <아무날의 도시>에 이어 삶의 고통을 근거리를 두고 담담하게 관조한다. 그러나 그 관조에는 냉담자의 시선이 아니라 언제든지 달려가 사람을 안을 수 있는 보드라움이 있다. 상황은 분명 어둡지만 시선은 따스하고 거기에는 모두 제각각 성실하고 예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서정시 중에서도 누구보다 서정적인 시인의 시가 동시대에 의미가 있는 것은 그가 ‘아무날의 도시’에서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낮은 지대의 사람들에게 관심을 거
씨네21 추천도서 <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면 내가 돌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