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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홍콩영화 르네상스 올까?

2002년 최고의 화제작 <무간도> 속편 제작 줄이어

2002년 말 홍콩 영화계에는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공개 전부터 제작진과 출연진들의 화려한 진용으로 적잖은 기대를 모았던 <무간도>(無間道)의 성공으로 그동안 구겨졌던 홍콩 영화인들의 자존심이 회복된 사건이었다. 지난해 12월, 또 다른 화제작 <영웅>과 같은 시기에 개봉해 5천만홍콩달러라는 ‘기적’적인 흥행 스코어를 기록하며, 침체된 홍콩 영화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준 <무간도>는 올 금상장영화제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상을 휩쓸며 그 완성도까지 인정받은 작품이다.

홍콩 영화인들의 희망으로까지 여겨지는 <무간도>가 이 여세를 몰아 속편 제작에 착수한 것은 당연한 수순처럼 보인다. 지난 5월12일 크랭크인에 들어간 <무간도>의 2편 <무간도전전>(無間道前傳)은 <무간도>의 프롤로그에서 빠르게 편집되었던 양조위와 유덕화의 젊은 시절, 각각 조직과 경찰에 잠입하는 과정과 그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무간도>에서 인상적인 조연 연기를 선보였던 베테랑 배우 황추생(양조위의 상관)과 증지위(유덕화의 보스)가 이번에는 좀더 비중있게 다루어지고, 여기에 증지위의 여인으로 유가령이, 양조위와 같이 조직에 잠입했지만 조직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찰 역으로 오진우가, 황추생의 상관 역에 대륙배우 호군이 열연할 예정이다. <무간도>에서 상대적으로 적게 묘사된 양조위와 유덕화의 사생활도 이번에는 충분히 감상할 수 있겠다. 다만 양조위와 유덕화의 젊은 시절 역으로 분한 진관희, 여문락 두 젊은 배우가 그들의 자리를 대신할 것이다.

올 9월 크랭크인하는 <종극무간>(終極無間)으로 알려진 3편은 <무간도>의 진정한 후속편이랄 수 있다. 아직 완성된 시나리오가 나오지 않아 다시 캐스팅된 양조위가 어떻게 부활할 것인가를 놓고 여러 말들이 오가고 있는데, 양조위의 심리치료사로 분한 진혜림이 회상신에 등장할 것이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3편이 화제를 모으는 또 다른 이유는 양조위, 유덕화 외에 홍콩 연예계 4대천왕 중 한명인 여명이 가세하기 때문이다. 그는 여기서 유덕화와 맞수를 이루는 경찰로 출연할 예정이다.

제작사인 환아공사에서 1억홍콩달러를 투자하며 ‘홍콩판 <대부>’를 꿈꾸는 <무간도> 시리즈는 현재 워너브러더스사가 리메이크 판권을 확보한 상태이다. <무간도>의 유위강 감독은 금상장영화제 시상식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무간도>가 홍콩 영화의 돌파구를 만들어줬다”며 홍콩 영화시장에서의 이 영화의 중요성과 앞으로 진행할 속편 제작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2년여의 시나리오 작업 끝에 탄생한) 기존 홍콩 장르영화로부터 진일보한 스토리, 홍콩 최고의 제작진(팡브러더스도 편집으로 참여하고 있다)과 스타시스템 등 지금까지의 홍콩영화와 다른 시도를 하고 있는 <무간도> 시리즈가 침체 일로의 홍콩영화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를지, 이제는 추억 속에 자리잡은 홍콩 키드들의 ‘영웅본색’ 시대를 다시 불러올지는 속편이 공개된 이후에나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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