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카완 이드레스의 데뷔작이자, 이란-이라크전쟁을 배경으로 한 블랙코미디. 이라크의 자그마한 쿠르드족 마을. 압둘라하만은 조카의 결혼식을 한창 치르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전장터에 나갔던 조카 세르완의 시체가 도착한다. 결혼식은 통곡의 장으로 변하고, 압둘라하만은 조카의 시신의 염을 하기 위해 관을 열어본다. 그런데, 시신의 성기가 할례를 받지 않았음을 알게 되고, 그 시신이 마을에 있는 유일한 크리스찬 노엘의 아들임을 의심하는 한편, 세르완의 할례를 해준 노인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노인의 기억은 명확하지 않고 시신이 누구의 시신인지는 미궁에 빠진다. 압둘라하만과 노엘은 한편으로는 자신의 조카와 아들이 맞을 경우 장례를 잘 치러야 한다는 의무감과 또 한편으로는 나의 조카, 아들이 아니기를 바라는 두 가지 마음이 교차한다. 또한 각자의 종교에 따라 매장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종교적 의무감도 그들에게는 부담감으로 작용한다. 이 허망한 소동극은 자식을 잃은, 혹은 생사를 알 수 없는 부모의 절망과 단지 한 명의 전사자에 불과한 정부 당국의 입장을 극명하게 대비시킨다.
(김지석/2014년 19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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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석/2014년 19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