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의 신성 아핏차퐁 위라세타쿤의 세 번째 장편영화인 <열대병>은 낯선 영화다. 영화의 절반은 병사와 소년의 수줍은 로맨스에 할애된다. 두 사람은 따사로운 햇살이 가득한 마을을 거닐다가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영화를 보러가고, 가라오케에서 수줍게 노래를 부른다. 부유하는 행복한 이미지들을 뒤로 하고 밤이 찾아온다. 그러자 그 순간 갑자기 화면이 정지한다.
영사사고가 발생한 것은 아닌지 의아해질 무렵, 영화는 별안간 전반부와 전혀 다른 세계 속으로 관객을 데려간다. 병사는 어두운 정글을 헤매이며 호랑이의 유령을 쫓아다니고, 위라세타쿤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정글을 조명 하나 없이 무성영화처럼 찍어낸다.
전반부의 드라마와 후반부의 판타지를 연결하는 이상한 순환구조가 관객을 혼란스럽게 만들 테지만, 퀴어영화와 타이 민담이 뜬금없이 뒤섞인 이 아방가르드한 실험영화는 불가해하면서도 매혹적인 영화적 경험이다. 제 57회(2004년) 칸영화제에서 찬반양론을 불러일으키며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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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사사고가 발생한 것은 아닌지 의아해질 무렵, 영화는 별안간 전반부와 전혀 다른 세계 속으로 관객을 데려간다. 병사는 어두운 정글을 헤매이며 호랑이의 유령을 쫓아다니고, 위라세타쿤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정글을 조명 하나 없이 무성영화처럼 찍어낸다.
전반부의 드라마와 후반부의 판타지를 연결하는 이상한 순환구조가 관객을 혼란스럽게 만들 테지만, 퀴어영화와 타이 민담이 뜬금없이 뒤섞인 이 아방가르드한 실험영화는 불가해하면서도 매혹적인 영화적 경험이다. 제 57회(2004년) 칸영화제에서 찬반양론을 불러일으키며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