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적인 영상의 단편들로 인정받은 뒤 여러 편의 장편을 연달아 연출하며 떠오른 팜 랑시 감독의 네 번째 장편. 파는 한 때는 영화감독이었으나 제작자와의 불화로 영화계를 떠나고 길거리에서 음악을 연주했다. 점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서 한 때는 유명한 뮤지션이 되었지만 지금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인생의 패배자가 되었다. 재기를 꿈꾸며 다시 공연할 자리를 알아보는 그에게 예전에 팬이었던 토가 그를 도와준다. 하지만 방콕 대부분의 펍 주인들은 독단적인 성격의 그를 좋아하지 않으며 그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 현실은 힘내라는 응원보다 당장 집밖으로 쫓겨나지 않기 위한 돈이 절실하지만, 그에게 힘을 주는 유일한 존재는 일곱 살 된 사랑스러운 어린 딸 감뿐이다. 파-감-토는 짜임새 있는 스토리를 따라간다기 보다는 음악이나 이미지 등의 전달하는 분위기를 통해 의미를 전달하는 영화다. 아버지와 딸의 애틋한 정이나 예술인들이라면 늘 고민하는 생계의 문제 같은 보편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돈이나 인기, 과거에 연연하기 보다 오늘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긍정의 힘이 필요함을 역설하고있다.
(박성호_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