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층 아동들을 위한 지역 아동센터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 <스카버러>는 빈곤과 질병, 학대의 그늘에서 자라는 아이들의 삶에 내재된 비극을 정면으로 바라본다. 분노조절장애로 아이를 돌보기 힘든 아빠 밑에서 자라는 로라, 왕따를 당하는 필리핀계 소년 빙, 모텔에서 생활하며 병든 남편과 자폐증 아들을 돌봐야 하는 원주민 엄마 밑에서 씩씩하게 자라는 실비, 그리고 지역 아동센터를 이끄는 무슬림계 여성 히나의 이야기는 수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단단한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한 희망을 향해 나아간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명제는 빈곤의 한가운데 마치 구명선처럼 손을 내미는 지역공동체의 단단한 힘과 궤를 같이 하는 이 영화의 주제이기도 하다. 공동체의 중요성에 대해 숙고하게 만드는 가슴 아픈, 그러나 한없이 따뜻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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