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영화적 장치나 개입을 배제한 채, 시간이 멈춘 듯한 한 건물에 대한 응시를 통해 냉동된 시대를 담아내며 상당한 주목을 받은 다큐멘터리. 한때‘ 바흐마로’란 이름의 호텔이었던 이 건물은 소련 시절의 양식과 디자인을 지닌 건축물로, 시대의 변화를 따라 시의회, 정당 사무실로 사용되다가 지금은 중국상점이 들어선 초라한 건물로 남아 있다. 고정된 카메라를 통해 건물 곳곳에 남아 있는 과거의 흔적들과 건물 안 또는 주변을 서성이는 사람들의 단조로운 움직임을 관찰하며 부조리한 시대와 현실의 공기를 포착해낸다.
(김영우_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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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_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