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입학한 능은 시험점수에 맞춰 전공으로 스포츠과학을 선택한다. 즐겨 하지 않았던 스포츠를 전공해야 하는 것도, 살던 곳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하는 것도, 새로운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도 모두 낯설기만 하다. 어느 날 능은 우연히 플로이의 도움을 받고 둘은 각별한 친구가 된다. 늘 밝아 보였던 플로이는 한날 한시에 태어난 쌍둥이 언니의 죽음이라는 아픈 트라우마를 홀로 간직해왔다. 능이 남몰래 좋아해왔던 학과 선배 통은 캠퍼스 커플이었던 여자친구와의 이별로 성장통을 겪는 중이다. 능의 시선으로 펼쳐지던 영화는 능과 플로이의 스토리로 교차 분할되고, 후반부에 통의 스토리가 기입된다. 삶에 대한 불안, 만남과 헤어짐이 교차되는 관계들, 각자의 외로운 사연들은 말할 수 있는 이야기와 삼키는 말들 사이에서 펼쳐졌다가 다시 멈춰 선다. 영화는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분투 중인 청춘들의 자기서술이자, 누군가에게 띄우는 편지이며, 에세이이다. 이들의 서사가 몽타주 되는 스틸 사진과 움직이는 이미지들 사이로 펼쳐진다.
(홍소인_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