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은 사십대 초반 여자인데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의 집에 잠시 머물고 있다.
다른 사람은 혼자 사는 칠십대 남자인데
전에 키웠던 고양이가 늙어 죽었다.
오늘 두 사람을 찾아온 방문객들이 있었는데,
여자를 찾아온 방문객은 이십대 여자였고,
남자를 찾아온 방문객은 삼십대 남자였다.
두 방문객들 모두 진지한 질문들을 갖고 왔는데,
사십대 초반의 여자는 선 채로 짧게 대답해준 편이고,
칠십대 남자는 조금 길게 대화를 이어가게 된다.
두 사람 다 손님 앞에서 점심으로 라면을 먹는데,
공교롭게도 둘 다 라면에 고추장을 넣어 먹는 모습을 보여준다.
라면에 고추장을 넣어 먹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한쪽 집에선 고양이가 집을 나간 사건이 일어나게 되고,
다른 집에선 술판이 벌어지게 된다.
한쪽 집에선 해가 지고 나서 끝나고,
다른 집에선 해지기 전에 끝이 난다. 우리는 영화를 보다가,
같은 하늘 아래 사는 이 두 사람 사이의 관계를
한번쯤 생각해보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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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의 집에 잠시 머물고 있다.
다른 사람은 혼자 사는 칠십대 남자인데
전에 키웠던 고양이가 늙어 죽었다.
오늘 두 사람을 찾아온 방문객들이 있었는데,
여자를 찾아온 방문객은 이십대 여자였고,
남자를 찾아온 방문객은 삼십대 남자였다.
두 방문객들 모두 진지한 질문들을 갖고 왔는데,
사십대 초반의 여자는 선 채로 짧게 대답해준 편이고,
칠십대 남자는 조금 길게 대화를 이어가게 된다.
두 사람 다 손님 앞에서 점심으로 라면을 먹는데,
공교롭게도 둘 다 라면에 고추장을 넣어 먹는 모습을 보여준다.
라면에 고추장을 넣어 먹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한쪽 집에선 고양이가 집을 나간 사건이 일어나게 되고,
다른 집에선 술판이 벌어지게 된다.
한쪽 집에선 해가 지고 나서 끝나고,
다른 집에선 해지기 전에 끝이 난다. 우리는 영화를 보다가,
같은 하늘 아래 사는 이 두 사람 사이의 관계를
한번쯤 생각해보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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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one12023-11-28 23:32:518more 신고
홍상수 감독이 연출한 <우리의 하루>는 한 여자와 한 남자가 각각 손님을 맞으면서 벌어지는 하루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상원(김민희)은 친한 언니인 정수(송선미)의 집에서 잠시 동안 머물고 있는데 자신의 조카인 지수(박미소)를 집으로 초대합니다. 진로에 대해 고민 상담을 하러 왔지만 상원은 짧은 대답만 들러주고 이들은 간단한 술자리를 가지게 됩니다.
한편 최근 시인으로서 주목을 받게 된 의주(기주봉)은 남희라는 대학생의 다큐멘터리에 출현을 합니다. 집에서 촬영을 하던 도중 그를 존경한다는 30대 남자인 상국이 집으로 오게 되고 지병 때문에 술, 담배를 하지 말아야 할 의주는 결국 술을 함께 먹기 시작합니다.
상원과 의주의 캐릭터가 중심이 되어 서로 다른 공간을 교차로 보여주면서 진행되는 이 이야기는 외부인이 등장하면서 조그마한 사건이 벌어집니다. 상원의 집에선 정수가 애지중지 하는 고양이 '우리'가 사라집니다. 의주의 집에선 무알콜 맥주로 속을 달래던 의주가 제대로 술을 먹기 시작하고요. 상원과 정수는 누군가에 의해 걱정이 사라지고 의주는 물리적인 신체의 상태는 안 좋아질지 몰라도 영화 속 상국의 말처럼 정신적인 건강은 좋아져 보입니다.
이 작품은 홍상수 감독의 전작인 <물 안에서>처럼 극도의 실험적인 시도가 있는 작품이 아니라 <생활의 발견>에서의 '회전문'처럼 결국 되돌아오는 하루 혹은 반복되는 하루, 그리고 아무리 발버둥 쳐도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리고 그 '진리'는 아무리 알려고 해도 알 수 없다는 메시지도 남기고요.
<우리의 하루>는 홍상수의 새로운 시도보다는 '인간'에 대한 끝없는 탐구와 관찰 그리고 '진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이젠 제대로 정착된 1인 시스템도 안정화 된 작품이기도 하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