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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미코, 더 트레져 헌터

Kumiko, the Treasure Hunter

2014 미국 12세이상관람가

드라마 상영시간 : 104분

개봉일 : 2016-01-14 누적관객 : 1,170명

감독 : 데이비드 젤너

출연 : 기쿠치 린코(쿠미코) 카츠비 노부야키(사카가미) more

  • 씨네217.00
  • 네티즌8.00
어느 몽상가의 예측 불가능한 여행이 시작된다!

인구 3,500만명이 살아가는 대도시 도쿄..
29살의 쿠미코는 누구보다 절박한 외로움을 느낀다.
장래가 없는 회사 생활과 모욕을 주는 상사, 자신보다 더 뛰어나고 매력적인 후배들
그리고 결혼을 재촉하며 끊임없이 잔소리하는 엄마 때문에 스트레스는 극에 달한다.
그러던 어느 날 쿠미코는 동굴 속에서 영화 비디오 테이프 하나를 발견한다.
<파고>라는 미국 영화에서 어떤 남자가 눈밭에 돈가방을 묻는 것을 보고
그녀는 그 보물이 실재한다고 확신하기에 이른다.
결국 회사 법인 카드를 훔친 쿠미코는 직접 만든 보물 지도를 들고
얼음 덮인 미네소타를 가로질러 자신의 돈을 찾기 위한 장대하고 예측 불가능한 여정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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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별점 (4명참여)

  • 7
    유지나미로 속 판타지처럼 번지는 처연한 풍광~
  • 7
    이용철<파고>에 도착하는 이상한 방법
  • 7
    김성훈판타지인지 현실인지 모를 기묘한 보물 찾기
  • 7
    김현수빨간 망토 쿠미코의 기묘한 여행
제작 노트
ABOUT MOVIE

쿠미코는 해변에 있는 동굴에 들어갔다가 우연히 낡은 영화 <파고> 비디오테이프를 손에 넣는다. 그러고는 칼 쇼월터(스티브 부세미 분)가 돈가방을 눈 덮인 파고에 묻는 장면을 보고 또 본다. 너무 많이 봐서 마침내 테이프가 늘어지자 쿠미코는 테이프를 가차없이 잡아당겨 변기에 버리고 손쉽게 <파고> DVD를 산 다음 고화질의 <파고>에 다시 몰두한다.
마치 얼마든지 복제 가능한 영화 매체의 속성을 모독하는 듯한 이 장면 외에도 쿠미코가 무모한 여행을 준비하고, 마침내 도착기까지 모든 여정은 갖가지 디테일로 가득차 있다. 옥토퍼스 프로젝트의 몽환적이고 표류하는 듯한 음악은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안겨줬을 만큼 강렬했으며, 플레이리스트의 로드리고 페레즈가 “션 포터가 선댄스영화제 촬영상을 받았어도 놀랍지 않을 것이다”고 평했을 만큼 탁월한 미술과 촬영이 돋보이는 비주얼이다.
한편 쿠미코가 그토록 비디오 테이프를 돌려본 이유는 ‘보물지도’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녀는 TV 화면과 지도의 축척을 고려해 가며 자기 나름대로의 과학적인 방법으로 보물지도를 만들고, 헤지지 않도록 튼튼하게 천에 수를 놓는다. 지도가 완성되자 유일한 친구였던 토끼 ‘분조’를 방생하기 위해 데리고 나간다. 애통한 마음으로 토끼를 내려놓았지만 가버리지 않자, 쿠미코는 “분조! 자유야 자유라고!”라며 고래고래 소리침으로써 토끼가 아닌 그녀야말로 부자유스러운 심리에 놓여 있음을 부각시킨다.
재미있는 디테일과 허를 찌르는 대사는 쿠미코가 미네소타에 도착하고 나서 한술 더 뜬다. 황량한 도로를 달리던 중 버스기사는 갑자기 손목 터널 증후군을 호소하며 운전대를 놓는다. 쿠미코가 멋대로 들고온 회사 법인카드의 결제가 마침내 정지되었을 때 모텔 주인이 카드를 긁고, 또 긁는 장면은 고통스러울 정도로 세심하게 묘사돼 웃음을 안겨 준다. 쿠미코에게 진심 어린 호의를 보여주는 경찰관은 중국 식당 주인에게 통역을 부탁하지만 중국인과 일본인 사이에도 언어가 달라 소용없다는 사실에 좌절하는 장면에서는 폭소가 터진다.
이처럼 <쿠미코, 더 트레져 헌터>는 내용과 형식이 일치하는 영화다. 묘사가 자세하면 자세할수록 우리는 쿠미코가 하려는 것이 여행이기보다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목표에 대한 강한 믿음을 갖고 추구하는 순례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만나본 적 없는 독특한 스타일과 디테일은 기이한 즐거움을 준다. 스스로 만든 미로에 들어간 쿠미코가 반복해서 소통에 실패하고 코너에 몰리는 과정을 쫓다 보면 어느 순간 관객은 완전히 몰입하게 된다.

ABOUT MOVIE

<쿠미코, 더 트레져 헌터>는 명백히 코엔 형제의 1996년작 <파고>와 관련 깊은 영화다. <파고>는 중심 소재이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라는 자막을 그 영화의 화면에서 가져와 합성해 넣기까지 했다. <파고>에 나오는 미국 신화의 주인공들인 ‘폴 부니언’과 ‘푸른 소 베브’의 동상은 <쿠미코, 더 트레져 헌터>에도 언급된다.(정작 두 영화의 촬영지는 파고가 아니라는 사실까지 닮았다) 엄청난 아이러니와 씁쓸한 유머도 코엔 형제를 연상시키며 무엇보다도 데이빗, 네이선 젤너도 조엘, 에단 코엔처럼 형제 감독이다.
그런데 <쿠미코, 더 트레져 헌터>의 도입부에 나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라는 자막은 <파고>보다는 진실성이 있는 모양이다. 2001년 도쿄에 사는 토니시 타카코라는 여성이 미네소타 주 북부에서 시체로 발견된 도시 괴담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전해지는 내용에 따르면 부검 결과 정확한 사인은 파악할 수 없었지만 그녀의 몸에서 여러 종류의 약 성분이 검출됐다고 한다. 또한 한 경찰관의 증언으로는 생전에 토니시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파고>에서 본 돈가방을 찾는다고 말했고, 경찰관은 그 영화는 픽션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언어가 잘 통하지 않았다. 또한 토니시가 자살하겠다는 편지를 가족에게 보냈음이 후에 드러났다고도 한다. 평소 “새로운 세계로 가서 부를 찾는 내용을 좋아한다”고 밝힌 젤너 형제는 이 짤막한 이야기에 호기심을 느끼고 풍성해지도록 온갖 디테일을 더하고 살을 붙였다.
따라서 태생부터 <파고>와 연관되어 있긴 하지만, 그 이외에는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등과 함께 뉴 저먼 시네마를 이끈 시네아스트 베르너 헤어조크의 색채가 더 강하게 느껴진다(한편 헤어조크는 <쿠미코, 더 트레져 헌터>에 대해, “매우 아름답고, 깊이 있고, 감동적이다”A Very Beautiful, deep, and touching film이라고 평가했다). 쓸쓸하고 고립되어 표류하는 삶을 살아가며 비현실적인 목표를 추구하는 주인공을 헤어조크의 영화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 주인공들은 대부분 상처를 입었고, 이들의 행동은 기이하다. 또한 인디와이어의 에릭 콘이 알맞게 언급했듯 <쿠미코, 더 트레져 헌터>의 책임 프로듀서 중 한명인 영화감독 알렉산더 페인의 영향 역시 찾아볼 수 있다. 의기소침한 주인공의 우스꽝스러운 목표에서 나오는 블랙 코미디는 페인의 작품 대부분에서 공통되는 속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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