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집을 보러 가기 위해 낯선 동네로 들어선다. 시간과 이야기의 과감한 축약은 보는 이들을 잠시 당황시킬 테지만, 이로 인해 극의 긴장감이 살아나고 깊은 여운이 생겨난다.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많다. 이 의도된 여백 때문에 영화는 많은 감성적 해석을 유도한다. 그 시간 동안 이 집과 남자는 어떤 시간, 어떤 이야기를 함께 했을까. 지나간 시간을 유추하는 일은 관객들의 몫이기에, 영화는 남자가 아닌 우리 자신의 사적인 기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한양빌라든 뭐든 집이란 그렇게, 기억을 담아내는 곳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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