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적인 영상시를 펼치는 파나바르코다 라자이감독의 컬러풀한 작품. 아름다운 전원풍경 속에 정적인 삶을 살고 있는 세 여인이 있다. 장성했으나 장애가 있는 딸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하루 종일 작은 집에 누워있어야 한다. 늙은 어머니는 기약 없이 떠나서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그리고 기다리는 것이 일상의 전부나 다름없 다. 더 늙은 할머니는 세상의 모든 외로움을 초월한 듯 계속해서 실을 짠다. 대사와 플롯, 움직임이 극도로 절제되어있지만 아름다운 빛과 서정적인 음악, 마법 같은 나레이션으로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익숙한 오락영화와는 다른 문법이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아름다움이 극에 매우 사실성과 몰입감을 부여하며 감동으로 다가온다. 산골마을을 배경으로 한 <안개 속의 불빛>(2008,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설원을 배경으로 한 <딸...아버지...딸>(2011,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의창)의 강렬한 흑백의 이미지와 비교되는 아름다운 색채는 또 다른 볼거리다.
(박성호/2014년 19회 부산국제영화제)
more
(박성호/2014년 19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