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기 다른 감독들에게 동일한 플롯을 던져주고 그들의 개성과 스타일대로 찍어보게 한 프로젝트 시리즈. 현재는 거의 구경하기 힘든 60년대 풍의 일본의 골목길. 그곳에서 감독은 핸드헬드로 카메라를 들고 다니다가 그 곳에 사는 젊은이들을 만나 그들의 집으로 들어간다. 집으로 들어온 골목길의 처녀/청년은 갑자기 옷을 벗고, 카메라는 집 밖에서 골목길을 음미했듯이, 여자/남자의 벌거벗은 몸을 탐색해간다. 그렇지만 섹스는 없다.

이제 사라져가는 골목길이 추억과 향수를 자극하며, 그 곳에 거주하는 여인/청년의 벌거벗은 몸은 욕망의 대상처럼 보인다.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개의 상이한 저서가 만나 기묘한 긴장감을 불러 일으킨다.

이 프로젝트 시리즈는 1995년부터 시작되었으며, 주도자는 오비타니 유리라는 작곡가이자 영화감독이다. 감독으로는 92년에 데뷔했으며, 이 시리즈에서 그의 작품인 <교지마 3동 2반 골목길의 아이>는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