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캄보디아. 민족학자인 프랑수아 비조는 크메르 루즈에게 잡혀간 뒤 미국 CIA의 스파이라는 누명을 쓴 채 4개월 동안 수용소에서 포로생활을 한다. 젊은 수용소 대장인 더치의 결정에 목숨이 달린 프랑수아는 자신이 누명을 썼다는 사실을 필사적으로 설득하려 노력한다. 더치의 도움으로 결국 석방된다. 둘은 4년 뒤, 그리고 2000년대 초에 다시 만난다. 프랑수아 비조가 실제로 겪은 경험담을 토대로 한 자전적 저서『문』을 각색한 이 영화는 캄보디아의 공산화가 한창인 1970년대를 배경으로, 프랑스인 주인공과 크메르 루즈 수용소 대장 사이의 심리적 긴장과 인간적 교류가 중심이 되어 전개된다. 프랑스 민간인의 입장에서 당시 정황을 사실적으로 그려냄으로써 역사 속에서 희생되는 것들의 의미를 상기시키고 휴머니즘을 설파하는 미덕이 있다. 프놈펜 프랑스대사관의 철수, 2000년 캄보디아 특별재판 등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스케일 있게 연출한 것도 돋보인다. <인도차이나>(1992), <맨 투 맨>(2005) 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프랑스 감독 레지스 바르니에의 신작으로 올해 토론토영화제에 소개된 후 부산을 찾는다.
(이수원_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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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원_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