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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희는 30년 경력의 사진기자다. 그에게 사진 취재를 당한 적이 한번 있는데, 어찌나 집요하고 주문이 많은지, 화를 내기 직전까지 갔었다. 작가를 배우 취급하다니…. ‘배우’가 ‘작가’보다 낮은 직업이라는 게 아니라, 각기 할 일이 다르다는 뜻으로 나는 발끈했었다. 뭐, 그렇단들, 시‘창작’과 시‘낭독’은 다르다고 아무리 주장한들 축시나 추도시, 기념시를 쓰고나면 어쩔 수 없이 식장에서 읽을밖에 없었던 경험을 숱하게 갖고 있는 나로서야 취재를 거부할 용기는 애당초 없었던 것인지 모른다.그런데, 그가 찍은 나의 사진을 보니 정말 ‘나에게 예술적’이다. 그의 흔적은 전혀 없고 내가 나에게 나의 풍경을 전달해온다. 대단하다, 참. 당신의 이런 면을 찍은 사진기자 혹은 작가는 없었는데…. 마누라도 영 신기한 모양인지 자꾸 들여다보았다.그리고, 그가 그렇게 찍은 문인 일흔일곱명의 사진을 모아 얼마 전 책을 냈다. 책 제목은 (과연) ‘作家 일흔 일곱의 풍경’인데, ‘박경리에서 김영하에 이르
한영희 <作家 일흔일곱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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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버스, 정류장>의 음악은 루시드 폴이 맡았다. 처음에 ‘미선이’라는 인디밴드의 리더로 출발한 조윤석은 밴드가 군대문제로 일시적으로 와해되고 나서 솔로 프로젝트를 만들면서 ‘루시드 폴’이라는 이름을 스스로 얻었다. 지난해 발매된 루시드 폴의 데뷔음반은 특유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섬세하면서도 담백한 멜로디로 풀어냄으로써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그때의 개성이 이 O.S.T 음반에도 죽지 않고 그대로 살아 있다.그의 음악은 한편으로 ‘어떤날’ 같은 밴드로부터 이어져오는 서정적인 포크음악에 맥이 닿아 있다. 내성적인 보컬 스타일과 자기토로 형식의 가사, 그리고 텐션 노트를 짚으면서 굴곡있게 이어지는 아르페지오 기타가 그의 음악을 지탱하는 중심 요소들이다. 루시드 폴은 거기에 트립합, 브릿팝 등의 서구음악에서 들을 수 있는 리듬 패턴과 노이즈들을 가미하면서 그 특유의 분위기를 보여준다. ‘Everything but the Girl’과 같은 일렉트로니카 그룹의 서정적인 측면을 루
<버스, 정류장>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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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애니메이션,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들은 소비자(시청자)의 시선과 관심을 얻어내기 위해 전개속도나 이미지의 전환이 매우 빠른 작품이 주류다. 15분에서 5분 정도에 한 에피소드가 끝나는 경우가 많다보니 스토리는 더욱 가팔라지게 마련이다. 이렇다보니 많은 애니메이션들이 캐릭터의 매력에 의존한 코믹물이나 현란한 액션이 가미된 로봇 및 SF물로 제작되고 있다.‘멸망해가는 고도 문명사회’와 ‘여자 로봇’이라는 소재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면 어떤 작품이 나올까. 아마도 시로 마사무네의 <공각 기동대>나 <애플시드> 같은 액션물이나 <메트로폴리스>나 <로봇 카니발> 같은 문명비판적인 SF판타지물이 되는 것이 기본일 것이다. 하지만 아시나노 히토시의 원작만화 <요코하마 쇼핑 기행>(국내 소개명 <카페 알파>)을 바탕으로 제작된 동명 애니메이션에서는 이 두 가지 요소가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그 흔한 총격신이나 격투신이 등장하지
커피 한잔 더 드릴까요? <카페 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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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화 사상 가장 철학적이고 관념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는 허영만의 <카멜레온의 시>가 복간되어 나왔다(도서출판 채널, 전 5권). 최근 <타짜>로 명성을 드높이고 있는 김세영, 허영만 콤비의 80년대 대표작 중 하나인 <카멜레온의 시>는 고등학교에 갓입학한 한 소년이 나라라는 친구와 장미라는 연인을 만나면서 인간과 세계의 존재 의미를 탐구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고독한 기타맨>과 더불어 허영만의 관념만화 2부작이라 불릴 만한 작품으로, 인기를 발판으로 80년대 중반 영화화되기도 했다.드래곤 헤드 완결 모치즈키 미네타로의 세기말 묵시록 <드래곤 헤드>의 국내판이 전 10권으로 완결되어 나왔다. 가까스로 동경으로 돌아온 주인공 테루는 자신의 가족이 모두 죽은 것을 알게 되고, 유일한 마음의 위안인 세토를 만나게 된다. 외국의 군대가 동경의 질서를 잡기 위해 파견되고, 그들에 맞서는 드래곤 헤드 일파들은 서서히 자신들의 비
<카멜레온의 시> 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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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한 무리의 여고생들이 다가온다. 그들은 누구인가? 지난 몇년간 일본과 한국 어디에서나 가장 강력한 문화 소비자, 새로운 취향의 생산자로 군림해온 존재들이다. 삐삐, 핸드폰, 스티커 사진기, DDR과 펌프…. 무엇이 뜰 것인지 아닌지는 그녀들에게 물어봐야 했다. 대중 음악과 만화에서도 그들은 최강의 소비자로 위용을 떨쳐왔다. 오빠 부대와 동인지 패러디 만화가 그 대표적 이름이었다. 하지만 그 많은 꽃미남들에 질렸는지, 이제 그녀들이 스스로 주인공으로 나서기로 했다. 이름도 거창하게 <아즈망가 대왕>이다.현재 일본의 월간 <전격 대왕>에 연재중인 <아즈망가 대왕>(국내판 대원씨아이)은 현실감 넘치는 여고생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네칸 개그 만화다(제목은 아마도 만화가의 이름인 아즈마와 망가(漫畵)를 결합하고 연재 잡지의 대왕을 붙여놓은 것으로 보인다). 일본 내에서는 단행본 3권까지 누계 137만 부를 돌파해 확실한 인기를 몰아가고 있으며, 4월8일
아즈마 키요히코의 <아즈망가 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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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스모키 첫 내한공연연세대학교 대강당/ 3월30∼31일 토 6시·10시, 일 6시/ (주)라이브플러스/ 02-573-0038지금 30대에게 너무나 친숙한 노래 <Living next door to Alice> <What can I do> <Mexican Girl>의 영국 록밴드 스모키가 그룹결성 27주년 기념 콘서트투어로 한국을 선택했다. 1974년 결성, 70년대 중반에서 80년대까지 큰 인기를 모았던 스모키는 아름다운 선율의 곡과 크리스 노먼의 허스키한 창법으로 우리나라에서 유독 사랑을 받았던 그룹. 내한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CAN 라이브 콘서트연세대학교 대강당/ 3월23∼24일 7시30분/ A.C펀드/ 02-6288-2381, 1588-7890, 1588-1555TV드라마 <피아노>에 삽입된 <내 생에 봄날은 간다…>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CAN의 라이브 콘서트. 배기성, 이종원의 뛰어난 개인기 덕분에
2002 스모키 첫 내한공연 / CAN 라이브 콘서트 / 봄바람 꽃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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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은 곧 희망입니다>
커크 더글러스/ 인북스 펴냄/ 8천원
1995년 어느 날, <스팔타커스> <영광의 길> 등에 출연했던 할리우드의 노배우 커크 더글러스는 오른쪽 뺨에 예리한 통증을 느낀다. 뇌졸중이라는 병이 찾아왔다는 신호. 이 책은 뇌졸중으로 쓰러진 직후 절망에 빠져 권총자살까지 시도했던 커크 더글러스가 고통을 극복하기까지의 과정을 솔직하게 써내려간 고백록이자 인생회고록이다. 죽음 대신 삶을 선택했던 노배우의 심경과 고통 속에서 발견한 삶의 희망이 허심탄회하게 펼쳐진다.
시련은 곧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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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e With Us> 케미컬 브라더스 EMI 발매“우리와 함께 가요”라며 케미컬 브라더스가 안내하는 세계는, 다시 뿅뿅대는 전자음과 비트가 끌어가는 일렉트로니카의 실험장이다. 케미컬 브라더스는 89년 영국 맨체스터의 나이트클럽에서 팀을 이룬 두 DJ 톰 롤랜즈와 에드 시몬즈의 듀오. 힙합부터 록까지를 녹여내고 전자음의 결과 리듬을 풍성하게 샘플링하며 일렉트로니카의 표현력을 넓혀온 이들은, 봉고를 비롯한 퍼커션의 리듬이 역동적인 <It Began In Africa>, 서정적인 기타가 섞인 <Hoops> 등 초현대적이면서도 정서적인 전자음악을 들려준다.memories of Sanremo포니캐년 발매칸초네의 산실로 유서 깊은 이탈리아 산모레가요제에서 1950년대부터 1970년대 사이에 나온 곡들을 4장의 CD에 모았다. 클래식을 제외한 이탈리아의 대중가요를 의미하는 칸초네는 영미권의 팝과는 또 다른 질감. 1958년 1위곡이며 <Volare>
케미컬 브라더스 / memories of Sanre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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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드레의 1992년작 <The Chronic>, 스눕 도기 독의 93년작 <Doggystyle>에 이어 최근 <Death Row Greatest Hits>가 라이선스로 발매됐다. 데스 로의 음반이 잇따라 라이선스로 나오다니, 정말 힙합 관련 문화가 국내에서도 대세이긴 한가 보다.데스 로(Death Row), ‘사형수 감방’이란 이름만큼이나 험악한(?) 갱스터랩의 산실. “Nuthin’ But A ‘G’ Thang”(갱스터일 뿐)이라고 당당히 읊조리는 닥터 드레를 필두로, 총과 마약이 지배하는 거리의 거친 삶을 적나라하게 내뱉는 갱스터랩과 G-펑크로 90년대 힙합의 흐름을 이끌었던 레이블. 폭력, 마약, 섹스에 대한 과격한 직설법과 욕설이 넘치는 데스 로의 음악은 늘 ‘parental advisory’(부모의 조언 요망) 같은 딱지를 훈장으로 얻었고, 국내에서는 결코 라이선스 음반으로 나올 수 없었다. 꽤 묵은 이들 음반의 발매소식에 눈길이 가는 것
데스 로 베스트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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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부리 눈’이 너무도 선량한 조병래(인터넷신문 프레시안 www.pressian.com 사회 에디터)는 만난 지 서너달 만에 ‘술 속으로 급속히’ 친해진 경우다. 이런 경우 친함의 깊이가 뭔가 위태롭고 동시에 걸쭉한 체념의 냄새를 짙게 풍기는 거라서 애매모호-지지부진하기 십상인데 그 짧은 시간에 그가 나를 두번이나 경악-환호케했으니 말년에 이런 ‘친구복’도 드물겠다.하나는 그의 부인이 20년 전, 내가 신인이었을 때, 너무도 착해보여서 ‘흠모’해마지 않았던 서화숙(한국일보 문화부장)이라는 거. 며칠 전 그 얘기를 너무도 뒤늦게 듣고 나는 감탄 또 찬탄했었다. (뒤늦게나마 결혼 축하) 또 하나는 그가 음악애호의 명인이라는 점이다.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다시 들을 것 같지 않은’ 클래식 CD를 200장 넘게 회사로 들고나와 사원들에게 골라가라 하였는데 이것은 내가 알기로 음악 애호의 최고 경지다. 가장 육감이 생생한 ‘음악의 기억’을 망각화, ‘기억 총체’를 음악-사회화하는 경지. 더
인생을 치유하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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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때는 봄. 지난해 내내 불어댄 모음앨범 열풍이 음반업계를 황사처럼 뒤덮고 있는 중. O.S.T 음반업계라고 그 바람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봄에 어떤 영화음악을 모아야 대중에게 다가가기가 쉬울 것인가. 이번엔 음반기획자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본다. 그들에게는 터지느냐, 안 터지느냐, 그게 문제다.그 정답 중의 하나가 바로 ‘이와이 지’ 모음집이 아닐까. <러브 레터>의 빅히트는 우리나라에서도 ‘이와이 월드’라는 일본풍의 신조어를 낯설지 않게 만들었다. 그 감각적인 화면에 붙었던 감각적인 멜로디를 모은 앨범. 음…. 여자친구가 남자친구에게, 남자친구가 여자친구에게 선물하기 딱 좋다, 뭐 그렇게 생각했을까.하여간, 일본 젊은 감각의 대중적 표본인 이와이 순지 영화들에 쓰인 음악을 한데 모은 앨범이 달뜬 봄 시즌을 겨냥하여 나왔다. <언두> 같은 그의 초기 단편에서부터 <러브 레터>나 에 이르기까지 꽤 많은 영화를 망라하고 있어 이
`이와이 순지` O.S.T 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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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봄으로 들어가는 요즈음은 크리스마스와 가장 상관없는 계절인 듯 싶다. 가을과 겨울에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거나 지나가 낯설지 않고, 차라리 여름은 8월의 크리스마스처럼 두개의 모순된 상징이 충돌하며 오히려 효과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기도 한다(게다가 한 여름에 생각하는 크리스마스의 풍광은 얼마나 시원한가!). 그러나 겨울의 무거움을 떨어버리려는 봄에는 크리스마스와의 특별한 인연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눈 오는 풍광이나 지나간 트리, 구세군의 종소리 따위의 이미지도 낯설고, 지난 크리스마스를 추억하기도 고작해봐야 몇 개월이 흐른 뒤여서 쑥스럽다.전통적인 크리스마스 색상인 빨강과 초록으로 데커레이션되어 있고, 하얀 눈을 맞고 서 있는 코트 입은 주인공들의 모습이 그려진 <그녀들의 크리스마스>는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의 여왕 봄에 맞지 않는 불협화음 같은 느낌이었다. 게다가 ‘새콤달콤쌉싸름’한 크리스마스의 기억이라니. 카피치고는 세월의 흐름에 둔감한
한혜연 단편집 <그녀들의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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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전사 009> <버그> <필승아 놀자> 등을 발표한 김준범은 출판시장의 불황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왜곡된 인터넷만화 시장을 바로잡기 위해 자신의 콘텐츠만으로 웹진을 오픈했다. 이 웹진은 보통 다른 작가들이 운영하는 공식 홈페이지처럼 무료로 공개되는 것이 아니라 유료화를 목표로 한다. 웹진 엑스타투(www.xtaatu.com)는 웹진제목과 동일한 신작 컬러만화인 <엑스타투>와 예전의 작품들(<버그> <천둥벼락> <필승아 놀자>)과 각종 게시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용료는 1개월 1000원/ 3개월 3000원/ 5개월 5000원/ 1년 1만원이다. 특히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신작 <엑스타투>다. 어떤 종이잡지에도 연재하지 않고 오직 인터넷 연재만을 목표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1주일에 12페이지씩 꾸준히 업데이트되고 있어 웹진 연재의 가능성, 인기작가와 작품을 통한 독자의 유입 등
김준범의 1인 웹진 엑스타투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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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이 다가오고 있다. 바야흐로 월드컵 무드다, 라고 쓰려고 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닌 것 같아서 말을 바꿨다. 광적인 축구 팬이 아닌 탓에 혼자 국민적 열기를 못 느끼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돌 맞으려나?). 잘못 말했다가는 다칠지도 모르니 내 경우에 한정시켜 말하자면, 정부와 미디어가 주도하는 열기가 나한테까지는 전달되지 않는 느낌, 먹고살기도 바쁜 데 월드컵에 신경쓸 겨를이 어디 있단 말이냐, 이런 심정이다.월드컵 개최지 국민으로서 바람직하지 못한(?) 내 자세를 새삼 들먹인 건 이번에 소개하는 <우정의 그라운드> 때문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축구 애니메이션이다. KBS 미디어와 드림키드넷이 기획한 <우정의 그라운드>는 KBS2TV를 통해 매주 목요일 오후 5시30분에 방영되는 26부작 시리즈. 지난 2월21일 첫방영을 시작한 이 작품은 일본 <NHK BS2>에서 매주 월요일 6시 <킥 오프 2002>란 제목으로 동시에 소개되
승리보다 값진 팀워크 <우정의 그라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