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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고아원에서 헤어진 쌍둥이 진과 린이 있다. 진은 미국으로 떠났고, 세월이 흐른 뒤 멋진 청년이 되어 한국에 등장했다. 이를 반갑게 맞이한 것은 린. 십수년 만에 처음 만나는 쌍둥이 형제는 만나자마자 툭탁거린다. 린이 기거하는 곳은 거대한 빌딩. ‘man to man’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는데, 개인적인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신비한 일들을 해결하는 곳이라고 한다. 린은 엄청 돈이 많고, 검은 양복의 보디가드가 있으며, 머리카락 하나면 10분 동안 변신이 가능하다. 여기까지가 <지구에서 영업중>의 구체적인 설정이다. 황당하다고 그렇다. 황당하다. 그러나 이 만화는 엄격하지도, 치밀하지도, 전복적이지도, 파괴적이지도 않다. 딱 편안한 상상의 틀 안에서 즐길 수 있을 정도만 황당하다.스포츠신문 연재만화의 대척점이시영의 <지구에서 영업중>은 2003년 한국 만화의 스펙트럼에서 스포츠신문 연재만화와 대척점에 존재한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김성모의 <대털
이시영의 <지구에서 영업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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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고의 역사소설가는 시바 료타로가 첫머리에 꼽힌다. ‘요시카와 에이지가 책상 위의 원고지와 펜 하나로 소설을 탈고했다면, 시바 료타로는 트럭 한대분의 자료가 필요하다’는 말처럼 시바 료타로는 철저한 자료조사를 통해 일본인의 원형이 될 만한 역사적 인물을 잡아내고, 그 캐릭터를 생생하게 창조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시바 료타로는 역사소설을 통해 일본의 전후세대에게 ‘일본인이 나아갈 길과 일본인의 원형’을 제시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 지난 1천년간 가장 위대한 일본인을 꼽았을 때 1위가 사카모토 료마였다. 전국시대를 마감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2위이고, 오다 노부나가는 3위였다. 일본의 메이지유신을 이끌면서 에도 막부를 무너뜨린 사카모토 료마가 최고의 일본인으로 부각된 것은 상당 부분 시바 료타로의 덕이라 할 수 있다. 료마가 중요한 역사적 인물이기는 하지만, 현대 일본인의 귀감이 될 만한 영웅으로 정착된 것은 1962년부터 <산
시바 료타로의 역사소설 <료마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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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는 물론이거니와 80년대 중반까지의 중고등학교를 틀지우는 가장 공식적인 문화는 역시 군사문화였다. 당시 청소년의 하위문화는 군사문화의 혹독한 억압을 곳곳에서 틈틈이 피하면서 형성되었다. 꿈속에서는 간첩이 등장하고 학교에서는 화생방 훈련을 받는 이 시절의 사춘기 소년소녀들이 군사문화의 억압을 견뎌내면서 택한 갖가지 ‘비행’들은 어쩌면 정신적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영화 <품행제로>는 주로 청소년 하위문화의 입장에서 공식적인 문화를 바라보고 그 사이의 관계를 추억하는 영화라는 점이 특이하다. 하위문화의 ‘추억’에 기대는 복고적 성향의 이같은 영화는 우선 복고적 시선에 걸맞은 디테일의 목록을 상세하게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 목록 자체가 문제의식의 내용을 구성한다. 이 영화 역시 다양한 디테일들로 우리의 마음을 옛 시절로 데려가고 있다. 음악의 전반적인 기조는 힙합이다. 물론 1980년대의 한국이 힙합시대는 아니다. 영화에도 나오지만 해질 무렵 애
소년 하위문화,<품행제로>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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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문학을 ‘땜통’으로 시작했다. 시는 김상진 장례식 때 미리 정했던 유명 대학생 ‘문인’이 사양을 하는 바람에 ‘사건 전날’ 취생몽사 중 쓰고 호된 데뷔 신고식을 치렀고, 산문은 한 계간지의 시집 서평 원고를 ‘원로’ 신경림(시인)이 2개월, 그리고 ‘중견’ 정희성이 3주를 써먹고 마감 일주일이 남은 시점에 황급히, 문단 (‘신예’는 아니고) 신참이었던 내게 숙제처럼, 아니 명령조로 떠맡겨졌던 글이 첫 작품이다. 문학이, 글쓰기가 운명이라고 자못 진지하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때마다 ‘땜통은 나의 글쓰기의 운명’이라고 속생각할 정도로 그런 처지는 계속 이어졌다. 소설은 유일한 예외지만 그래서 그런지 문학하는 친구들은 나를 소설가로는 특히 별로라고 여기는 눈치다.어쨌거나,그런 운명의 시련()을 견디는 와중에 나는 수필이 정말 대단한 문학 장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수필이야말로 뭔가 문학을 ‘땜통’하는 듯하면서도 결국은 문학 전체에 내용-미학적 총체를 부여하고 급기야는 총
주연아 수필집 <누구나의 가슴에도 빙하는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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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의 역사> 출간동서양 만화의 역사를 한권의 책으로 압축해놓은 <만화의 역사>(Comics, Comix & Graphic Novels)가 글논그림밭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런던 센트럴 세인트 마틴 예술대학 강사인 저자 로저 새빈은 현대 만화 발전의 중심축이었던 미국 만화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유럽과 일본 만화의 역사를 다양한 도판과 자료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19세기 후반 본격적으로 발흥한 만화 매체가 코미디만화, 모험만화, 여성만화 등의 다양한 장르로 발전하고 또 각국의 조건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분화해간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다. 주로 영어권 만화를 중심으로 소개되고 있지만, 일본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만화와는 다른 형태의 만화사를 보는 즐거움도 클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가디언>은 “원기왕성하고도 다양한 만화라는 예술 형식의 역사를 믿음직스럽고도 아름답게 보여주는 책”이라고 평가하고 있다.마법진 구루구루 개정판 애니메이션과 게임
<만화의 역사> 출간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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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 웃긴다. 작달막한 키에 매부리코가 귀여운 잔머리의 대가, ‘미스터 빈’ 말이다. 명절 때면 TV에서, 어디 외국에라도 가볼라치면 기내에서 거의 어김없이 만나볼 수 있는 남자이기도 하다. ‘미스터 빈’을 연기한 로완 앳킨슨(48)이 옥스퍼드대학을 나온 수재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그런 머리 좋은 수재가 온몸을 던지며 말없이 바보 흉내를 내는 모습에서 대중은 더욱 큰 카타르시스를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미스터 빈’은 로완 앳킨슨이 9살 때 고안한 아이디어로 ‘빈’이라는 이름은 지난 1989년 수십개의 야채 리스트를 가져다놓고 고른 결과라고 한다.로완 앳킨슨의 슬랩스틱코미디를 말하면서 찰리 채플린을 빼놓을 수 없다. 나는 여기에 베니 힐도 추가하고 싶다. 채플린을 웃겼다고 하는 베니 힐은 1955년부터 89년까지 방영된 섹스코미디 ‘베니 힐 쇼’로 세계 109개 나라 성인들의 배꼽을 잡게 했던 인물이다. 채플린이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가진 자에 대
10대의 `빈`은 어떤 모습일까,애니메이션 <미스터 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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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chicken, 겁쟁이)이라고 불리는 남자가 있다. 그것은 골목길이나 학교 뒷마당에서 들어도 치욕스러운 호칭이다. 하물며 명색이 세계 타이틀을 건 권투 시합장에서 수천 관중으로부터 그 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해보라. 한두 번도 아니다. 그는 이미 수차례의 방어전에 성공한 세계 챔피언이지만 자국 일본에서는 팬들의 냉대 때문에 경기를 포기하고 타이, 미얀마, 인도 등을 떠돌아다니며 적지에서 경기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더욱 신기한 것은 이 남자, 내가 왜 이런 욕을 들어가며 경기를 해야 하냐고 항변은 하지만, 사실은 크게 벌린 입을 이죽거리며 자기에게 쏟아지는 온갖 비난을 씹어버린다. 그는 잘 알고 있다. 팬들이 왜 자신을 욕하는지. 상대를 죽음 직전으로 몰고 가는 난투의 쾌락을 포기한 권투가 어떤 모습인지. 그러나 그의 전략은 변함없다. 완벽한 방어. 죽이지 않으면 죽는다는 원시의 스포츠를 일발의 유효타도 허용하지 않는 철저한 디펜스의 게임으로 만들어간다. 이해가 가지 않을 것
무라카미 무사히로의 <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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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라는 악기는 근대 유럽문화의 정점을 가리킨다. 피아노의 전성기는 19세기이다. 하얗고 까만 건반은 서양음악의 음계가 닿은 최종 평균지점인 평균율의 각 음정들을 구현한다. 바이올린은 손가락으로 음정을 짚어 ‘만들어’내야 한다. 그러나 피아노는 사람의 손에 ‘앞서’ 선험적으로 체계화된 음정을 준비해놓고 있다. 피아노는 실제의 음높이 바로 그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평균 잡아놓은 이념적인 기준점이다. 그래서 피아노는 관념적인 악기이다. 이 악기는 사람의 감정에 따라 자신을 움직이지 않는다. 현악기나 관악기의 ‘떨림’은 언제라도 연주자의 감정이 손가락에 실리는 것을 받아들이지만 피아노는 그런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피아노는 단지 ‘터치’의 차이만을 용인할 뿐, 그 울림은 객관적이고 일정하다. 보통 검은색으로 채색되어 있는, 연주회장에 저만치 놓여 있는 그랜드피아노의 자태는 과묵하고 고독하다.피아노는 내면의 악기이다. 클라라에게 마음을 빼앗긴 슈만은 탈진할 때까지 몇 시간이고 피아노 앞에
살육과 감성,로만 폴란스키의 <피아니스트>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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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내가 있었다. ‘행복하세요’를 연발하며 자글거리는 주름 속에 큰 미소를 머금곤 했던, 그래서 행복하게 보였던 김광석이라는 그 사내는 서둘러 불운한 죽음을 자청했다. 그러나 그렇게 그가 떠나간 지 7년이 지났어도 그의 노래는 쉽게 잊혀질 수 없었다. 사후에도 몇 차례에 걸쳐 라이브곡이나 미발표곡을 모은 김광석 컴필레이션은 잊혀질 만하면 다양한 이름들을 걸고 음반 숍의 진열대에 오르곤 했다.얼마 전 종영한 한 드라마에서도 타이틀곡으로 <먼지가 되어>가 들려오더니, 한달쯤 되었나. 다시금 그의 노래들은 ‘컬렉션’이 되어 ‘회귀’했다. 고급스럽고 예쁘게 포장된 ‘하드보드 케이스’ 안에는 예쁜 단어들로 각각 포장된 3종의 음반과 DVD 1종, <포토 에세이> 책자까지 풍성한 내용물로 채워져 있다. <Letter> <Wind> <Moon>이라는 타이틀로 ‘스토리 1, 2, 3’을 각각 묶은 음반의 컨셉은, 그러나 다소 불분명하고 애매모
<김광석 Collection: My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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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를 살며 민주화를 염원했던 대학생 중 백기완의 <자주 고름 입에 물고 옥색치마 휘날리며>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자주 고름…>은 민중적인 설화를 들려주는 전통-정통 이야기꾼의 강건하고 유려한 입담과 민족의 지상 과제 통일의 전망이 중첩되는, 그렇게 정치와 예술이 중첩되는 빛나는 대목이었다.87년 6월 민주화 대항쟁을 수십만명의 감동적인 육체로, 육체의 전망으로 치른 뒤 두렵고 벅찬 마음으로 대통령선거를 지켜보았던 시민들이라면 사자갈기머리 대통령 후보 백기완의 대갈일성이 몇십년 케케묵은 우리네 노예근성을 통쾌하게 빠쇄가는, 그렇게 스스로 빠쇄지던 쾌감을 평생 잊지 못할 기억으로 갖고 있을 것이다.그렇게 백기완은 선구적인 통일꾼이고 늙지 않는 민주화 투사며 폭발적 인기를 누리던 정치가고, 민중-민족 예술가들의 권위 혹은 정부였다.그런데, 정작 군사정권이 끝나고 김영삼 ‘문민’정권, 김대중 ‘국민’정부가 이어지면서 현실은 그의 ‘이상’과 크게 어긋났고
아름다움에 이르는 길,<백기완의 통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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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공략을 시도하는 TV애니메이션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26부작 30분, 혹은 26부작 25분의 형식은 더이상 정형화된 틀이 아니다. 그중에서 눈에 띄게 늘어난 게 5분 시리즈.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가 펴낸 2002년 애니메이션 정보 자료집을 살펴보면 5분 분량의 TV시리즈가 상당히 제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간이 짧더라도 노출 빈도를 최대한 늘려서 인지도를 높이고, 방영시간대도 좀더 쉽게 확보하겠다는 것이다.아이코닉스엔터테인먼트와 하나로통신, 오콘, EBS, 북한의 삼천리총회사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남북 합작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 역시 52부작 5분 시리즈다. 오는 9월 EBS를 통해 방영될 이 작품은 3D애니메이션. 하나로통신으로서는 <게으른 고양이 딩가>를 함께 만든 북한 삼천리총회사의 제작 시스템을 활용해서 다음 작품으로 연결시킨 셈이다. 그런데 삼천리총회사가 하는 일이 단순 하청이 아니라 공동참여 수준이라고 하니, 북한의 3D 기술은 우
남북 합작 애니메이션 시리즈 <뽀롱뽀롱 뽀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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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만화의 상업적 전략을 정리한 책이 나왔다.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평론가 등으로 활동하며 BS 만화야화에 고정 패널로 출연 중인 나쓰메 후사노스케의 저서 <망가 세계전략>(시공사 발행)이 그것이다. 미국, 독일, 중국, 프랑스 등 세계인들이 어떻게 일본 만화와 조우하는가를 소개한다. 세밀한 배경에 간략하게 약화체로 그려진 만화에 낯설어하는 미국인, 현금지급기의 화면에 등장하는 캐릭터에 놀라는 독일인, 성과 폭력에 대한 규제의 느슨함에 놀라는 중국인, 어려 보이는 미소녀들이 성적 대상으로 등장하는 것에 대해 놀라는 프랑스인들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이러한 놀라움을 바탕으로 어떻게 일본 만화가 세계로 나갔는지를 다양한 사례로 소개한다. 제목에 ‘전략’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어렵고 분석적인 책이라는 선입관을 갖게 하지만 내용은 매우 쉽고 명료하다. 대부분 우리에게도 친숙한 사례들이고, 예를 든 일본 만화들도 낯익은 작품들이다. 더불어 우리나라의 사례도 많은 페이지가 할애되
<망가 세계 전략>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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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책이 나왔다. 4쪽짜리 만화 30편을 모은 작은 책이다. 그 책 안에는 할머니, 할아버지들만 남아 농사를 짓는 옛동과 이제 막 새로운 전원주택으로 조성된 새동이 모인 임화면 야화리가 있다. 가운데로 들풀이 우거진 비포장 도로가 있고, 작은 개울이 있으며, 미루나무 길도 있다. 그리고 그 길에 ‘빨간 자전거’를 탄 우편배달부가 다닌다. 모자를 눌러쓰고 멜빵을 멘 우편배달부는 편지보다는 고지서를 더 많이 배달하지만 그보다 더 큰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를 전한다. 슬픔도, 기쁨도, 아픔도, 웃음도 모두 작고 소박하게 그린다. 크게 소리치지 않고 웃지도 않는다. 입가에 빙긋이 미소가 떠오르게만 만든다. 내용뿐만 아니라 작화도, 채색도 소박하다. 그래서 이 책은 ‘작은 책’이고 ‘착한 책’이다.꿈꾸는 작가, 작가의 꿈김동화는 꿈을 꾸는 작가이며, 그 꿈을 조금씩 이루어가는 작가다. 조각 같은 미모의 조형미가 넘치는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만화(<아카시아> <목마의 시>
김동화의 <빨간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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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느낌을 말하자면, 2편이 1편보다는 감동이 덜하다. 1편에서의 상상력이 훨씬 더 생동감 있다. 다른 건 몰라도 사운드 측면에서 보더라도 1편이 훨씬 더 공을 많이 들인 느낌이다. 1편의 사운드는 효과음, 음악, 대사가 어우러져 매우 독창적인 경지를 제시했다. 1편의 사운드는, 1편의 주제와 흡사하게 ‘아래’에 무게중심을 두는 사운드였고, 이는 다른 어떤 영화에서도 들을 수 없는 독특한 것이었다. 그러나 2편의 사운드는 이와 같은 집중력이 조금 떨어진다. 어떤 면에서는, 1편이 대서사시를 방불케 하는 복잡무비한 판타지의 세계 속으로 관객을 빠뜨리기 위해 ‘효과’를 많이 강조했다면 2편은 이제 그 판타지의 세계를 양극화하고 있는 이념에 좀더 충실하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그래서 2편은 관념적이다. 선과 악의 대회전이 벌어지는 검고 음울한 땅은 비현실의 공간이라기보다는 차라리 관념의 현시이다. 관념이 세계를 조정한다면 그건 비극적이다. 왜냐하면 삶 앞에서 삶을 통제하는 관념은 삶
관념,둔중함,들어올림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 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