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국경의 고립된 마을 카르스. 추운 겨울 날, 철도원과 러시아 매춘부 세 자매, 그리고 불건전한 집착이 합쳐져 잔인하고 비극적인 복수극으로 귀결된다. 바람 소리로 시작되는 <콜드>는 설경을 가로지르는 기차와 철로, 그리고 실내 장면들의 딥 포커스 촬영이 뇌리에 남는 뛰어난 영상미의 영화다. 터키 가정집의 거실을 앉은 눈높이에서 촬영한다든지 러시아 세 자매의 일터인 바를 아름다운 색감으로 구성한 것은 정교한 연출력을 보여주는 예들이다. 터키 가부장 사회 속 방황하는 남자들은 흡사 시한폭탄과도 같다. 영화 후반 다리 폭파라는 선택은 사랑 앞에 무기력할 수밖에 없는 이성을 잘 표현했다.
(이수원_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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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원_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