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부터 영화경력을 시작한 이란의 중견감독 카말 타브리지의 신작으로, 양심이라고는 없는 다혈질의 한 중산층 남자가 아내의 시체를 둘러싸고 벌이는 우스꽝스러운 소동을 그린 코미디 드라마이다. 주인공 카말리는 아내가 죽자 화려한 장례식을 치르지만 그의 얼굴에 슬픔이란 전혀 없다. 그에게는 오로지 자신의 명예와 부를 지키는 것만이 문제가 되기 때문. 그러던 그에게 날벼락 같은 일이 벌어진다. 묘지 중개업자에게 속아 묘지가 이중계약이 된 것이다. 즉, 카말리의 아내의 시체 위로 모르는 남자의 시체가 추가로 매장된 것이다. 급기야 카말리는 아내가 낯선 남자와 함께 있는 꿈을 꾸게 되고 이 모든 상황을 자신의 명예를 위협하는 징조로 여기게 된다. 이제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모르는 남자의 가족까지 물리쳐야 하는 카말리.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카말리가 명예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할수록 그는 점점 더 마을 최고의 민폐남으로 전락하게 된다. 표현 수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면서 꾸준히 사회 풍자 드라마를 만들어온 카말리 타브리지 감독의 날카로운 풍자 감각과 더불어 2014년 파지르영화제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카말리 역의 레자 아타란의 연기가 빛난다.
(박진희/2014년 19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