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옹M의 보트가 처음으로 뫼즈강을 내려갈 때>는 40분 길이의 흑백 비디오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영화는1960년 벨기에의 산업 도시 세랭에서 벌어졌던 철강 공장 노동자들의 건강보험을 둘러싼 총파업의 기억을 따라간다. 손수 보트를 만들어 그 배를 타고 뫼즈 강을 따라 첫 항해에 나선 레옹 마시라는 사내의 항해는 과거 파업 노동자들의 인터뷰와 파업 당시를 기록한 뉴스릴 필름과 겹쳐진다. 다르덴 형제는 건조한 음성 내레이션으로 장-뤽 고다르의 영화를 연상하게 하는 사색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 영화는 파업 노동자들의 투쟁과 저항의 기억,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진 배를 이용하여 항해에 나선 레옹 마시의 현재를 겹쳐 놓으면서, 고독한 처녀항해를 거스를 수 없는 역사의 흐름에 대한 메타포로 삼는다. 다르덴 형제 특유의 과묵하면서도 통렬한 영화적 스타일의 단초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노동자들의 저항에 관한 시적인 다큐멘터리이다. 극영화로 형식을 바꾼 이후 만들어진 <로제타>와 같은, 노동자의 삶을 묘사한 작품과의 연관성을 찾아볼 수 있다.
(2014년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_장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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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_장병원)