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줄과 꿈줄 위에서 분투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 내가 잡은 밥줄이 ‘썩은 밥줄’이라면?!
남몰래 배우의 꿈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대학 시간강사 오준구.밥줄도 꿈줄도 어느 하나 제대로 타지 못하고 그럭저럭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오준구에게 떡하니 두 개의 해가 동시에 뜨는데!
대학 정교수 자리와 비중 있는 드라마 출연 제안이 바로 그것.
오준구는 장고 끝에 결국 가족을 위해 밥줄을 선택하지만,
이내 그 줄이 ‘썩은 밥줄’이 될지도 모를 사건이 터지고 마는데…
과연 그는 밥줄 위에서 흥나게 춤출 수 있을까?
한 남자의 46년 인생을 건, 밥줄 서바이벌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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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MOVIE/01more
밥줄과 꿈줄 위에서 분투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
레알 서바이벌 코미디, 공감박두!
<반도에 살어리랏다>는 평범한 40대 가장이 일생의 꿈인 배우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와, 사회적으로 가장 안정적이고 인기 있는 직업 중 하나인 대학 정교수 자리를 동시에 제안 받으며 벌어지는 레알 서바이벌 코미디 영화다.
주인공인 꿈 많은 40대 대학 시간강사 오준구는 막장에 가까운 집안 사정에도 불구하고 배우의 길을 선택하는 용단을 내리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가족을 위해 정교수 자리를 택한다. 문제는 정교수 자리를 제안 받은 방식이 일종의 뒷거래이며 부조리하다는 것. 하지만, 이 선택의 딜레마에는 한 인간의 욕망이 단순하지 않다는 점 또한 내포되어 있어 매우 흥미롭다. 오준구는 그가 속한 대학사회에서 시간강사와 정교수와의 계층 차이를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당사자다. 상상 이상으로 갑과 을의 수직적 질서 속에서 수년을 시간강사로 버텨온 그에게 가족은 어쩌면 자신의 부조리한 선택에 대한 일종의 면죄부, 핑계일 수도 있다. 그가 품었을 사회적 신분상승에 대한 욕망 또한 또 다른 형태의 달콤한 꿈이었을 터. 결국 그 자리를 얻기 위해 오준구가 대적 혹은 극복해야 할 대상은 뒷거래를 제안한 최교수가 아닌, 자신처럼 최교수에게 이용당한 제자 김기쁨이다. 이는 결국 우리 현실 사회의 시스템이 약자와 약자와의 처절한 밥그릇 싸움이라는 감독의 현실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반도에 살어리랏다>가 품고 있는 웃픈 미덕을 가장 잘 보여준다. 그리하여 “<반도에 살어리랏다>를 통해 사회적인 부조리에 분노하면서도, 결국 비극을 담고 있는 희극적인 상황극 속에서 잠시나마 삶의 위안을 얻길 바란다”는 이용선 감독의 전언은 깊은 설득력을 갖는다.
한편, 극 중에서 현실 인식이 가장 명확한 오준구의 딸 현서조차도 “사람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아야지”라며 꿈의 가치를 동경한다. 하지만 자신의 미래보다는 아빠의 꿈을 독려하는 현서를 통해 ‘꿈의 실현’은 어쩌면 누군가의 희생, 배려가 없이는 시작조차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결국 인간의 선택은 개별적인 것이 아닌 상호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그리하여 <반도에 살어리랏다>는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밥줄과 꿈줄 위에서 끊임없이 분투하는 오준구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확장된다. 결국 모든 것을 가진 자도, 모든 것을 잃은 자도 없이, 모두의 삶은 그렇게 주고 받으며 지속된다.
매일매일 선택하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 <반도에 살어리랏다>는 1월 25일 개봉해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현실감 넘치는 공감을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ABOUT MOVIE/02
선택과 집중이 돋보이는 재치 있는 작화와 연출
초저예산 애니메이션, 성공박두!
제작 기간 2년, 제작 스태프 12명, 감독의 겸직 크레딧 8개, 러닝타임 85분. 순제작비 5천여만 원. 이는 이용선 감독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 <반도에 살어리랏다>의 완성을 상징하는 특별한 숫자들이다. <반도에 살어리랏다>는 2016년 8월 개봉한 연상호 감독의 <서울역> 이후 오랜만에 극장에서 관객을 만나는 성인용 애니메이션으로 <화장실 콩쿨>(2015) 등의 중편으로 크게 주목받은 신인 이용선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이용선 감독은 3D를 제외한 수작업부터 디지털까지, 거의 모든 스타일의 작업이 가능한 애니메이터,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반도에 살어리랏다>는 이런 재능을 바탕으로 본인만의 디지털 제작 시스템을 구축해 온 신예 이용선 감독이 연출, 각본, 편집은 물론 기획, 프로듀싱까지 도맡아 완성한 초저예산 애니메이션이다.
장편을 만들기에 녹록지 않은 초저예산의 현실적인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이용선 감독은 필연적으로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택했다. 상대적으로 예산이 소요될 수 밖에 없는 작화와 비주얼 중점의 애니메이션이 아닌 스토리텔링을 최우선에 둔 드라마 중심의 애니메이션을 기획한 것. 작화의 경우도 디지털 프로그램을 통해 100% 완성하는 효율적인 시스템을 활용했다. 또한 캐릭터는 보다 단순하게 디자인하고, 시각적 표현의 중심을 캐릭터의 표정에 두는 영리한 방식을 선택해 감정 변화에 따른 캐릭터의 움직임 등을 다채로운 선 굵기의 변주를 통해 세밀하게 그려냈다. 눈썹과 안구 색의 변화와 클로즈업 효과의 반복적인 사용 등도 간단하지만 매우 효과적인 애니메이션적 터치를 구현했다. 또한 만화적인 표현과 편집 방식을 과감하게 도입해 극의 긴장과 유연한 흐름을 효과적으로 살렸다. 다행히 전문 성우들의 연기도 흠잡을 데 없이 좋았고, 이용선 감독의 재치 넘치는 연출 덕에 여느 스릴러 영화 못지 않은 긴장감과 스펙터클을 불러일으킨다. 이에 “매우 실험적이고 생략이 많은 그림체임에도 빠져들게 하는 흡입력”(조선일보 이태훈), “저예산의 핸디캡을 시나리오의 완성도와 간결한 캐릭터 디자인으로 극복한 현명한 연출작”(VARIETY), “과감한 작화와 기법들로 한국 중년 남성들의 씁쓸한 현실을 웃음으로 승화시킨다”(왓챠 / 조항*) 등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삶의 딜레마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살풀이 하듯 춤을 추며 흥을 돋우는 장면은 한 많은 한국 사회를 무언의 춤으로 달래는 듯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타악기 소리와 핸드폰의 신호음과 진동이 한데 어우러진 리듬에 맞춘 이 클라이맥스 한 장면을 통해서도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이용선 감독의 과감하고 독창적인 연출력을 엿볼 수 있다.
2018년 1월 25일 개봉하는 레알 서바이벌 코미디 <반도에 살어리랏다>는 초저예산 애니메이션의 괄목할만한 성공을 목도할 수 있는 새해 첫 한국 애니메이션이다.
FOCUS/01
2018년 새해 첫 한국 애니메이션
1월 극장가, 애니메이션 풍년 속 흥UP박두!
2018년 새해 벽두의 극장가에 각양각색의 개성 넘치는 애니메이션 대작들이 개봉하는 가운데, <반도에 살어리랏다>가 새해 첫 한국 애니메이션으로 1월 25일 극장 개봉해 ‘복’은 물론 특유의 한국적 ‘흥’을 돋울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앞서 1월 3일 개봉한 <페르디난드>는 덩치만큼이나 따뜻한 마음을 가진 꽃을 사랑하는 소 ‘페르디난드’가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시끌벅적 친구들과 함께 떠나는 컴백홈 어드벤처로, 제75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수작이다. 이어서 11일 개봉 예정인 <코코>는 뮤지션을 꿈꾸는 소년 미구엘이 우연히 죽은 자들의 세상으로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모험극으로 전미 박스오피스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이다. 또한 같은 날, 개봉 예정인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는 사랑의 도피를 꿈꾸는 첫사랑 소녀와 소년의 몇 번이고 반복되는 어느 날의 이야기가 담긴 타이밍 로맨스를 그린 영화로 이와이 ?지 감독이 1993년 선보인 TV 드라마 시리즈가 원작이다. 다음으로 18일 개봉 예정인 <리틀뱀파이어>는 전 세계 1,200만 부 베스트셀러 원작으로 13세 인간 소년과 300년째 13세인 뱀파이어 소년이 만나 뱀파이어 패밀리를 구하기 위해 꿈 같은 우정과 모험을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어드벤쳐다. <슈퍼배드3><주먹왕 랄프> 제작진의 작품.
1월 마지막 주 개봉하는 <반도에 살어리랏다>는 밥줄과 꿈줄 사이, 선택의 기로에서 벌어지는 한 남자의 끝없는 딜레마를 통해 우리 사회 면면의 부조리와 병폐를 유쾌한 시선으로 꿰뚫은 블랙 코미디 애니메이션이다. 안시, 오타와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등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며, <화장실 콩쿨>(2015) 등의 중편으로 특유의 풍자적 스토리텔링으로 주목받은 이용선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반도에 살어리랏다>는 주변에서 친근하게 볼 수 있는 다양한 인물들의 삶을 코믹하고 생생하게 그려내 한국인이라면 누구든 공감하게 되는 작품. 특히, 삶의 딜레마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오히려 춤을 추며 흥을 돋우는 장면은 한 많은 한국 사회를 무언의 춤으로 달래는 듯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 클라이맥스 한 장면을 통해서도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이용선 감독의 과감한 연출력을 엿볼 수 있으며, 한국 애니메이션계의 희망을 엿볼 수 있다.
새해, 우리 모두의 ‘만복’과 ‘흥UP’’을 책임질 레알 서바이벌 코미디 <반도에 살어리랏다>는 오는 25일 개봉해 한국 애니메이션만이 줄 수 있는 독보적인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FOCUS/02
애니메이션계의 칸, '안시’가 보증한 작품성
<돼지의 왕> 연상호를 잇는 신인감독, 데뷔박두!
영화인들에게 평생 한번은 밟고 싶은 곳이 프랑스의 칸이라면, 애니메이션 감독들에게는 안시가 바로 그런 꿈의 무대다. 매년 남다른 안목으로 신인 애니메이터와 작품성 높은 애니메이션들을 발굴해온 안시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는 크로아티아의 자그레브, 일본의 히로시마, 캐나다의 오타와와 함께 국제애니메이션영화협회가 인정하는 세계 4대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중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영화제다.
<반도에 살어리랏다>는 지난해 41회를 맞은 애니메이션계의 칸, 프랑스의 안시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공식 초청을 시작으로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 캐나다의 오타와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등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 진출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안시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는 매년 한국 최고의 애니메이션들을 세계 영화계에 알리는 창구 역할을 해왔다. 1999년 이성강 감독의 단편 〈덤불 속의 재〉가 최초로 초청되었으며, 이후 다양한 단편, 장편 애니메이션들이 안시의 러브콜을 받았다. 이성강 감독은 <마리 이야기>로 2002년 한국 최초로 장편 경쟁 부문 대상을 받았으며, 2016년에는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었다. 2004년에는 성백엽 감독의 <오세암>이 대상을 수상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고, 2012년에는 김선아, 박세희 감독의 공동 연출한 <은실이>가 장편 경쟁부문에, 연상호 감독의 <돼지의 왕>이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었다. 특히 연상호 감독은 2014년 <사이비>, 2015년 <서울역>까지 연출한 장편 작품 모두가 안시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렇듯 최고의 한국 애니메이션들을 발굴해온 안시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가 지난해 선택한 장편 애니메이션이 바로 이용선 감독의 <반도에 살어리랏다>다. “저예산의 핸디캡을 시나리오의 완성도와 간결한 캐릭터 디자인으로 극복한 현명한 연출작”(Variety)이라며, 기획부터 편집까지 제작 전 과정을 혼자 소화한 재능 있는 신인 애니메이터의 장편 데뷔를 극찬했다는 후문. 탄탄한 시나리오, 간결하고 과감한 작화, 탁월한 연출력은 물론 일체의 불필요한 예산의 낭비 없는 소규모의 효율적인 제작 시스템을 이끈 이용선 감독에 대한 언론과 평단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과감한 기획과 연출로 완성된 <반도에 살어리랏다>가 칸에 비견되는 안시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와 세계 유수의 영화제를 사로잡았듯이, 국내 관객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FOCUS/03
날카로운 풍자에 따뜻한 유머를 더한 블랙 코미디
귀여운 캐릭터 뒤에 숨겨진 반전매력, 공개박두!
날카로운 풍자에 따뜻한 유머를 더한 레알 서바이벌 코미디 <반도에 살어리랏다>가 한국 애니메이션에는 흔히 도입하지 않는 블랙 코미디적인 정서와 스토리라인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그에 반하는 주요 캐릭터들의 귀여운 작화가 반전 매력으로 눈길을 끈다.
애니메이션은 그 어떤 장르보다 판타지를 쉽게 전할 수 있는 도구다. 하지만, <반도에 살어리랏다>에서는 그 어떤 실사영화보다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게 해주는 애니메이션으로 관객들에게 또 다른 반전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 밥줄과 꿈줄 사이, 선택의 기로에서 벌어지는 한 남자의 끝없는 딜레마를 통해 반도, 즉 우리 사회 면면의 부조리와 병폐를 유쾌한 시선으로 꿰뚫은 블랙 코미디 영화다. <반도에 살어리랏다> 캐릭터들은 부드러운 선과 튀지 않는 칼라 톤, 온화한 표정의 작화로 언밸런스한 느낌마저 주지만 오히려 이는 영화의 톤을 결정해주는 주요한 역할을 한다. 도덕적 딜레마에 빠져 좌충우돌하는 주인공 오준구는 대머리에 적당한 뱃살이 장착된 40대 중반으로, 동그란 눈의 다양한 변주를 통해 희로애락을 전한다. 또한 이용선 감독이 기획 단계부터 레퍼런스 삼았다는 미국의 TV 최장수 애니메이션 시리즈 <심슨 가족>을 닮은 오준구의 가족 구성원도 눈에 띈다. 정감 가는 겉모습과 달리 미국 사회 전반에 걸쳐 각종 사건사고의 중심에 있는 심슨 가족처럼 <반도에 살어리랏다>의 오준구네 가족 역시 그저 평범한 얼굴로 학군에 따른 교육의 불평등과 터무니없는 부동산 문제 등에 직면한다. 또한 모든 캐릭터가 선하기만 하거나 악하기만 한 단선적인 캐릭터가 아니라, 모든 캐릭터에 명암이 존재해 관객에게 보다 깊은 현실감을 부여한다. 이는 오준구뿐만 아니라 모든 캐릭터들에게 각자의 주요한 욕망들을 부여함으로서 당당히 몫을 해낸다. “매우 실험적이고 생략이 많은 그림체임에도 빠져들게 하는 흡입력”(조선일보 이태훈)의 호평은 이런 캐릭터들의 감정을 잘 다루는데 공을 들인 감독의 노력 덕분이다.
1월 25일 개봉을 앞둔 새해 첫 한국 애니메이션 <반도에 살어리랏다>는 귀여운 그림체 뒤에 숨겨진 반전과 풍자의 매력으로 관객들을 날카로운 레알 서바이벌 코미디의 재미에 빠져들게 만들 예정이다.
PRODUCTION NOTE
기획의도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내가 추구한 재미란 단순한 코미디가 아닌 비극을 담고 있는 희극이다. 관객들이 사회의 부조리에 분노하면서도 삶의 위안을 얻었으면 좋겠다. 한국은 오랜 기간 동안 이미지 퀄리티 중심의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왔다. 이야기로 극복하기에는 지원을 받는 환경이나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작가의 부재 등으로 불가능한 부분이 많다. 또한 시장이 확실한 유아용 애니메이션을 하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되고 있다. 첫 작품으로서 많이 부족하지만, 이런 판을 바꿔보기 위한 작은 시도가 되길 바랐다.
작품의 구상
큰 틀에서 보자면 <반도에 살어리랏다>는 ‘한국판 <심슨가족>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다운 장치보다는 현실의 리얼리티가 강조되어 결국 그렇게 느껴지지는 않는 것 같다. 결과물을 살펴보면 <반도에 살어리랏다>의 주인공 오준구는 나의 전작 <화장실 콩쿨>의 이상민의 캐릭터에 내 개인적 욕망이 추가된 버전이다. 개인의 욕망이 추가되려면 캐릭터의 분명한 직업이 생겨야 하는데, 내가 실제로 시간강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강사의 컨셉이 자연스럽게 들어갔다. 초기에는 자기계발강사로 설정하려고 했으나 작품 내 한풀이 춤이라는 컨셉이 추가되고 자연스럽게 연결 지을 수 있는 연기강사로 정하게 되었다.
단편 , <기억하려하다>, <거대한 태양이 다가온다>를 만들면서 느꼈던 부족한 부분이 장르적으로 대중과 소통 가능한 재미를 주는 부분이었다. 이전부터 유머러스한 작업에 대한 시나리오는 계속 연구해왔으나 길이에 대한 압박감 때문에 쉽게 애니메이션에서 시도하지 못 하고 있었다. 30분 정도를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고나서 이전부터 좋아했던 블랙 코미디 장르를 시도했다. 그 첫 작품이 <화장실 콩쿨>이었고, 여기에서 캐릭터와 스토리가 살이 붙어 <반도에 살어리랏다>로 발전했다. 당시 작품을 구상하던 중 자연스럽게 내가 좋아하는 모든 작품들이 40대의 주인공이 겪는 일임을 알았다. 또 하나 애니메이션 작품에는 일정부분 판타지적인 부분들이 들어가기 마련인데, 40대 캐릭터가 겪는 애환을 나 스스로 판타지 보듯이 보고 있었다는 것. 내가 만든 캐릭터들의 욕망과 고민들은 30대인 나에게는 아직 미지의 영역이고 매력적인 것들이었다. 그렇게 40대 가장인 오준구가 주인공인 시나리오가 탄생했다.
캐릭터의 구축
작품 내 캐릭터들은 다들 악한 면모를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관객 입장에서 응원하기 힘들 것이라 예상한다. 나조차 어느 캐릭터 하나를 편들기가 굉장히 애매할 만큼 캐릭터마다 명암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것이 <반도에 살어리랏다>의 현실성을 강조시켜주는 측면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주인공 오준구는 전작인 <화장실 콩쿨> 주인공인 이상민에서 태어났는데, 이상민은 실제 룰라의 리더인 이상민 씨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상민 씨는 방송 복귀 과정에서 이전에 겉멋들고 자기 과시적인 생활을 버리고 밑바닥 인생을 경험하고 자신을 희생하며 사회에 적응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줬었는데 그 점에 매력을 느꼈다. 오준구의 대머리 이미지는 배우 김광규 씨에게서 따왔다.
오준구 가족의 모티브는 <심슨 가족>에서 따 왔다. 아쉬운 점은 아내 캐릭터가 심슨 가족에 비해 너무 못된 게 아닌가 하는 점이고, 딸과 아들은 바트와 리사를 모델로 한 게 맞다. 가장 이상적인 캐릭터는 딸 오현서다. 현서는 아주 착하다. 현서가 하는 말은 모두 맞는 말이다. 현서는 중재자이자 활력소이며 현서는 사랑이다. 하지만 현서가 가족의 환경, 주변의 환경 때문에 사회적인 역할을 빨리 깨닫고 본인의 진로를 사회 맞춤형으로 선택해 나가는 과정은 지금 사회가 가지고 있는 아픔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런 현서를 위해 준구의 자기희생은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가장 어려웠던 캐릭터는 노교수 ‘최기호’ 캐릭터다. 만드는 과정에서 매력이 없었다. 이미지 디자인이 가장 많이 바뀐 것도 최기호 캐릭터다. 극중에서 최기호가 야기하는 혼란을 매력적으로 만들기가 매우 어려웠다. 여담이지만 최기호 캐릭터는 스태프들 조차 그리기 싫어했기 때문에 내가 다 그렸다. 작업 과정에서 제일 웃음을 많이 준 캐릭터는 아들인 오현준이다. 오현준 캐릭터를 그릴 때마다 ‘더 바보 같은 표정으로 보이게 그려 달라’고 주문했고 스태프 이 그린 바보 같은 표정에 모두 만족해 했던 기억이 있다.
제목
제목을 짓는 일은 가장 못 하는 일 중에 하나다. 때문에 항상 작품이 거의 완성될 때까지 제목을 짓지 못하게 되는데 처음에 설정했던 가제는 <오준구>였다. 제목을 정할 때 거론됐던 후보들은 <코리안 드림><커튼 콜> 등인데, 너무 끔찍한 기억이라 잘 생각나지 않는다. 분명한 기억은 시나리오를 같이 고민하는 친구들과 이 제목을 짓고 매우 만족했다는 것. 다른 기억은 관객들에게 <반도에 살어리랏다>라는 제목의 차기작을 만들고 있다고 소개할 때 왠지 모를 부끄러움이 있었다는 것이다. <반도에 살어리랏다>라는 제목은 기본적으로 작품의 정서가 헬조선 정서를 담고 있어 헬조선을 쓰려고 했으나 대중적 반감을 고려해 대체할만한 단어를 찾다가 ‘반도’라는 단어를 생각해냈고, 작품 후기에 추가된 컨셉인 한풀이 춤 컨셉을 살리고자 [청산별곡]의 문구인 ‘살어리랏다’를 붙이게 되었다.
작화와 스토리
개인적으로 스토리텔링을 가장 최우선에 두고 작업한다. <반도에 살어리랏다>는 아직 저예산으로 만들어야 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작화나 비주얼을 우선시 할 수 없었다. 또한 이전 작품들에서 비주얼적인 시도들이 있었으나 스토리와 연출이 이를 받쳐주지 않는다면 아무도 공감하지 않는다는 현실을 실감했다. 장편 영화는 스토리가 단순해도 연출로 감동을 전해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언젠가의 목표일 뿐 당분간은 스토리텔링에 최대한 집중해보고자 한다.
작화는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려 노력했고 디지털 작화 프로그램의 발전으로 지금 단계에서는 상당히 효율적인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이전 단편에서는 퀄리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로토스코핑’ 이라는 기법을 사용해 보기도 했다. <화장실 콩쿨>의 반응으로 보아 귀여운 캐릭터 성을 갖는 그림체가 감정 전달이 더 잘된다고 판단하고 <반도에 살어리랏다>의 그림체를 정하게 되었다.
이전 작품과의 변화
<화장실 콩쿨>은 마지막 애니메이션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만든 작품이다. <화장실 콩쿨> 이전에 세편의 단편들을 만들었다. 첫 작품 을 제외하고는 관객과 스스로에게 만족할 만한 작품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렇다 할만한 확실한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애니메이션 작가로서의 활동을 이어나가고 싶은 생각에 이전 작품들에 대한 실패를 하나하나 분석해서, 때로는 반대로 하고 나의 장점을 살려 나가고자 했다. 반대로 했던 부분은 그림체와 작화이다. 수작업이나 로토스코핑의 사실적이며 몽환적인 스타일을 버리고 대중에게 다가가기 쉬운 귀여운 그림체로 바꿨다. 스토리 부분도 감성을 강조하는 것 보단 감정을 잘 다루려고 노력했다. 내가 가진 장점은 유머라고 생각했다. 유머가 조금이라도 살거나 그럴싸하게 들어가면 작품이 괜찮아졌고, 그렇지 않으면 지루했다. <화장실 콩쿨>에서는 유머를 아예 강조하기로 했다. 코미디 장르를 해보려고 한 것이고, <화장실 콩쿨>에서 이것들에 대한 가능성을 봤고, 이런 점들을 살려 장편을 도전하게 되었다.
작품에 대한 만족 및 아쉬운 점
장편은 첫 도전이자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이었다. 머리 속에만 존재하는 제작 시스템과 연출 가능성 만을 믿고,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스케줄을 잡았다. 결과적으로 제작과정 전반이 거의 다 계획대로 되었고 스케줄도 완벽하게 지켜냈다. 이 점이 가장 만족하는 부분이다. 또한 처음으로 캐릭터의 욕망다운 욕망을 표현했다는 점이다. 이전까지 욕망에 대해 많이 배우고 들었으나 제대로 표현해내지는 못 했던 것 같다. 이미지 퀄리티를 보고 누구는 ‘저 정도 밖에 못 그리느냐’는 비판을 할 수 있으나, 사실 생각 이상으로 잘 나온 것이다. 모든 스태프들의 노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제작비와 스케줄을 위해 처음에 만든 릴 영상에 맞춰 연출적인 변화 없이 작업을 해야만 했다. 이 부분은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마지막 부분에 준구가 춤을 추는 부분이 있는데. 원래는 작화 수와 분량을 지금의 두 세배 가량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과 자원에 한계를 느껴 실사 이미지와 합성을 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는 매력 있게 나왔다고 생각한다.
작품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주인공을 대머리로 설정한 점이다. ‘주인공이 좀 더 멋있었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은 작품의 포스터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더불어 영화의 엔딩이 아름답지 못 한 점이 아쉽다. 시나리오를 쓸 때 ‘엔딩에 모든 사건을 정리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때문에 아름다움 이라던지, 따뜻함을 제대로 넣지 못 한 것 같아 아쉽다. 타이트한 제작 스케줄 때문에 스태프나 감독 모두 적당히 즐기면서 작업하지 못 한 점 또한 매우 아쉽다. 개인적으로는 장편이 만들어지는 기대감에 버텨나갈 수 있었을 지 모르나 학생이었던 스태프들은 숨쉴 틈 없는 스케줄에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음 작품은 좀 더 나은 환경에서 모두가 즐기며 작업하길 희망한다.
프로덕션 과정
<반도에 살어리랏다>는 청강문화산업대학교 학생들이 제작 스태프로 참여했다. 청강대에서는 매년 3학년(졸업해)이 되기 직전 졸업작품을 제작하기 위한 PT를 한다. 자신의 기획 작품을 팀원들과 제작하고 싶은 학생들은 자신의 작품을 발표하며 팀원을 모집하고, 특별히 기획하고 싶지 않은 학생들은 PT발표를 보고 자신이 참여하고 싶은 작품에 참여한다. 이때 가능성 있는 교수 및 강사의 작품들도 교수 회의의 동의하에 PT에 참여할 수 있고, 나도 PT에 참여해 팀원을 뽑았다.
첫 해, 2016년에는 팀원들과 다른 졸업작품을 만들면서 <반도에 살어리랏다>의 기획을 진행했다. 캐릭터 디자인을 당시 팀원들과 진행했으며, 기획과 스토리보드, 스토리보드 릴 작업은 팀원들의 피드백을 받으며 혼자 강행했다. 2017년도에는 메인 프로덕션을 진행할 팀원을 뽑았고 메인 프로덕션이 끝나는 10월까지 협업했다. 기본적으로 팀원의 역할은 작화와 채색, 배경이었다. 11월 이후에 따로 2명을 섭외해 ‘오준구의 춤’ 부분을 제작하고 나머지 편집과 효과를 혼자 마무리했다. 음악은 2월경부터 시작해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영화제 출품 직전인 3월 말에 완성했다. 제작 인원은 프리 프러덕션 팀원 4명(감독 포함), 메인 프로덕션 팀원 5명(감독 포함)이고 배경과 동화 작업 일부, 준구의 춤 작업은 따로 헬퍼를 구인해서 제작했다.
사비까지 합친다면 5천여만 원이 든 작품인데, 제작비의 대부분은 팀원들 방학 중 인건비와 사운드 비용으로 쓰였다. 학기 중은 졸업작품 자체가 수업의 일환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학교 내에서 기자재, 기숙사 관리 등의 일을 병행하며 나머지 사비를 충당했다. 사실 이런 시스템은 대학과의 산학연 협업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시스템이다. 이것이 최소한으로 장편을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제작 방식을 최소한으로, 또 최고의 효율성으로만 유지해야 한다면 이 시스템을 계속 유지하겠지만, 좀 더 좋은 퀄리티를 원하거나 대학 측 사정이 바뀐다면 유지될 수 없다. 앞으로는 좀 더 나은 시스템으로 제작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저예산 작업의 노하우와 애로사항
가장 큰 노하우는 수정하지 않는 것이다. 잘못 이해하면 틀려도 고치지 않는 것이라고 이해될 수도 있지만 고치지 않기 위해 시나리오 및 연출을 미리 다듬어 놓는 것이다. 여전히 이상적인 생각으로 들리실 수 있지만 디지털 작업을 활용해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 미리 점검 해 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 되었다. 이를 잘 활용하면 계획적이고 효율적인 저예산 작업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육체적으로는 작화, 정신적으로는 프로듀싱이 가장 힘들었다. 모든 것이 처음 시도되는 가운데 팀원들이 믿을 사람은 감독 밖에 없다. 감독 스스로 확신이 없어도 확신을 가지고 작업을 해야한다. 이 부분을 계속 이어나가면서 팀원들에 정신적인 부분을 지탱해 주는 부분이 가장 힘들었다.
완성의 소회와 개봉 소감
장편을 처음부터 끝까지 경험해 봤다는 점은 큰 수확이다. 내가 생각한 제작 시스템으로 장편 제작이 가능하다는 확신을 얻은 것도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스토리텔링 부분에 있어서는 이제 간신히 90분 정도의 길이를 쓸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하지만 제작 경험을 통하고 또 관객 분들에게 선보이면서 소재와 연출을 다듬을 수 있는 소중한 피드백을 얻게 될 수 있을 것이다.
개봉은 좋은 의미로 긴장이 되고 있다. 설렌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다. 극장에 다른 사람의 영화를 보러 간다는 게 아니라 내 작품을 상영하게 된다는 사실이 아직도 잘 실감나지 않는다. 여러 가지 반응들이 있겠지만 꿈 같은 시간이 될 것이다. 오랜 꿈을 이루게 해주셔서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영화는 관객들이 볼 때 비로소 완성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약하지만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준비했으니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이 아직 시장가치는 미약하나 제작할 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그 가치를 함께 만들어 나가는 분들이 기자, 평론가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이 분야를 열심히 평론하고 기사를 쓰시는 기자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시나리오를 쓸 때 나도 모르게 ‘헬조선’ 감성을 자꾸 집어넣었다. 그만큼 지금 사회가 긍정적으로 살기에는 힘든 부분들이 많은 것 같다. 사회적으로 얻는 작은 이득을 위한 절박한 몸부림이나, 개인주의를 넘어선 이기주의적 사고방식이 개인의 꿈, 그리고 행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나 스스로도 본질적으로 되돌아 본 계기가 되었다. ‘헬조선’의 감성은 이런 척박함 속에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작품 내에서 가족을 위한 오준구의 고군분투는 비난을 받을 수 있으나 또한 이해될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관객 분들 모두 작품을 보시고 심심한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계획
시나리오를 좀 더 공부해 볼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 최종 형태는 웹툰이 될 수도 있고 장편 애니메이션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확실한 것은 계속 이야기를 쓰고 있고, 좀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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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스튜디오 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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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급
애니메이션 배급, 씨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