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겨울 코펜하겐의 하루...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그해 겨울 코펜하겐의 하루사랑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지하철 플랫폼에서, 서로를 알아보다.
스물 아홉의 포토그래퍼 알렉스는 어느날 애인을 바래다주던 길에 다른 사랑에 빠져버린다. 첫눈에 알렉스를 사로잡은 그녀의 이름은 아메! 소설가인 남편의 출판기념 행사차 코펜하겐을 방문중이다. 아메를 발견한 알렉스가 무언가에 홀린 듯 몇 번이고 카메라의 셔터를 누를 때, 그녀 역시 그를 알아보고 미소짓는다. 결국 알렉스는 애인을 홀로 남겨둔 채 아메의 뒤를 따른다.
카페에서, 첫인사를 나누다.
카페에 앉아있는 아메에게 알렉스가 다가와 인사를 건넨다. 같이 갈까요? 네? 로마에 같이 갈래요? 아메는 마치 오래전부터 알아온 사람처럼 첫마디에 함께 떠나자는 알렉스에게서 운명적인 사랑을 예감한다. 왜 나죠? 내가 당신의 꿈이라면 당신은 내 사람이니까 그날 밤, 두 사람은 아메의 남편이 자리를 비운 호텔에서 격정에 휩싸인 하룻밤을 보낸다.
또 다른 카페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지만...
다음날 아침 알렉스는 갑자기 달라진 세상과 마주친다. 시몬느와 함께 지내던 집이 사라지고 그의 절친한 친구, 아버지, 심지어 시몬느조차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 그의 존재는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당혹감과 혼란스러움에 휩싸인 채 그는 아메와의 약속장소로 달려간다. 사랑하는 아메, 그녀는 알렉스를 알아봐줄까... 모든 것을 버리고 로마로 함께 떠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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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연기처럼 흩어진 사랑을 추억하며... 사랑을 잃은 이들에게 바치는 상실의 시more
우리는 어떻게 한순간에 사랑에 빠져버렸던가? 어떻게 그 소중한 사랑을 잃어버렸던가? [리컨스트럭션]은 사랑(Falling in love)이라는 위대한 마술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가슴이 무너지는 이별, 실연의 안타까움을 아프게 그려내면서, 돌이켜보면 시작도 끝도 알 수 없는 사랑의 기억을 재구성한다.
사랑의 시작은 달콤하다. 알렉스는 아메에게 첫눈에 반한다. 그녀를 처음 보자마자 그의 가슴은 미친 듯이 뛰기 시작하고 그의 정신은 아득한 심연을 향해 곤두박질친다. 알렉스는 무작정 처음 본 그녀의 뒷모습을 쫓는다. 달콤한 첫 만남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마치 이 사랑을 위해 무엇을 얼마나 포기할 수 있느냐는 질문처럼, 세상의 어느 누구도 알아봐주지 않는, 외톨이가 되는 악몽 같은 일이 벌어진다. 이제 알렉스는 자신의 사랑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유일한 해답은 아메의 사랑, 그에 대한 믿음이지만, 이 순간 그는 의심과 불안, 두려움으로 가득차있다. 한때 그토록 확신했던 사랑은 어느 순간 모호한 대상으로 변해버리고 그 앞에서 주저하고 머뭇거리던 알렉스는 로마로 떠나자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만다. 그 순간 사랑은 사라져버린다.
[리컨스트럭션]은 사랑에 빠지는 들뜬 기분과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불안 사이를 맴돌며 연인들이 느끼는 섬세한 떨림을 포착해낸 작품! 사랑을 잃고 가슴앓이 한 적이 있는 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면서, 희미해진 옛사랑을 돌이키게 될 것이다.
사랑이란, 설명할 수 없는 것!
사랑을 대하듯 머리로 분석하기 보다는 가슴으로 느껴야 하는 영화!
사랑에 대한 정의는 수 없이 많고 지금도 생산중이다. 이것은 역설적으로 사랑의 실체가 곧바로 파악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랑에 빠진 사람 역시 자신도 이해할 수 없는 심리상태와 직면하게 된다. [리컨스트럭션]이 진부한 러브스토리와 차별화되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신파적인 내러티브를 거부하고, 사랑 그 자체처럼 쉽게 설명할 수 없다는 것.
코펜하겐에서의 24시간, 알렉스와 아메는 단 하루동안 사랑과 이별을 반복한다. 영화는 교묘하게 조작된 퍼즐을 연상시킨다. 만남은 반복되고 변형된다.(가슴 아픈 사랑의 기억이 남아 두고두고 재구성되듯이 영화는 알렉스와 아메의 첫만남부터 3번이나 반복, 복제, 변형되었다.) 물건들은 주인을 옮겨 다니고 기억은 현실과 꿈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아메에게 주었던 라이터가 그녀의 소유로 둔갑하고 그녀가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며 건네주었던 반지는 이미 알렉스가 그녀에게 주었던 반지인 것으로 밝혀지고 알렉스가 아메에게 건넨 사진은 갑자기 지하철역에 대형그림으로 등장한다.
[리컨스트럭션]의 조각들을 모아 퍼즐의 완성을 시도할 수는 있겠지만, 이는 부질없는 일이다. 파편들을 더듬어가는 동안 가슴 저릿한 아픔을 느낌을 받는 것으로 충분하다. 사랑은 정답이 없는 수수께끼로 가득 차 있고, 우리는 번번이 그 미로에서 길을 잃는다. 마치 영화 속의 알렉스와 아메가 그런 것처럼.
최고의 스타일리쉬 러브스토리
대담한 카메라워크가 돋보이는 신선하고 감각적인 영상
사랑의 시작과 끝, 사랑이라는 마술과 상실의 아픔 사이를 오가는 주인공들의 심리와 무의식은 다양한 스타일의 영상으로 표현된다. 스타일리쉬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낡은 듯 하면서도 동시에 현대적인 느낌의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감독은 새로운 테크닉을 다수 사용했지만, 매우 오래된 기법도 마다하지 않았다. 촬영감독 마누엘 알베르토 클라로는 감독과 대학시절부터 팀을 이뤄 작업한 파트너로, 영화의 성격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 작품 전체에 풍부한 표정을 불어넣었다. 장면들은 반복해서 변주되면서 우연을 낳고 현기증을 일으킨다.
두 손 사이의 허공에 담배를 띄우는 마술, 추락하는 남자의 판타스마고라(만화경 트릭), 위성사진으로 표현되는 코펜하겐의 지리, 능수능란한 스타카토 리듬을 보여준 아버지의 공원시퀀스, 초고속으로 질주하는 지하철의 이미지등은 이 영화의 실험적인 영상 미학을 보여준다. 특히 열정에 휩싸인 연인의 모습은 극단적인 클로즈업들로 표현하면서 대사나 내러티브에 의존하지 않고도 층분히 감정을 전달하고 있다. 다양한 기법들이 돋보이지만 알렉스와 아메의 눈부신 러브메이킹 몽타주는 특히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눈부신 색감의 클로즈업 스틸들을 연속으로 보여주는 이 장면은 어떤 영화의 베드씬보다도 격정적이다.
촉촉하게 가슴을 적시는 영화음악
프레드 아스테어의 Night & Day부터 베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까지
영화가 끝난 후에도 그 여운과 함께 기억될 음악들은 [리컨스트럭션]을 세련되고 감성적인 러브스토리로 만든 일등공신! 영화가 시작되면 고속으로 촬영한 도시의 전경이 독특한 도시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가운데 미국의 전설적인 재즈 작곡가 콜 포터의 곡 [Night and day]가 프레드 아스테어의 목소리로 울려퍼진다. 공중에 담배를 띄우는 마술사의 이미지 위에 겹쳐지면서 곧 벌어질 마술 같은 사랑의 시작을 예고한다.(사실 Night and day는 단순한 삽입곡이 아니라 영화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며 매혹적인 드라마의 써클을 만들어내는 특별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영화 속의 알렉스와 아메는 밤이든 낮이든 언제나 당신만을 사랑하고 생각하겠노라 맹세하는 노래의 가사처럼 깊은 사랑을 나눈다. 두 사람이 데이트를 즐기며 공원에서 춤출 때 흐르는 곡은 보사노바 풍으로 노래한 Charles Wilp의 Mad. Ave. Perfume Ad.
감미로운 목소리, 쉬크한 매력이 넘치는 두 곡의 노래가 달콤한 사랑의 기억을 터치한다면, 장엄하게 울려퍼지는 베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는 절망적인 상실의 순간을 비극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이미 영화 [플래툰]에 삽입되어 영화음악 매니아들의 사랑을 받은 이 곡은 시험에 닥친 연인의 위기감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주인공들의 사랑이 지켜질 것인가에 대한 긴장감을 증폭시키며 관객을 숨죽이게 만든다.
[소년 소녀를 만나다], 오르페우스, 카프카와 베케트.
영화는 물론 신화와 소설, 희곡, 사진 등 다양한 문화의 영향을 재구성
[리컨스트럭션]이 전형적인 러브스토리 플롯에 기반해 있으면서도 그와 격을 달리하는 것은 다양한 문화에서 수용한 영향을 작품 안에서 훌륭하게 조율해냈기 때문이다. 소문난 영화광인 감독 크리스토퍼 부는 그의 장편 데뷔작에서 존경하는 감독들, 그들의 영화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는다. 많은 비평가들이 지적한 것처럼 기본적인 플롯은 레오 까락스의 [소년 소녀를 만나다]를 연상시키며 이외에 오손 웰즈, 장 뤽 고다르의 터치도 느껴진다.
사랑에 빠진 알렉스의 삶이 하루아침에 송두리째 변해버리는 설정은 카프카의 주인공들이 겪게 되는 시련과 닮아있다. 살던 집은 사라지고, 주위 사람들은 아무도 그를 기억하지 못한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알렉스는 카프카의 주인공들처럼 당혹스럽기만 하다. 그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시련에 휩싸이고 영문도 모른 채 심판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한편 도무지 알 수 없고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사랑, 그와 닮아있는 영화의 구성방식은, 같은 상황을 다른 버전으로 되풀이하는 베케트의 특유의 매력이기도 하다. 또한, 지하철 역에서 뒤를 돌아보고 아메가 사라진 것을 확인하는 알렉스는 오르페우스의 분신이다. 그리스 신화 속에서, 지옥에서 아내를 찾은 오르페우스는 지상이 나올 때까지 뒤돌아보지 말 것을 명령받는다. 그러나 의심과 불안 속에서 오르페우스는 뒤를 돌아보고 그 순간 아내는 돌이 되고 만다. 사랑을 잃고 혼자 남겨진 알렉스의 뒷모습은 오르페우스에게 새겨진 뼈아픈 상실의 상처와 겹쳐진다.
무엇보다도 [리컨스트럭션]에서 감독이 특별히 언급하는 오마주의 대상은 프랑스의 사진가 라끄-앙리 라르띠끄(1894-1986)이다. 라르띠끄는 방황하는 시대에 보헤미안의 눈으로 본 상류 계층의 삶을 사진으로 찍었다. 알렉스가 바에서 집어든 사진, 알렉스가 아메를 잃은 지하철 역을 가득 메웠던 사진이 바로 라르띠끄의 작품이다. 감독과 촬영감독은 [리컨스트럭션]에서 스틸만을 이용한 인상적인 베드씬 역시 라르띠끄와 현대 사진의 영향이라고 고백한다.
Hr. Boe & Co.
감독, 각본 크리스토퍼 부. 프로듀서 티네 그루 파이퍼. 촬영 마누엘 알베르토 클라로. 음향 모튼 그렌으로 이루어진 드림팀. 단편 3부작 [강박(Obsession) (1999)], [순결(Virginity) (2000)], [불안(Anxiety) (2001)]으로 호흡을 맞추었다. 졸업 작품인 [불안]은 프랑스의 푸아티에에 있는 국제 영화학교 축제에서 Prix Decouverte de la Critique Francaise를 수상했고 2002 깐느 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상영되기도 하였다.
이들의 첫 장편 [리컨스트럭션]은 졸업 작품인 [불안]을 인상 깊게 본 노르디스크 필름의 제작자 오케 산그렌과 라스 키엘가르드가 크리스토퍼 부에게 연출을 제안하면서 시작되었다. 크리스토퍼 부는 단편을 만든 팀 전체와 함께 작업하는 것을 조건으로 제안을 수락했던 것. 이들은 깐느 영화제 때 자신들의 팀 이름이 새겨진 티셔츠를 똑같이 입고 나와 단단한 결속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리컨스트럭션]의 독특한 분위기와 인상적인 영상은 오랜 시간동안 함께 호흡해온 독특한 팀플레이의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음 작품인 [알레그로]는 10년 만에 덴마크로 되돌아온 피아니스트에 대한 이야기. 주인공은 콘서트 한 두 시간 전에 갑자기 연주능력을 잃어버린다. 누군가 그의 과거를 납치하고 재능까지 가져갔다는 기발한 설정으로 이들은 또 한번 세상을 놀라게 할 준비를 하고 있다.
배우와 스탭
감독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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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티네 그루 파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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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
크리스토퍼 부
모겐스 루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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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마누엘 알베르토 클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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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토마스 크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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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페터 브란트
미켈 E.G. 닐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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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마르틴 데 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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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
가비 훔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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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노르디스크 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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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급
(주) 백두대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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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주) 백두대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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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홈
http://cinecube.net/cine/reconstru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