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시아 정글을 배경으로 하는 블랙 코미디. 조용한 말레이 마을의 지혜로운 리더 파크아왕은 마을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곧 결혼할 딸을 위해 정글에 버려진 빈집을 마을로 옮기기로 한다. 어느 날, 쿠알라룸푸르에서 물건을 훔쳐 팔다가 경찰로부터 탈출하여 마을까지 오게 된 아프리카인 솔로몬이 빈집에 몸을 숨긴다. 지나가던 게이청년이 솔로몬의 그림자를 보고 유령으로 오인하게 되고, 주술사는 빈집에 사는 유령이 밤에 나타나 여인들을 강간할 것이라고 말한다. 영화에는 말레이시아가 겪고 있는 다문화 현실과 정치적 메타포들이 녹아 든다. 좌충우돌 슬랩스틱 코미디와 풍자적인 블랙코미디 요소들이 한데 버무려지는데, 한 발 떨어져 지켜보는 웃기고도 씁쓸한 상황은 논리가 통하지 않는 여타 비정한 세상사처럼 부조리하다. 호모포비아와 타인종 비하가 코미디 소재로 사용되어 불편할 때가 간혹 있으며, 여성 캐릭터는 주변부로 밀려나 버렸음에도 불구하고, 공동체 의식에 대한 통찰력을 가진 에너지가 풍부한 영화다. 뛰어난 정글 로케이션 촬영은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정민아/2014년 19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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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아/2014년 19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