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단편 및 사진작업, 다큐멘터리를 통해 영화 경력을 시작했던 사만 살루르의 다섯 번째 장편 극영화이다. 이란의 한 외딴 산골 마을, 하산은 오래 전 불에 타 몸체만 남은 기차 칸을 개조해 자신의 주인 쿼데르와 함께 살고 있다. 산골의 삶이 지루하고 재미없어 보이지만 하산은 TV를 통해 대중문화에 심취하거나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들면서 지루하지 않은 시간을 보낸다. 가끔 찾아오는 그의 친구‘ 천사’ 아스가르의 존재 또한 그의 즐거움의 일부. 고철 덩어리를 모아 근근이 살아가던 그들은 어느 날 새로운 수입원을 갖게 된다. 바로 얼마 전 근처에 있는 다리가 붕괴된 탓에 낡은 수동 케이블카를 운영하게 된 것. 하산과 아스가르는 장례식 혹은 결혼식을 위해, 또는 저마다의 필요에 의해 강을 건너야 하는 사람들을 삐걱거리는 케이블카에 태워 실어 나른다. 그러던 어느 날 철도국으로부터 은퇴 명령과 함께 이들의 주거지를 객차 제조 회사로 개조해야 하겠다는 명령을 전달 받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쿼데르는 건강이 악화되며 쓰러지게 된다. 삶의 조건은 눈치 채지 못할 만큼 조금씩 변해가지만 어느 날 그것은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을 만큼 커다란 소용돌이로 변하게 된다.
(박진희/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more
(박진희/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