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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슐츠의 <피너츠>, 에르제의 <틴틴>, 데즈카 오사무의 <철완아톰>. 미국, 프랑스, 일본에서는 부모가 자라면서 본 만화를 아이들이 본다. 부모가 본 만화를 아이가 보며 자연스럽게 세대간의 단절이 치유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그런 만화가 없었다. 조금 더 정확히, 그런 ‘만화’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그런 ‘만화 환경’이, ‘만화 산업’이, ‘만화 출판’이 없었다. 출판사들은 매달 물량으로 만화를 밀어내기 바빴고, 대여점 중심의 총판 유통은 매일 쏟아지는 만화책에 소화불량이 되었다. 출판사들은 물류비용을 줄이기 위해 반품이 들어오기 시작한 책은 바로 덤핑에 들어갔다. 서점에서 독자에게 선택되는 상식적인 출판 마케팅과 유통 대신 대여점을 겨냥한 일회용 마케팅과 유통이 만화시장을 접수했다. 그러나 진리는 만화도 역시 ‘출판’이라는 소박한 기본이다. 이 소박한 기본이 갖추어졌을 때, 좋은 만화가 쇄를 거듭하며 출판되고, 세대를 이어 영속하는 풍경이 만
명랑만화야, 다시 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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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불꽃>걸작 공포소설 <검은 집>의 작가 기시 유스케의 신작소설. 어머니, 여동생과 꾸려나가던 고등학생 슈이치의 단란한 가정이 무례한 불청객의 침입으로 위협받는다. 경찰도 변호사도 도울 수 없는 상황에서 분노한 슈이치는 완전범죄를 계획한다. 법의학책에서 증거가 남지 않는 살인방법을 찾고, 누구도 의심할 수 없는 완벽한 알리바이를 세우면서 한걸음씩 ‘완전범죄’에 다가간다. 맹수로 변한 인간의 이야기를 그린 고전 <산월기>에 빗대가며, 슈이치의 흔들리는 마음을 예리하게 그려낸 묘사는 탁월하다. 결국 살인을 택했지만, 처음부터 잘못된 길이었음을 깨닫는 순간 불꽃 속으로 사그라드는 슈이치의 모습이 읽고난 뒤에도 어른거리는 수작.<미소지은 남자>헤닝 만켈 지음/ 좋은책 만들기 펴냄/ 1만원스웨덴 범죄소설의 대가 헤닝 만켈의 94년작. 수사관 발란더를 주인공으로 쓴 ‘발란더 연작’은 30개국에서 번역되었고, 첫 번째권 <얼굴 없는 살인자들&
책...<푸른 불꽃> <미소지은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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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름·빛’ 평화의 새천년 2001 서울>히로시마 원폭피해자를 아버지로 둔 일본의 사진작가 다나카 마사루와 원자폭탄연구에 관여했던 물리학자를 아버지로 둔 미국의 화가 베티 밀라 큐즈가 만나 작업해온 ‘평화의 새천년 프로젝트’의 서울전시회. 98년 12월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다나카 마사루가 일회용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을 베티 밀라 큐즈의 회화와 컴퓨터 합성해 만든 콜라주 작품들을 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1999년과 2000년의 작품 40점이 전시되며 온라인전시도 열린다. 후지필름이 협찬한다.<독립영상전 ‘디지털드릴’>한국문화예술진흥원 인사미술공간/ 8월15∼26일/ 미메시스/ 02-760-4720∼4독립애니메이션 그룹 ‘미메시스’의 영상전. 대표 전승일 교수와 <마리이야기>의 이성강 감독을 포함, 오진희, 손혜민, 곽은숙, 백은일, 이정수, 이석연, 한계륜씨의 작품들이 상영된다. 테마는 창작과 생산의 ‘드릴’로서의 디지털에 대한 실험.
전시...<‘바람·구름·빛’ 평화의 새천년 2001 서울> <독립영상전 ‘디지털드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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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살의 R&B 싱어, 유리가 내놓은 첫 번째 자작곡 앨범. 유리는, 피아노 교사인 어머니 밑에서 어릴 때부터 가수의 꿈을 키워오다 지난해 천리안 사이버 가요제 ‘2000 New Music Hero’에서 자작곡 <작지만 커다란 사랑>으로 대상을 탔고, 1년여의 녹음작업 끝에 이번 앨범을 내놓았다. 때묻지 않은, 그래서 어쩌면 깊이가 없을 수도 있는 맑고 매끄러운 목소리지만 그 안에 탄력과 볼륨감이 들어 있어 ‘10대가 부르는 R&B’라는 느낌을 그대로 전하는 노래들이 담겨 있다. 세 번째 트랙 <슬픈 영혼>이 대표곡. 감미로운 멜로디가 목소리와 잘 어우러진 <작지만 커다란 사랑>, 비트감이 가미된 <Cum’on Cum’on> 등 전체적으로 깔끔한 느낌을 주는 12곡을 들을 수 있다.
음반...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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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의 아파트 공간은 언뜻 보기에는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것 같지만 실은 아주 비일상적이고 비현실적인 공간이다. 그런 면에서는 카프카의 공간 설정과 정반대이다. 카프카는 언뜻 보기에는 비일상적이지만 실은 무섭도록 현실적인 공간을 종종 제시하기 때문이다. 그건 그 공간의 메커니즘을 누가, 무엇이 지배하느냐에 따라 갈리기도 한다. <소름>의 공간은 어떤 지적인 설계사의 산물이다. 작가로 등장하는 사람의 존재가 그 공간의 맨 밑바닥에 있는 동력을 암시한다. 그에 반해 카프카의 비현실적인 공간은, 예를 들어 <심판>의 법정 같은 경우,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비현실적이지만 그 메커니즘은 현실 그 자체이다.<소름>이 기획하고 있는 것은 구차한 일상의 포장을 일단 제시한 다음 그것을 뜯어낸 이후에 드러나는, 우리 일상의 본질적인, 잔인한 낯섦/비현실성에 대한 폭로이다. 특히 이 영화의 사운드 디자인은 그러한 기획을 잘 받쳐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영화음악 <소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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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비메탈은 오래 지속된다. 힙합의 그루브, 보이밴드와 미녀 보컬들의 세련된 팝의 물결 틈에서도. 림프 비즈킷처럼 힙합과 결합된 랩메탈의 형태로 대중음악 시장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가 하면, 20년 가까이 된 메가데스 같은 밴드가 여전히 신보를 내놓으며 명맥을 이어가니까. 육중하게 포효하는 기타 사운드와 거친 목소리, 사정없이 격렬한 드럼 비트로 몰아가는 헤비메탈의 아드레날린 드라이브가, 오는 8월23일 동대문운동장에서 벌어진다. 국내외 8개 메탈밴드가 라이브를 펼치는 ‘메탈페스트 2001 여름 대공습’이 열리는 것이다.80년대 초반에 등장한 슬레이어부터 지난해 데뷔음반을 낸 톡식 스마일까지, ‘메탈페스트 2001’의 라인업은 꽤 쟁쟁한 헤비메탈의 신구세력들을 모은 축제다. 우선 눈에 띄는 이름은 20여년 가까이 장수하며 꾸준히 스래시메탈의 영토를 지켜온 슬레이어와 세풀투라. 캘리포니아 출신의 4인조 밴드 슬레이어는, ‘살해자’란 뜻의 이름만큼이나 단선적이면서 공격적인 사운드를 고수
뛰어, 소리쳐, 발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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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처럼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어울리는 시기도 없을 것이다. 집에서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보기에는 너무 갑갑한 계절, 큰 화면에 흠뻑 빠져 자신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도 훌륭한 피서법일 것이다. 하지만 보통 한 시즌에 개봉하는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4∼5편이 고작이다. 이러한 결핍 현상을 상쇄해주는 것이 여름을 전후로 열리는 각종 영화 관련 페스티벌에서 상영되는 해외 초청 애니메이션들이다.올해로 5회째를 맞이하는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의 개막작으로 상영되는 <메트로폴리스>는 일본만화의 ‘신’(神)으로 추앙받고 있는 ‘데즈카 오사무’의 원작에 <캡틴 하록>, 그리고 최근작으로 피터 정이 캐릭터 디자인을 했던 한·미·일 합작 애니메이션 <알렉산더> 등을 맡으며 빼어난 공간감과 영상미를 만들어온 ‘린타로’ 감독에 <아키라> <메모리스>를 제작한 ‘천재’ ‘오토모 가쓰히로’의 각본, <꼬깔모자 심총사&
성(性)의 역전, 드라마에서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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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아메리카의 혁명가 체 게바라에 대한 관심이 뒤늦게 일고 있는 가운데, 그의 삶을 다룬 만화가 국내에 발간되어 나왔다. 이번에 현실문화연구에서 번역 출간한 이 만화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남미 만화계의 최고봉으로 일컬어지는 알베르토 브레시아와 그의 아들이 함께 그림을 그리고, 역시 일급의 만화 스토리작가인 엑토르 오에스테르엘드가 글을 썼기 때문이다. 지난 광주 비엔날레에서 소개되기도 했던 알베르토 브레시아는 <페라무스> <드라큐라> 등 초현실주의적인 만화를 통해 아르헨티나 군부의 독재정치를 비판해온 만화가로, 그 정치적 정열뿐만 아니라 만화의 완성도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을 이룬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엑토르 오에스테르엘드는 그와 함께 <모르트 신데르>라는 걸작을 완성해내기도 했던 저항작가로 아르헨티나 독재정권의 광기가 극에 달했던 1973년, 딸과 함께 실종되어 아직도 생사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체 게바라>는 1968년 아
만화로 보는 체 게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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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이 그릴 수 있는 주인공이 하나라면, 영웅물을 먼저 생각하라. <신의 아들>이나 <고독한 기타맨>처럼 특별한 재능의 주인공을 내세워 그들이 독자들을 압도하게 만들어라. <스바루>나 <블랙잭>처럼 주인공의 이름을 제목으로 써도 좋다. 그럴수록 카리스마가 철철 넘친다. 두세명의 메인 캐릭터라면 연애물이 어떨까? 둘로도 아기자기한 사건들을 끌어낼 수 있지만, 역시 삼각관계 이상이 되어야 꼬이고 풀리며 연애의 감칠맛이 살아난다. 그런데 정말로 그려보고 싶은 주인공이 5, 6명을 넘어간다면, 그들 모두 제 목소리를 한번 더 내려고 발버둥친다면, 그때는 개그만화가 적당하다. 매회 난데없는 등장인물이 나타나고, 주인공들의 대사가 칸을 넘치고, 사건은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 없고, 만화가 스스로도 어떻게 끝을 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 처하더라도, 그 혼란스러움이 무참한 웃음의 파티를 만들어낼 것이다.코믹과 액션의 종합선물세트만화의 제목부터 다카하
웃음을 다 가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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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rpion> Eve워런 비티의 <불워쓰>에 삽입되었던 <Eve of Destruction>으로 데뷔한 이브의 두 번째 음반. 99년에 나온 데뷔 음반 <Let There Be Eve…Ruff Ryders’ First Lady>는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하고 언론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Scorpion>에서 돋보이는 것은 힙합계 최고의 프로듀서 중 하나인 닥터 드레의 참여다. 닥터 드레가 참여한 <Let Me Blow Ya Mind>와 <That’s What It Is> 두 곡은 특히 인상적이다. <Let Me Blow Ya Mind>는 노 다우트의 보컬 그웬 스테파니와 함께 불러 더욱 화제를 모았다. 첫 싱글인 <Who’s That Girl>, 레게 고전을 리메이크한 <No, No, No> 등에서 이브의 뛰어난 라이밍 실력을 확인할 수 있다.<8701&g
음반... Eve, <8701> Us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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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쌉싸름한 초콜렛>의 원작자 라우라 에스키벨의 멀티미디어 소설. 과거와 현재, 상상과 실재를 넘나드는 환상적인 이야기와 함께 스페인의 유명한 만화가 미겔란소 프라도가 그린 원색 삽화, 푸치니의 오페라 아리아와 라틴 춤곡 등을 함께 즐기는 책이다. 단순한 설명이 아닌 삽화는 주인공의 과거와 기억 등을 독자적으로 전달하고, 책 중간에 에스키벨이 직접 선곡해 CD에 담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라고 권하는 페이지도 나온다. 스페인이 멕시코를 점령한 1500년대에서 주된 사건이 벌어지는 2200년까지 다사다난한 멕시코의 역사를 인물들의 사랑과 증오의 카르마로 읽어낸다. SF적인 배경에 동양적인 윤회사상이 어우러진 멕시코 마술적 리얼리즘의 수작.
책...<사랑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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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에 연 ‘분청사기 명품전’이 분청사기 자체에 초점을 뒀다면, 이번 전시는 한국현대회화와 분청사기의 비교전시를 통해 분청사기의 미감을 재평가하는 데 주력한다. 분청사기는 1930년대 미술사가 고유섭이 지은 분장회청사기라는 이름의 준말. 조선시대 15, 16세기에 걸쳐 한국에서만 만들어진 독특한 자기를 가리킨다. 이번 전시에서는 보물 5점을 포함 분청사기 103점과 이중섭·박수근·김환기·장욱진 등의 현대회화 13점, 그리고 도예가 윤광조의 현대도자 8점이 함께 자리를 한다. 장르와 시간을 뛰어넘어 이어져온 한국적 멋에 대해 고찰하는 한편, 자유분방한 분청사기의 현대성을 깨닫는 기회가 될 수 있으리라고 전시기획자는 설명한다.
전시...<분청사기 명품전 II - 한국 미의 원형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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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번 토하고 주먹 좀 휘두른다고 `엽기적인` 여자가 된 그녀의 이야기는 평이했다. 보통보다도 더 건전하고 건강한 두 젊은 남녀가 대견스럽게 연애하는 장면들은 차라리 흐뭇할 정도였다. 최근 얼마 동안 유행한 `엽기`라는 말의 실체를 보는 듯 했다. 요즘 젊은 세대의 입에 오르내리는 엽기는 평범하기를 거부하는 삶의 태도라기보다는 `실수`라는 낱말과 말뜻이 더 가깝다. 그것은 지엽적이고 우스꽝스러운 삶의 디테일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젊은 세대의 미래는 차라리 든든하고 건전하다. 이 영화가 제시하는 것처럼 말이다.말만 엽기고 내용은 엽기가 아닌 영화의 음악은 물론 엽기가 아니다. 음악은 이 영화가 엽기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것을 아주 대놓고 알려준다. 음악은 정말 이 이상 평이할 수가 없을 정도로 평이하다. 어느 한장면에서의 선택도 도를 넘어서는 일이 없고 관객의 평범한 음악적 기대치를 배반하는 일이 없다. 음악을 맡은 사람은 김형석. 그는 한국 메이저 가요신을 장악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영화음악 <엽기적인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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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바트 지음·김경식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 1만2천원1994년 9월 디즈니의 제작담당 이사 조 로스는 두곳으로부터 급한 연락을 받았다. 하나는 제작부문 사장 카첸버그로부터 온 것이었다. “헬기 사고로 사망한 서열 2위 프랭크 웰즈의 자리를 내가 맡게 됐으니, 제작부문 사장 자리를 당신이 맡아달라”라는 의사타진이었다. 두 번째 연락은 회장 마이클 아이즈너로부터 왔다. 카첸버그의 자리를 맡아달라는 건 같았지만, 카첸버그는 승진이 아니라 해고된다는 소식을 함께 전했다.잘 알려져있듯이 카첸버그는 디즈니에서 밀려난 직후 스티븐 스필버그, 데이비드 게펜과 함께 드림웍스를 창립했고 7년 와신상담 끝에 올해 <슈렉>으로 아이스너에게 멋지게 복수했다. 두해 전 밀린 보너스 2억5천만달러를 지급하라며 카첸버그가 디즈니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는 기묘한 풍경이 벌어졌다. 디즈니의 변호인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앞날이 매우 불확실하며 디즈니가 큰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카첸버그
내시경으로 관찰한 할리우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