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이라고 주장하는 황당한 남편 수상한 사람들……마침내 침략이 시작된다!
지구침략을 목표로 인간의 몸에 침투한 외계인이 인간의 ‘개념’을 수집하기 시작하고 ‘개념’을 수집 당한 인간은 공백 상태가 되어 간다.어느 날 행방불명 됐던 남편 신지(마츠다 류헤이)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돌아와 “자신은 지구를 침략하러 온 외계인”이라고 고백하면서 아내(나가사와 마사미)를 당황케 한다.
신지는 매일 어딘가로 산책을 나가고, 마을에서는 어느 한 가족이 참살 당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미스터리 한 일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는데……
세상이 끝나는 날 신지를 위한 나루미의 마지막 선택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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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리뷰 (2명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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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mess2019-06-18 13:00:156교감하려면 일단 언어부터 통해야..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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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rill52018-09-04 21:35:1610할리우드에서 묘사하는 외계인들은 우호적이거나 지구인 문명을 능가하는more 신고
과학기술로 지구를 식민지화 하려는 선택지를 제시해 왔다. 구로자와
기요시의 ‘산책하는 침략자’에는 제목 그대로 외계인들이 할리우드에서
묘사된 것처럼 양 극단의 입장을 취하는 게 아니라 ‘산책’이라는 과정을
통해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탐구를 통해 아주 서서히 지구를 정복하려고
한다.
작품 초반, 타치바나 아키라(츠네마츠 유리)가 집에 오자 전형적인
할리우드 고어 작품처럼 외계인들이 이미 아키라 가족을 몰살하고
스플래터의 향연을 펼친 뒤에 외계인이 타치바나의 몸으로 들어온다. 피
칠갑을 한 여고생 아키라는 무엇인가 즐거운 듯 활짝 웃으며 자신 때문에
도로에 대형 교통사고가 나더라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
회사로 출근을 하다가 갑작스레 기억상실증에 걸린 듯 병원에서 진찰을
받는 신지(마츠다 류헤이)는 같이 산 아내 나루미(나가사와 마사미)를
알아보지 못한다. 외계인이 들어온 신지에게 주어진 임무는 그저 지구에
제대로 된 침략을 위해 인간을 관찰하는 것뿐이다. 신지의 이상행동에
엄청나게 힘겨워 하는 나루미는 앞길이 막막하기만 한데 신지는 그런
나루미의 심정을 알리도 없으며 오히려 자신을 위해 가이드가 되어 달라고
부탁한다.
주간지 기자 사쿠라이(하세가와 히로키)는 시시껄렁한 기삿거리만 좇다가
도쿄로 갈 시점에 아키라 가족이 몰살된 곳으로 찾아가 그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려고 하지만 경찰에게 퇴짜 맞기 일쑤다. 사건 현장에서 마주친
아마노(다카스키 마히로)는 귀찮게 꼬치꼬치 이것저것을 물으며
사쿠라이를 가이드로 만드는데 성공한다.
작품은 신지, 아마노, 아키라 세명의 외계인을 등장시키며 작품 초반 흐르던
스플래터 고어의 분위기를 없앤 뒤 이 세 명이 인간을 관찰하고 가이드가 된
나루미와 사쿠라이와 대화하면서 인간을 관찰하고 배워나가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이들은 인간을 무력화 시킬 때 아키라를 제외하고는 검지로
인간의 뇌를 한번 살짝 쳐줘서 인간이 가졌던 언어에 대한 개념을
수집하는데 그 방법이 자못 우아하며 개념을 탈취당한 인간들은 일상에서
묶여있던 족쇄를 푼 것과 같이 갑작스레 활발한 모습을 보인다. 특히
광장에서 시민들을 향해 반전 연설을 쏟아내는
마루오(미츠시마 신노스케)는 히카코모리로 ‘~의’라는 소유에 대한 개념을
강탈당하고 전쟁의 궁극적인 원인을 소유에서 찾으며 이에 반한 연설을
한다.
점점 고조되는 외계인의 침략이 가시화 되면서 오히려 기존 작품에서
엄청난 완력과 파괴력을 선보이던 외계인들이 오히려 인간들에게 좆기는
양상이 전개된다. 후생성 장관으로 보이는 시나가와(사사노 타카시)는
사쿠라이에게 접근해 성공적으로 GPS를 장착시키고 아마노와 아키라를
감시하며 그 둘을 몰살시키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한다.
학습과 개념에 대한 차이로 인해 아키라는 엄청난 사고인 살인을 서슴없이
저지르고 신지는 점차 외계인에서 신지로의 의식 전환이 일어나는 듯 특히
교회에서 사랑에 대한 개념을 얻으려고 하나 그 막연하고 종잡을 수 없는
방대한 범위 탓에 이를 얻지 못하고 오히려 나루미와의 관계가 거기서 더
로맨틱하게 발전하는 모습을 보인다.
다소 기이한 세계관을 선보였던 구로자와 기요시는 ‘산책하는 침략자’를
통해 외부자인 외계인의 시선으로 본 인간들의 모습과 그 일상을 묘사하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시선을 스크린으로 투영시키는데 성공했다. 무턱대고
완력과 무력으로 액션의 규모만을 강조하는 작품이 아닌 인간과
외계인과의 대화를 통해 특히 일상의 언어를 통해 구성된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 인상 깊은 작품이자 화술의 매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