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에브라힘과 그의 부인 파크로사다트가 사는 집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위태로운 상태. 그런 와중에도 검소하게 살면서 서로를 애틋하게 돌보던 두 부부의 평온한 일상은 전쟁 후유증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는 막내아들 레자를 집으로 데려오면서 변화를 맞이한다. 끊어진 배관 사이로 가스가 새어 나오던 날 밤, 부부와 레자는 죽음에 직면하게 된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그들은 멀쩡하게 깨어나서 갑작스레 집을 방문한 또 다른 자녀들인 호세인, 압바스, 제이나브와 조우한다. 이들은 에브라힘을 도와 낡은 집 곳곳을 수리하고, 레자에게도 점점 삶에 대한 의지를 갖게 한다. 그러나 이들이 기적적으로 깨어난 이후 지속되는 시간들은 계속해서 몇 가지 의문을 자아낸다. 인물들은 과연 살아 있는 인물들이 맞는가? 마치 실제 일어날 법한 스토리 속에 배치되어 있지만, 실은 이들이 단지 자신의 역할을 열심히 연기하는 유령들인 것은 아닐까? 영화의 말미 우리는 이 영화의 후반부가 사실은, 그들이 상상했지만 그들은 끝끝내 체험할 수 없었던, 관객들만이 볼 수 있었던 광경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영화는 끝내 그들에게 행복을 허용하지 않은 것인지도 모른다.
(박진희_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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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희_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