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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

La Haine Hate

1995 프랑스 청소년 관람불가

드라마 상영시간 : 97분

개봉일 : 1997-11-08 누적관객 : 417명

감독 : 마티유 카소비츠

출연 : 뱅상 카셀(빈츠) 위베르 쿤드(위베르) more

  • 네티즌8.47
인종차별과 가난, 폭력이 가득한 파리 빈민가 방리유의 세 젊은이가 겪는 어느 24시간의 이야기다. 푸른 공처럼 보이는 지구, 그 위에 화염병이 떨어지고 불길에 휩싸인 화면이 흑백으로 변하며 시작되는 [증오]는 힘이 꿈틀대는 영화다. 그 힘은 현재도 폭발 중인 프랑스의 실업과 인종문제라는 현실과 정면대결한 젊은 감독 마티유 카소비츠의 전략에서 나온다.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영화의 짜임새 또한 독특하다. 시간 별로 다큐멘터리처럼 그린 정교하고 팽팽한 이야기 사이로 초현실적인 환상들이 끼어들기도 하고 흑백화면은 MTV처럼 화려하면서도 힘있다. 밥 말리의 레게에서 프랑스 랩그룹들의 읊조림까지 음악 또한 영화에 리듬감을 더한다.
새벽 0시 0분 아랍 소년 아델이 경찰의 고문으로 혼수상태에 빠지고, 실업자인 유대인 빈츠, 아랍인 사이드, 흑인 위베르는 하릴없이 거리를 헤매며 세상에 대한 증오를 키운다. 이들의 삶의 목표는 21세기가 될 때까지 살아남는 것. 이 거리에서는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아델은 죽고 경찰의 실수로 빈츠는 총에 맞고 위베르와 경찰은 서로 머리에 총을 겨눈다. 불안한 이들의 현실은 끝없이 추락하면서도 "아직은 괜찮아"를 되뇌이는 마지막 대사와 겹친다. 박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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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노트
우파 정권인 시라크 정부가 94년 인종차별과 소외가 가득한 파리 교외 방리유 지역을 겨냥해, 이민자 차별 법안을 통과시키자 이에 반대하는 격렬한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진다. 시리아 청년 마코메가 경찰서에 구금된 상태로 총에 맞아 죽는 사건이 발생한 건 이 무렵. 27살의 프랑스 청년 마티유 카소비츠는 이를 소재로 [증오]를 만든다. 같은 해인 95년 칸영화제는 [증오]의 카소비츠 감독에게 감독상을 선사한다. "난 백인이고, 일을 하며, 파리에서 산다. 나는 '증오'를 가질 아무런 이유가 없다. 그러나, 교외 빈민가 출신의 당신 친구가 경찰의 고문으로 죽었다고 상상해 봐라. 무슨 생각들이 스치겠는가?" 카소비츠의 그 생각은 세상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 그래서 [증오]는 어디선가 지구로 날아든 화염병이 세상을 불태우는 걸로 시작한다. 이어지는 장면은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 레게 음악의 대부이자 저항가수로 유명한 밥 말리의 '버닝 앤 루팅'이 그 충돌을 감싼다. 벌써 주제를 선언한 카메라는 이후 방리유의 '세 친구'의 절망적인 24시간을 MTV적 영상 감각으로 뒤쫓는다. 거리를 방황하는 유대계 프랑스인 빈쯔(뱅상 카셀), 아랍계 사이드(사이드 타그마위), 흑인 위베르(위베르 쿤드)는 세상에 무사히 착륙하고 싶지만, 주류 사회의 냉혹함과 경찰의 무심한 총구는 이들을 추락시킨다.
'젊은 고다르'로 불리기도 하는 카소비츠의 무기는 무서운 영상 감각과 현실에 대한 격한 발언 의지. 부조리한 현실에 카메라를 들이밀어 그 현실을 관객들의 눈앞에 내동댕이친다. 영화는 영상 미디어의 폭력성과 상업성에 노출된 10대 소년이 교문 앞에서 교사와 친구들에게 총격을 가하고, 자살하는 것으로 끝난다. 영화를 찍기 위해 17살에 학교를 뛰쳐 나온 그는 주류 지식인 사회에 대해 혐오감을 감추지 않는다."나는 시네마테크에서 쥐들과 토론하는 것을 즐기지않는다. 정확하면서도 동시에 잡다한 기호를 가지면 된다." 그래서였을까, 지난 5월 칸영화제에서 열렸던 그의 기자회견은 난투장에 가까웠다. "영화가 어쩌면 이렇게 폭력적이냐"는 항의성 질문이 잇따랐고, 카소비츠는 "텔레비전 등 각종 매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주고 싶었다. 이들은 자신들이 자처하는 것만큼 휼륭한 윤리기준을 갖고 있지 않다. 실은 똥 그 자체다."라고 대꾸했다. 이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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