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3가 단성사 앞에서 비원 앞 물만두 집까지 늘어선 기다란 행렬. “장장 2000m의 장사진 앞에 누가 뭐라 말할 건가.” 당시 <겨울여자>의 포스터에 쓰여진 문구는 1970년대 들어 정부의 감시와 통제정책으로, 또 브라운관에 밀려 관객을 뺏기고 수모를 당해왔던 충무로의 자존심 회복 선언처럼 보인다. 원작이었던 조해일의 동명소설이 일간지에 연재되며 화제를 모았고 단행본으로 출판돼서도 10만부나 팔릴 정도로 인기여서 흥행은 예상했지만 결과는 기대를 넘어섰다.
‘여대생의 성적 방황’이라는 소재를 다룬 <겨울여자>는 4개월 넘게 상영되며 58만5700명이라는 관객을 동원. 한 남자가 비관자살한 것을 계기로 자신을 필요로 하는 남자들에게 헌신하겠다고 결심한 뒤 “세 사나이를 전전하는” 이화 역의 장미희는 이듬해 <속 별들의 고향>에 출연 또다시 ‘흥행 퀸’에 올랐다. 당시 한국영화 속 여성은 하이틴영화에서의 ‘순수한 소녀’ 아니면 호스티스영화에서의 ‘성적 개방성을 지닌 여자’였는데 장미희는 두 가지 모습을 동시에 보여줘서 대중을 사로잡았다는 것이 후일의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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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의 성적 방황’이라는 소재를 다룬 <겨울여자>는 4개월 넘게 상영되며 58만5700명이라는 관객을 동원. 한 남자가 비관자살한 것을 계기로 자신을 필요로 하는 남자들에게 헌신하겠다고 결심한 뒤 “세 사나이를 전전하는” 이화 역의 장미희는 이듬해 <속 별들의 고향>에 출연 또다시 ‘흥행 퀸’에 올랐다. 당시 한국영화 속 여성은 하이틴영화에서의 ‘순수한 소녀’ 아니면 호스티스영화에서의 ‘성적 개방성을 지닌 여자’였는데 장미희는 두 가지 모습을 동시에 보여줘서 대중을 사로잡았다는 것이 후일의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