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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에 방학을 이용한 배낭여행이 본격적으로 인기를 얻던 때, 유럽을 다녀온 사람들이 많이 이야기하던 놀라운 경험 몇 가지가 있었다. 그중 으뜸은 파리가 더럽다는 지적이었다. 취향에 따라 파리와 런던 중 어느 쪽이 더 별로인가가 나뉘긴 했지만. 또 센강과 템스강이 놀랍도록 폭이 좁고 더럽다는 사실도 있었다. 한강보다 폭이 좁아 사실상 개천이라는 말이 꼭 등장하곤 했다. 마지막으로, 교과서에서 보던 인상파 그림들, 특히 고흐와 모네가 실제로 보면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멋지다는 감탄이었다. 인상파 그림은 그렇게 직접 경험을 통해 ‘발견’되는 아름다움 중 하나였다. 그 앞에 서보면 놀랍도록 생동적인 붓터치가 사이프러스 나무를, 하늘을, 물결을, 때로는 의자나 해바라기를 이상적인 미의 대상으로 만들어놓는 마법을 경험하게 된다고 말이다.
그렇다 해도, 대체 왜 그 그림들이 매번 해외토픽에 등장할 정도로 비싼 값에 팔려나가는지는 늘 미스터리였다. 인상파 미술 작품의 아름다움이나 그 미술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재력을 과시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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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의 서문을 먼저 인용하는 게 좋겠다. “이들의 글은 단순한 ‘외도’나 현학이 아니었다. 영화에 대해, 영화를 통해, 영화와 함께했던 이들의 사유는 신변잡기나 객담이 아니었다. 이 글 하나하나는 각기 하나의 심연을 품고 있다. 그것은 빌렘 플루서의 표현을 빌리면 온갖 방향에서 ‘영화의 우주’를 개척한 글들이다. 따라서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영화에 대한 현재의 사유는 여전히 이들이 개척한 사유의 자장 안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유 속의 영화>는 세르게이 에이젠슈테인의 ‘영화의 원리와 표의 문자(1929)’에서부터 세르주 다네의 ‘<카포>의 트래블링(1992)’까지 연대기를 따라 14인의 글을 한편씩 묶었으며(마지막에 실린 자크 리베트의 짧은 글은 일종의 ‘중요한’ 별첨이다) 영화이론과 비평사에서 정전으로 인정받은 글들이고 작품론이나 감독론을 경유하지 않고 작성된 영화에 관한 메타이론이자 메타비평들이다. 선집이라는 특성상 독자 나름의 능동적 읽기가 의미있을
[도서] 영화를 사유하고 싶은 당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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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면 고물, 주면 보물. 매일 지하철에서 보는 광고 카피다. ‘아름다운 가게’의 광고인데, 내가 안 쓰는 물건이라도 새로운 주인을 찾으면 잘 쓰일 수 있음을 전달하는, 간략하고 명료한 카피다. 하지만 심성이 그리 곱지 않은 나는 늘 저 광고를 볼 때마다 ‘내 고물이 남에게 보물이 된다니! 아까워…’ 하는 생각에 잠긴다. 나는 재미 못 본 물건으로 남이 행복해한다니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중고로 산 옷이니 신발이니 화장품이니 하는 물건을 잘 쓰고 있으면서도, 나도 곧잘 팔면서도, ‘주면 보물’이라는 네 글자를 마주할 때마다 ‘아깝다!’는 마음에 부르르 떨고야 마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가장 힘이 강한 언어는 광고언어일 것이다. 지갑을 열게 하니까. 실상보다는 허상에 가까운 ‘이미지’ 장사의 절정에 해당하는 말장난일 때도 많지만(선거 포스터를 떠올려보라) 때로는 있는지도 몰랐던 마음 깊은 곳 어딘가를 쿡 찌르고 간질이기도 한다. 카피라이터 이시은이 일본의 명광고 카피들을 소개하며 그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어른들의 언어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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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짖음이 인간의 웃음소리보다 큰 장소가 있다. 높다란 울타리 없이도 사람들이 감옥에 갇힌 듯 살아가는 곳이 있다. 프랑수아 발레조의 <서쪽의 성>은 인간의 광기가 평온할 수도 있었던 장소를 망치는 이야기다. 성의 주인은 로베핀 남작이다. 그는 모든 승리를 비껴가는 남자였다. 그는 아들을 짓밟는 남자의 하나뿐인 자손이었다. 남작의 작위와 영지, 금전적 여유까지를 물려받았으니 나쁘지만은 않았겠지만 로베핀은 아버지의 험담, 그리고 학대에 가까운 훈육에 길들었다.
아버지의 사후, 그가 자신의 것이 된 영지에 왔을 때 그곳에는 사냥터지기 랑베르가 가족과 사냥개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10여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로베핀은 여자들을 성으로 데려오기도 하고, 파리로 가 어지러운 세상에서 한몫을 해보려고 한다. 나폴레옹이 득세하고 또 자리를 내주던 시기, 로베핀은 세상과 어우러지고자 하지만 그의 어두운 일면은 그를 늘 서쪽의 성으로 되돌아오게 한다. 사냥터지기는 알게 된다. 그의 주인
[도서] 어느 성에서 생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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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랬다. 연애를 못하는 건 부정적인 사고방식 때문으로, “나는 예쁘다!” “내가 예쁘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고 생각하면 그 자신감이 이성을 끌어들인다고 말이다. “세상에 예쁜 여자, 잘생긴 남자만 연애하는 건 아니잖아?”라는 부연설명에 혹했다. 그래, 가끔 어리고 예쁜 여자와 못생기고 나이 많은 남자가 사귀고 결혼도 하잖아. 통장 잔고? 그게 뭐야? 먹는 거임? 여튼 세상에 신비로운 일이 많은 것만은 사실이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 서태지와 이지아가 사실 십 몇년간 결혼한 사이였으며 현재 이혼소송 중이었다는 뉴스가 사무실을 발칵 뒤집었다. 대체 이지아는 누구일까? 혹시 서태지의 사진을 벽에 붙여놓고 매일 “저 남자를 나에게”라는 주문이라도 외운 걸까?(전세계 울트라 초대박 베스트셀러 <시크릿>의 ‘끌어당김의 법칙’을 참고하시라) <씨네21> 김도훈 기자는 세계 7대 불가사의를 8대 불가사의로 늘린 뒤, 이지아의 흉상을 피라미드 옆에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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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 팬들이 올해 가장 기다리는 공연 중 하나가 11월에 열릴 예정이다. 베를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이 바로 그것. 사이먼 래틀이 이끄는 베를린 필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말러 교향곡 9번과 브루크너 교향곡 9번을 연주할 예정이라고 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연을 앞두고 누구는 말러 9번을, 누구는 브루크너 9번을 듣고 있을 테고 누구는 티켓 값을 모으고 있겠지만, 이 책을 읽는 것도 의미있는 준비가 될 듯하다. 나치 추종자인가 나치 저항자인가라는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지휘자 푸르트벵글러의 전기인 <푸르트벵글러>를 쓴 헤르베르트 하프너의 <베를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가 그 책이다.
<베를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는 베를린 필을 이끌어간 주요 지휘자들을 시대순으로 살피며 그들의 개성과 그들이 낳은 베를린필의 변화를 서술하고 있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베를린 필의 모습을 본격적으로 갖춘 한스 폰 뷜로는 선교사로
[도서] 베를린 필을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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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누가 있는 것 같다. 언젠가부터 냉장고 속의 음식이 약간씩 축나고 있다. 남은 주스 양을 재봤다. 8cm가 남아 있다. 아침에 나갈 때는 15cm였는데…. 누군가가 마셨다. 그런데 난 혼자 산다. 언젠가는 생선이 감쪽같이 사라진 적도 있었다. ‘언제나 당신과 함께하는’이라는 냉장고 회사의 홍보문구조차 불길한 징조로 느껴진다. <나가사키>는 이런 불안을 느끼는 한 남자의 시선에서 출발한다. 결국 남자는 웹캠을 설치하고 회사에서 집을 감시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부엌을 찍는 웹캠에 한 여자가 찍힌다. 그는 경찰서에 전화를 걸어 집에 가달라고 말한다. 56살인 그와 비슷한 또래인 듯한 여자를 보며, 그는 늑대가 자신을 점찍었다는 걸 모른 채 서 있는 숲속 빈터의 사슴을 떠올린다. 이내 약간 후회스러운 마음이 든다. 도망가라고 여자에게 알려주고 싶다. 그녀는 그를 해치지도 엄청난 도둑질을 하지도 않았으니까. 하지만 경찰이 도착하고, 여자는 미닫이 옷장 속에 숨어 있다 발견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어느 도시에서 생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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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이 소비하면 우리는 행복할까?>는 정확히 말하면 사람들이 광적인 소비 양상을 보이는 몇 가지 유형을 나열해 보여준다. 다른 말로 하면, “더 많이 소비하는 일이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가” 하는 다소 철학적일 수 있는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아쉬움을 줄 수 있고, 반면 타인의 소비욕구를 자극해 밥벌이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꽤 유용한 몇 가지 마케팅 도구를 제공할 수도 있다. 더 많이 소비해야 행복해지는 게 아니고, 당신을 행복하게 할 소비의 유형을 찾아야 한다는 조언이기도 하다.
블로그에서 조회수를 보장하는 포스팅 중 하나는 새로 생긴 맛집이나 요즘 뜨는 여행지를 경험하고 쓰는 ‘후기’다. 이 책의 구분대로 말하자면 이런 소비유형은 ‘소잿거리’를 사는 것이다. 도심에 새로 문을 연 고급호텔에 투숙해보기, 줄 서는 일본 음식점에서 식사하기 등. 단순히 비싼 게 문제가 아니다. 화제가 될 만한 것이기 때문에 남들보다 앞서, 공들여 소비한다. 취미
[도서]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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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그렇다고 한다.
매끄러운 사회생활의 기본 요건 중 하나는 상대가 나로 인해 미소짓게 만드는 칭찬이다. 이 칭찬은 약간의 허풍과 때로는 심각한 거짓말을 포함한다. 새 헤어스타일 근사한데요. 목소리가 참 좋아요. 구두(가방, 귀걸이, 옷 등의 각종 장신구) 예뻐요. 말을 정말 잘하시네요. 다리가 어쩜 그렇게 길어요? 글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영화 좋게 봤어요. 연기에 물이 올랐어요. 내가 하는, 혹은 내 주변에서 만연한 거짓말은 저런 식이다. 약간 좋아하는 마음에 ‘성의’를 더하면 모두 기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거짓말이 거짓말 아닌 것이 될 수는 없다.
독일의 기자이자 칼럼니스트인 위르겐 슈미더는 40일 동안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사는 실험을 했다. <슈퍼사이즈 미>의 모건 스펄록 감독이 맥도널드만 먹고 살았던 실험보다 훨씬 위험한 실험이었다. 설령 거짓이라 할지라도 좋은 말을 듣고 싶어 하는 게 인간 심리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거짓말 없인 못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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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매트릭스>의 스미스 요원은 말했다. “내가 보기에 인간들은 고통 속에서 삶을 인지하는 것 같아.” 이 통찰은 야구와 야구팬의 관계에도 고스란히 대입할 수 있다. 상당수의 야구광들은 고통 속에서 야구를 인지한다. 그러니까 ‘인생 역전타’ 운운하며 승리의 스포트라이트에만 삶을 견주는 건 사실 허황되기 짝이 없는 비유다. 9회말 투아웃에 짜릿한 끝내기란 그야말로 로또. 뜬공이나 내야땅볼, 삼진으로 허망하게 물러나는 70% 이상의 타석과 연간 절반가량의 패배를 견디면서도 또 내일의 시합을 기다리는 것. 그게 야구팬이다. 야구소설로서 <서울대 야구부의 영광>이 지닌 최고의 가치도, 야구와 삶의 공통분모가 그 쓰라린 도정에 있다는 것을 직시하는 데 있다. 서울대 야구부 출신의 주인공 김지웅은 직장도 잃고 이혼까지 당해 앞날이 막막한 35살의 남자. 오랜 꿈인 영화 제작을 통해 재기를 모색하던 그는 자신이 몸담았던 서울대 야구부 이야기를 시나리오로 써보려 하나, 팀
[도서] 지는 야구도 야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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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죽으면 좋겠다. <미스터 피넛>은 어느 남편의 공상에서 시작한다. 얼마나 사이가 안좋으면 아내가 죽기를 바라느냐고? 사실 데이비드 페핀은 아내를 사랑했고, 사랑한다. 사랑의 깊이와 관계없이, 그는 아내의 죽음을 상상하는 일을 멈출 수 없다. 그가 아내에게 느끼는 욕망과 불안이 한차례 고루 묘사되고 나면, 이번에는 얼마 뒤의 시간으로 점프한다. 데이비드의 아내가 죽었다. 한번 먹으면 생명이 위험한 알레르기가 있는 피넛 버터를 먹고 죽었다. 가장 먼저
용의선상에 오른 사람은 남편 데이비드. 그런데 그사이, 그의 아내 앨리스는 1년간 다이어트에 대성공해 아름답고 자신만만한 여인이 되었지만 두 부부는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었음이 밝혀진다. 이 죽음을 수사하는 두 형사는 데이비드와 앨리스의 결혼생활의 내막을 수사하는데, 이들또한 집에 가면 아내와 문제가 있는 건 매한가지다. 결혼을 결심했던 때의 아내는 대체 어디로 갔단 말인가! 아름답고 섹시하고, 결혼해서 평생 같이 있고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사랑해 그리고 증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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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시즌이 시작되었다. 야구 팬들을 위한 1년용 바이블 <프로야구 스카우팅 리포트: 베이스볼 2011>이 출간되었다. 한국 프로야구의 지난 30년을 정리하는 기사가 있고, 외국인 선수 집중분석, 신인 리포트, 프로야구 선수의 하루 따라잡기 같은 기사들도 구색을 맞추고 있긴 한데 케이블TV 야구 프로그램 좀 본다는 사람이 반길 수준은 아니다. 8개 팀의 2010 시즌 리뷰, 2011 시즌 프리뷰, 선수별 기록, 팀 전력분석이 곁들여진 ‘스카우팅 리포트’가 이 책의 백미. 야구 팬이라면 TV 옆에 이 책 한권 갖춰두시라. 어쩐지 학습지 외판원 멘트같이 들린다는 건 알고 있지만 정말 도움 된다.
얼굴만 봐도 타율, 홈런, 도루 개수가 떠오르는 응원 팀 선수 기록은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상대 팀 감독이 갑자기 마운드에 올린 계투 선수의 방어율이 궁금하다든지, 응원 팀 4번 타자가 몸에 맞는 공이 올해 부쩍 늘어난 것 같은데 그게 기분 탓인지 실제 기록
[도서] 야구 팬은 이 책을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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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한 것이 필요했다. 절제하는 마음 같은 것은 고이 접어 책상 맨 아래 서랍에 넣어두고, 마냥 혈당수치를 높이고 싶은 마음. 요 몇달간 책과 뉴스를 보며 인류의 미래를 너무 고민했더니(내 미래가 더 큰일이다!) 머릿속에 ‘달달한 것’ 빼고는 아무 단어도 남아 있지 않게 되었다.
여기서 잠깐. ‘달달한 연애담’이란 무엇인가. 사랑 이야기도 계절을 탄다. 예컨대 한스 에리히 노삭의 <늦어도 11월에는>은 비극적인 멜로드라마다. 치가 떨릴 정도로 아름답다! 비극이 사람 마음을 홀린다는 말을 알 수 있다. 낙엽지는 가을에(제목에 명기된 시기쯤 읽으면 된다) 어울리고, 사운드트랙으로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 같은 곡이라도 들었다가는, 슬픔에 취해 다음날 숙취를 느끼기 십상이다.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 혹은 누구 하나가 죽는 사랑에 대한 처연한 아름다움을 그리는 소설은 주로 명작으로 꼽히지만, 그와 반대로 주인공들이 알콩달콩 시시덕거리기 좋아하며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여친 미소’를 지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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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도 보고 싶다. 그가 끝까지 싸우는 모습을 보고 싶다. 문패까지 달린 집들이 고스란히 수몰된 마을과 최후의 결전이 벌어지는 등대마을을 보고 싶다. 이런 생각은 아마 바람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다. <7년의 밤>을 읽은 이라면 누구라도 영상화에 욕심을 낼 테니까. 책읽기를 멈출 수 없는 이야기의 힘, 인물들이 가진 생생한 매력, 취재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배경설명과 최후의 순간에 다다르고야 해결 가능한 미스터리. 출간된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책을 읽기 시작한 사람들이 단숨에 끝까지 읽고 “재밌죠?” 하고 묻는 일이 자주 있는 건 아니다. <7년의 밤>은 그런 책이다.
갓 스물을 넘긴 서원은 숨어 살고 있다. 그의 아버지가 사형집행을 앞둔 ‘살인마’이기 때문이고, 지난 7년간 그가 새 삶을 찾으려 할 때마다 기어코 찾아내 그의 과거를 고하는 잡지를 주변에 뿌리는 누군가가 있기 때문이다. 환갑을 넘긴 청년회장이 있는 바닷가의 가난한 마을에 간신히 자리를 잡
[도서] 악마가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