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의 위험 때문에 마을 사람 모두가 숨죽이고 사는 마을, 톨츠바드. 그리고스와 요한은 아름다운 어머니와 함께 사는 형제로, 집사학교에 다니고 있다. 요한은 어릴 적부터 사랑을 키워온 마을 처녀 클라라와 약혼한다. 만사가 행복하기만 하던 요한은 어느 날 이상한 꿈을 꾸고 금지된 사랑에 빠져든다.

한편 그리고스는 놋거 백작의 집에서 처음 집사로서의 일을 시작한다. 요한의 약혼녀 클라라를 짝사랑해온 그는 요한의 죽음 이후 그녀에게 다가가지만, 클라라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사랑을 느낀다. 아버지가 자신의 여동생을 더 사랑하자 여동생에게 살의를 느끼는 클라라. 한편 놋거 백작의 집에서 그리고스는 자신과 관계된 비밀을 알게 된다.

가이 매딘이 처음 시도한 컬러영화. 이전 가이 매딘의 흑백영화에서 자주 보였던 모노 톤의 화면(한 가지 색깔로 통일된 화면)과 신비하고 황홀한 색채의 올 컬러 화면이 계속해서 교차하며, 색에 대한 가이 매딘의 특별한 감각을 선보이고 있다. 가이 매딘은 이 영화에서 어머니에 대한 아들의, 혹은 아버지에 대한 딸의 근친상간적 사랑이나 부친살해 등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연관된 온갖 금기를 씨줄로, 어떻게든 가족을 복원하려 하는 그리고스의 집착을 날줄로 하여 특유의 유머러스한 감각과 판타지 같은 이야기를 화면을 통해 자연스럽게 펼쳐내고 있다.

<김리 병원 이야기>, <신비의 천사 아키엔젤>에서 주인공을 맡았던 카일 맥컬럭이 이 영화에서 그리고리스 역을 맡고 있으며, 패션 모델 출신인 브렌트 닐은 요한 역으로 이 영화에 배우로 데뷔했다. 놋거 백작으로 나오는 폴 콕스는 97년과 2001년 PiFan에서 소개한 바 있는 호주의 대표적인 감독이다. 가이 매딘과 특별한 친분을 과시하는 그는 이 영화에서 배우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며, 어머니 즈나이더 역을 맡은 고시아 도브로울스카를 가이 매딘에게 소개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한편, 캐나다에서 가장 존경받는 배우이자 감독인 빅터 코위가 클라라의 아버지 헤르 트로타 역을 맡아 영화 전체에 묵직한 중량감을 선사하고 있다. <2003 부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