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죽음은 내게 주어진 마지막 자유였다.”26년 전, 수심을 알 수 없는 바다에서 다이빙을 하다 전신마비자가 된 남자가 있다. 라몬 삼페드로, 무기력한 전신마비자이기 보단 의욕적이고 이성적인 모습으로 죽을 수 있는 권리를 찾고자 했던 그에게 바다는 단 1미터도 움직일 수 없는 인생을 안겨준 공간이자, 영원한 자유를 소망하는 꿈의 공간이다. 가족들의 헌신적인 뒷바라지 속에 침대에 누워서 오로지 입으로 펜을 잡고 글을 써왔던 그의 소망은 단 하나, 안락사로 세상을 떠나는 것이다.
죽음의 자유가 있는 그곳, <씨 인사이드>
한편, 라몬을 찾아온 두 명의 여자가 있다. 통조림 공장에서 일하는 수다스럽지만 순수한 여인 로사. 라몬이 스스로 생을 끊으려고 한다는 소식을 듣고 무턱대고 그를 찾아와 친구가 된 그녀는 라몬을 사랑하게 되고, 급기야 자신을 위해 삶을 포기하지 말라고 설득한다. 또한 퇴행성 질환을 앓고 있는 변호사 줄리아. 라몬의 자유로운 삶을 위해 안락사 소송을 도와주는 동안 그녀는 그에게 점점 사랑을 느끼지만, 그 감정조차도 그들에겐 너무나 버거울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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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나에게 있어 마지막 자유였다”
의무가 아닌 권리로서의 삶을 주장하는 라몬 삼페드로의 실화를 재조명한
스페인의 천재 감독,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의 <씨 인사이드>
24세의 젊은 나이, 독특한 기법의 스릴러 영화 <떼시스>로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던 스페인의 감독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가 <오픈 유어 아이즈> <디 아더스>를 거쳐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의 찬사 속에 <씨 인사이드>로 돌아왔다. 제 77회 아카데미영화제, 62회 골든글로브영화제 외국어영화상 수상, 61회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과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씨 인사이드>는 스페인의 전신마비자 라몬 삼페드로의 안락사 문제라는 뜨거운 논쟁을 조명한 작품. 이번 영화 역시 감독 스스로 자신의 ‘궁극의 테마’라고 주장하는 ‘죽음’을 다루고 있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판타지와 현실, 죽음과 삶의 경계선에서 오는 신비롭고도 몽환적인 정서를 누구보다도 탁월하게 포착해내는 스타일리스트인 스페인의 천재 감독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는 <씨 인사이드>에서도 죽음의 자유를 찾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자신만의 색깔로 그려낸다. 마치 새가 훨훨 날아가는 시점으로 내려다 보이는 바다와 산, 눈이 부시도록 푸른 바다의 수평의 모습과 어우러진 음악은 아메나바르 감독이 해석한 라몬의 억눌린 욕망의 판타지. 감독은 특별히 <씨 인사이드>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이며 연출, 각본, 제작, 편집, 음악까지 1인 5역으로 종횡무진 활약하며 영화에 혼을 불어넣었다. 또한 이번 영화로 베니스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하비에르 바르뎀은 휠체어 조차 거부하고 30여년 동안 침대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던 전신마비자의 고통을 훌륭하게 표현했다. 항상 밝은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유머를 통해 주위 사람을 웃게 했던 한편, 냉정함을 잃지 않고 자신의 삶을 직시했던 그의 굳건한 내면 연기는 ‘영화의 심장부’라는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냈다.
쉽게 결론짓기에는 너무나 깊이 얽혀있는 삶과 죽음, 그 권리와 의무에 관한 논쟁을 통해 관객에게 자유로운 삶의 의미와 인간의 존엄성을 조심스레 묻고 있는 <씨 인사이드>. 영화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벅찬 감동으로 관객에게 다가와 엔딩크레딧이 끝날 때까지도 자리를 뜰 수 없게 만드는 뜨거운 여운을 남겨줄 것이다.
영원한 자유를 위한 숭고한 투쟁
뜨거운 논쟁과 감동 속에 라몬 삼페드로가 전하는 “지옥으로부터의 편지”
“죽음은 항상 존재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죽음도 결국은 삶의 한 부분입니다. 만약 재판을 하게 된다면 그들은 나에게 왜 장애를 극복할 방법을 찾지 않냐고 물을 겁니다. 휠체어를 받아 들이는 건, 희망의 부스러기들을 받아들이는 것과 같습니다. 지금 당신은 거기 앉아있고 나와는 1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있지만 나에게는 당신에게 다가갈 수도, 당신을 만질 수도, 극복할 수 없는 거리입니다. 내겐 그저 환상일 뿐이죠.”
- <씨 인사이드>, 라몬 삼페드로의 대사 中
라몬 삼페드로. 노르웨이 상선 수리공으로 일하며 전세계를 떠돌았던 그는 25세의 나이에 수심을 알 수 없는 바다에서 다이빙을 하다 목뼈를 다쳐 평생을 침대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는 전신마비자로 살아가야 했다. 3시간에 한 번씩 욕창을 예방하기 위해 남의 손을 빌어 자신의 위치를 바꿔야 했으며, 하루종일 TV를 보거나 멍하니 창 밖을 내다보며 공상에 빠지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그는 어머니가 바로 옆에서 쓰러졌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기자신을 발견하던 날, 생애 최고로 무능함을 느꼈던 순간이었다고 고백한다. 천주교 신자가 인구의 9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스페인에서 전신마비자로서 죽음에의 권리를 찾고자 했던 그는 끝내 안락사를 법적으로 인정 받지 못한 채 여자친구의 도움으로 1998년 1월13일 다량의 수면제를 복용한 후 자살했다. 그가 여자친구의 도움을 받아 죽음에 이르렀다는 사실은 사후에 밝혀져 “삶에 대한 존중 의식이 상실되었다”는 뜨거운 비난과 “낙태를 결심하는 여성의 법적 권리는 인정하면서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해방되고자 하는 장애인의 권리는 인정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반론이 첨예하게 대립되며 스페인 전역을 뜨거운 논쟁으로 들끓게 만들었다. 이러한 문제적 이슈를 조명한 사람은 다름아닌 스페인 출신 감독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그는 영화를 만들기 몇 년 전 우연히 읽게된 라몬의 저서 ‘지옥으로부터의 편지’에 완전히 매료 당했으며, 즉시 그의 주변사람들을 찾아 다니며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는 그 과정에서 그가 왜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야 하는가의 이유가 점점 명확해지기 시작했다고.
영화 속 대사처럼 ‘웃으면서 우는 법’을 알고 있다고 했던 라몬 삼페드로는 실제로도 항상 주변인들에게 끝없는 웃음을 선사했다. 또한 그는 자신의 마지막 자유를 위하여 매우 냉철한 논리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비롯한 종교 관계자와 인권관련 인사들에게 편지를 써 자신의 안락사 문제에 도움을 받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끝내 유럽 인권재판소에서도 그의 안락사 소송이 승소하지 못했고 그는 주변인의 도움을 통해 세상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에게 있어서는 마지막 자유였던 ‘죽음’, 그리고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헌신적인 사랑과 우정으로 빚어진 세상에서의 가장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별은 우리에게 좀처럼 잊혀질 수 없는 뜨거운 동요를 일으킬 것이다.
우정과 사랑, 헌신으로 가득한
<씨 인사이드> 속 라몬 삼페드로의 주변 인물들
로사 | 롤라 두에냐스
“당신이 살고 싶도록 만들어주고 싶어요”
통조림 공장에서 일하는 두 아이의 엄마. 전신마비자 라몬의 이야기를 듣고 무턱대고 그를 찾아와 삶을 포기하지 말라고 설득했다. 얼핏 보기에는 조심성 없고 단순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누구보다도 용감하며 순수한 영혼을 지닌 여성. 비록 그녀는 죽음에 대해 라몬과는 상반된 견해를 가지고 있었지만 세상에서 둘도 없는 따뜻한 우정과 사랑을 지니고 그를 대했고 라몬도 점점 그녀를 향한 마음을 열게 된다. 그녀는 결국 자신이 사랑하는 라몬 삼페드로가 소망하던 죽음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
훌리아 | 벨렌 루에다
“결국 나도 식물인간이 되겠죠… 그 전에 당신을 돕고 싶어요…”
라몬 삼페드로의 안락사 소송을 도와주기 위해 찾아온 변호사. 그녀 역시 퇴행성 질환을 앓고 있었기에 누구보다도 라몬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라몬은 그녀와 지적인 교감을 느꼈으며, 그녀는 그에게 더없는 정신적 힘이 되어주었다. 그의 책 ‘지옥에서 쓴 편지’를 출간하기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그를 도왔으며, 그와 수많은 편지를 나누며 사랑을 키웠다. 끝내는 관객에게 가슴 아픈 결말을 안겨주었지만, 라몬은 죽는 순간까지 그녀와의 사랑을 꿈꾸며 눈 감았을 것이다.
하비 | 따마르 노바스
“삼촌의 시, 이제 이해했어요.”
라몬의 조카. 실제로 라몬 삼페드로는 여러 명의 조카가 있었지만, 영화 속에서는 하비라는 소년 한 명의 캐릭터로 함축되었다. 삼촌이 입으로 쓴 편지와 글들을 컴퓨터로 정리해 주었으며, 그가 조금이라도 편안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발명품을 만들었다. 겉모습만 보면 그저 철부지 사춘기 남자아이처럼 보이지만, 가장 가까이에서 라몬을 지켜주었던, 누구보다도 성숙한 영혼을 지닌 소년이다.
마뉴엘라 | 마벨 리베라
“누가 옳고 그른지는 몰라요. 하지만 분명한 건 그를 내 아들처럼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뜻하지 않은 불의의 사고 이후, 매일처럼 라몬의 병수발을 들었던 형수. 단 마디 불평 없이 그의 곁에 있어주었던 그녀였지만 “주변인들의 사랑이 부족해 그가 죽음을 결심했을 것이다”라는 사람들의 무책임한 발언에 큰 상처를 입기도 했다. 그의 형 호세가 라몬을 누구보다도 사랑했기에 그를 떠나보내고 싶지 않았다면, 끝까지 그의 편에 서서 그가 원하는 죽음에 이룰 수 있기를 도와주었던 그녀는 자식의 소원이라면 무엇이든 들어주고 싶은 어머니의 마음처럼 깊고 넓어 보는 이들에게 가슴 찡한 감동을 준다.
Production note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 인터뷰
INTERVIEW WITH ALEJANDRO AMENABAR
“내 영화에서 죽음은 궁극의 테마이다.”
1. <디 아더스>의 차기작으로 <씨 인사이드>를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
진부하게 들릴 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항상 관객으로서 극장을 찾아가보고 싶은 영화를 만든다. 나는 라몬 삼페드로의 책을 몇 년 전에 읽었고, 책을 읽으며 그가 이야기를 하는 방식에 완전히 매료 당했었다. 나는 그의 주변 인물들을 찾아 다니며 질문을 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내가 왜 이 이야기를 영화로 찍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찾을 수 있었기에 매우 안도했다. 라몬의 책은 단순히 책, 그 이상으로 가치 있다. 내가 이 영화를 찍겠다고 결심했을 때, 가장 중요했던 것은 바로 이야기이었다. 나는 이 영화에서 이야기와 함께 작업을 했다고 볼 수 있다.
2. 실화를 영화화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가?
영화가 보다 드라마틱하게 보이게 하기 위해서, 그리고 라몬의 이야기를 두 시간 내로 압축하기 위해서는 몇몇 캐릭터는 생략하거나 한 명으로 합쳐야만 했다. 예를 들어 책에서는 라몬 주변에는 훌리아를 비롯한 7명의 여자들의 에피소드가 있었지만 영화에서는 훌리아 한 명으로 함축했다. 라몬의 이야기 중에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그의 주변에는 항상 여자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영화에서 훌리아는 이미 수족을 잃은 상태의 그와 사랑에 빠졌었던 7명의 여인들을 통합한 한 명의 캐릭터이다. 영화에서 조카 역할을 맡은 하비 역시 마찬가지다. 하비는 라몬의 실제 삶에서도 같은 일을 했었다. 그러나 그의 실제 조카들은 여러 명이었다. 이런 각색들은 극을 좀더 부드럽게 흘러가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3. 어떻게 이토록 죽음을 직시하면서도 빛나는 영화를 만들 수 있었나?
왜냐면 우리 모두 라몬의 카리스마에 반했기 때문이랄까. 가장 큰 변화는 하비에르 바르뎀 그 자신이다. 라몬의 모순을 가진 인물이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매우 적극적이지만 그는 죽기를 원한다. 내 영화들에서 ‘죽음’은 궁극의 테마다. <디 아더스>는 죽음으로부터 오는 가족의 어두운 모습을 그렸고, <씨 인사이드>는 삶 속에 비치는 죽음의 모습을 담았다. 나는 바로 이런 것들이 삶 속에서 오는 가장 자연스러운 광경이라 생각한다. 가장 빛나는 것으로부터 오는 가장 자연스러운 광경일 것이다.
4. 이런 스토리의 영화들은, 대게 유머를 기대하기 힘든 편인데…
라몬과 아주 친했던 한 사람이 나에게 라몬은 매우 유머러스한 사람이라고 거듭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는 그가 처한 상황에서도 웃을 수 있는 사람이었고, 죽음을 둘러싼 아이러니한 투쟁을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매우 꾸준히 그의 주변 여자들에게 농담을 건넸다. 그러나 나는 그를 아무 때나 막무가내로 남을 웃기려 드는 일종의 ‘익살꾼’ 이미지로 그리고 싶진 않았다. 하비에르는 라몬의 캐릭터에 매우 적절한 톤을 불어넣었고, 그 캐릭터는 정말 완벽했다.
배우와 스탭
감독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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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몬 삼페드로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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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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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사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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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뉴엘라 삼페드로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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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페르난도 보바이라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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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
마테오 길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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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하비에르 아귀레사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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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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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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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벤자민 페르난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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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
소냐 그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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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급
스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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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스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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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홈
http://www.theseainside.com/
수상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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