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지역 태평양 연안에 대지진과 함께 쓰나미가 밀어닥쳤다. 이는 1800여명에 이르는 사망자를 냈을 뿐 아니라 후쿠시마의 원전붕괴로 이어지면서 엄청난 대재앙이 되고 말았다. 시노자키 마코토 감독의 영화 <쉐어링>은 이 재난이 일본인들에게 남긴 트라우마와 그것의 극복을 그리고 있다. 쓰나미로 약혼자를 잃은 심리학과 교수인 에이코는 약혼자가 계속해서 나타나는 환각을 경험하면서도 이 사고로 인한 다양한 형태의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인터뷰를 하며 그에 대한 연구를 한다. 쓰나미의 희생자에 대한 졸업공연을 준비하는 카오루는 이 재난과 아무런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꿈을 계속해서 꾼다. 어린 딸과 함께 물 위에 떠있고, 아이가 물에 쓸려가는 것을 막지 못한다는 꿈을. 국가적 재난이라고 부를만한 거대한 재해는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지울 수 없는 상흔을 남긴다. 영화 <쉐어링>은 애도, 그리고 타인과의 공유를 통해 이러한 상처와 치유를 그리고 있다.
(김병철_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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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_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