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화를 재배하고 추수하는 과정에서부터, 실을 잣고 직물을 만드는 과정, 재단과정을 거쳐 의류가 수출 판매되기까지 의류산업의 연쇄고리는 수천만 명의 중국 소작농, 노동자, 중간 관리인들의 삶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관찰적 카메라는 중국 신장 지역의 목화솜 재배지부터 대규모 방직 공장 지대와 도시 의류 공장에 이르기 까지 중국의 전 지역에 걸쳐진 의류 산업의 제작 공정 이면에 존재하는 노동 착취적 조건을 파헤친다. 뜨거운 여름, 목화솜을 따기 위해 가장 값싼 기차에 올라탄 변방의 여성들은 3일 밤낮을 북적대는 기차에 매달려 신장에 도착한다. 새벽부터 해질녘까지 매일 14시간씩 일을 해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다. 집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도시로 건너와 10년간 쉼없이 일해온 방직공장의 노동자들은 이제 시골에 남겨둔 제 자식들에게 점점 낯선 이가 되어간다. 산업의 연쇄 고리 안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떠맡고 있는 여성들의 이동과 노동, 그리고 삶을 따라가는 카메라의 시선은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소외된 이들의 삶에 대한 애정을 견지한다.
(홍소인_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