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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장을 두드리며

Inside the Chinese Closet

2015 네덜란드

다큐멘터리 상영시간 : 70분

감독 : 소피아 러바라

중국에서 동성애자로 살아가기란 어떤 일일까? <벽장을 두드리며>는 중국인 동성애자인 ‘앤디’와 ‘체리’가 마주하는 ‘가족 구성’의 압박을 현실적이고 적나라하게 드러낸 영화다. 이 세상에 동성애자가 발 뻗고 편하게 살아가기 좋은 곳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이 영화에서는 중국이라는 지역성에 주목해 볼 만 하다. 여타 지역에 비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부-모-자녀’로 이루어진 전통적 가족 형태에 대한 사회적 강박, 그리고 ‘가문의 대를 이어야 한다’는 압박이 유독 심하기 때문이다.

이런 전통적 가족에의 강박이 ‘재생산’이 불가능한 동성애자 자녀를 가만 놓아둘 리 없는데, 재미있는 지점은 이상한 방식의 타협이 이루어지는 때이다. 영화에서 앤디와 체리의 부모는 그들의 성정체성을 알고 있는데, 이를 완전히 부정하지 않는 대신 그들에게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라’는 과제를 변함없이 제시한다. 그래서 앤디와 체리는 졸지에 마음에도 없는 이성을 찾아 ‘위장결혼’을 하고, ‘입양’을 시도하면서까지 ‘전통적 가족’을 꾸려야 하게 생겼다.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가족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그렇게까지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져야 한다니, 웃기고도 슬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부-모-자녀’의 전통적 가족 형태 외에도 다양한 가족 형태가 존재할 수 있으며 1인가족 역시 ‘가족’일 수 있다는 생각이 받아들여지기에 아직 아시아의 전통적 가족주의는 너무나도 견고해 보인다. 이 영화에서 '벽장'은 단순히 성소수자 개인의 벽장뿐 아니라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상징하는 셈이다. 과연 앤디와 체리는 중국 사회의 벽장 속에서 나올 수 있을까?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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