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상업자본인 로테르담 항구조합의 의뢰로 만든 이 작품은, 이와 비슷한 경우마다 주로 비판적 의도를 흘려넣었던 때와 다르게, 오랜만에 귀국한 자신의 감상을 뒤섞은 작품이다. 시민권을 되찾기는 했지만 이벤스는 사실상 그 이후로 거의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카메라는 사실적이고 수평적으로 항구의 정경의 순간들을 거듭 포착하지만 자신의 처지를 유령선 선장 \\\'저주받은 화란인\\\' 설화에 빗대면 비감한 리듬에 빠져든다. 다큐멘터리를 개인적 이야기로 치환하여 예술적 기획으로 바꿔놓는 이벤스의 방식이 현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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